<한마음의 이 노래 : ‘갯바위’>
누가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연예인 부부를 흔히들 ‘쇼윈도 부부’라 합니다. 밖에서 보는 것과 그들 사이의 속사정은 전혀 별개라는 의미인데, 쇼윈도 부부가 꼭 연예인에게만 한정된 것인지는 아리송합니다. 멀쩡한 부부가 소리소문이 없이 파경을 맞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잉꼬부부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헐리우드 연예인부터 국내 연예인까지 연예인 부부의 이혼스토리를 보면 쇼윈도 부부가 특히 많다는 생각은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입니다.
연예인 부부 중에서 쇼윈도 부부였다는 불명예를 최초로 제가 알게 된 것은 ‘터질거예요’라는 번안곡을 부른 ‘김씨네’였습니다. 부부 중 하나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당시의 소문만 무성했지 정작 그 원인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둘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때 꼭 다정다감한 눈길을 주고받으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는데, 그 둘이 파경을 맞이했다는 소식은 당시에 무척이나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남자멤버인 김효원은 미국으로 건너가서 사업활동을 하다가 암투병 끝에 작고했다는 소문이 인터넷에 떠돌았습니다. 그리고 여성멤버인 김동자는 꾸준히 활동을 하였지만, 인기는 꾸준히 그저그런 수준이었습니다. 실은 존재감이 거의 없었던 것이 냉정힌 사실입니다. ‘김씨네’에서 언제나 다정한 눈길을 주고받으면서 ‘부부가수’라는 이미지로 가수생활을 이어온 처지인데, 별안간에 솔로로 독립하여 대중 앞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가수라는 것은 단순히 노래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가수 자신의 이미지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현실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김씨네’보다 충격을 안겨준 것은 바로 ‘한마음’입니다. 교회의 선후배로 자신들을 소개하다가 다정한 잉꼬부부로 자신들을 소개하면서 대중의 잔잔한 사랑을 얻으면서 정상의 인기를 누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이혼의 소식을 대중에게 알렸을 때의 충격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양하영의 커다란 사슴같은 눈망울로 강영철을 바라보면서 부르는 장면 하나하나가 인상적인 수채화 같았는데, 이들이 이혼을 했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실은 한마음의 ‘갯바위’를 비롯한 모든 곡들이 이들 부부의 하모니에 최적화된 노래였기 때문입니다. 완벽한 하모니를 갖춘 이들의 파경은 너무나 충격이었습니다.
그러나 양하영은 솔로로 독립하여 거의 존재감을 상실한 김동자와는 달리 뚜렷한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양하영은 투명하고 맑은 목소리를 지닌 훌륭한 가수재목이었기에, 대중은 상처를 받은 양하영의 영혼에서 우러나오는 목소리에 차츰 귀를 기울였습니다. 처음에는 양하영 혼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어딘가 어색하고 이상했지만, 세상일이 다 그렇듯이 쉽게 익숙해졌습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강영철이라는 존재를 아예 잊었습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면서 동시에 익숙함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것을 각인시켜 주었습니다.
강영철과 양하영은 남남이 된 지 무척이나 오래입니다. 그러나 완벽했던 이들의 과거의 하모니를 들을 때마다 슬프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한 묘한 복합 감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VVrmailw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