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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의 이 노래 : ‘여행을 떠나요’>

방랑시인 2025. 4. 2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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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시민이 알면서도 입시의 중압감에 간과하는 학창시절의 사실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중의 하나는 학창시절 교과서에 실린 시나 수필은 모두 명시, 그리고 명문이라는 사실입니다. 국민의 올바르고도 멋진 국어생활 창달을 위한 방안의 하나가 명시와 명문을 교육시키는 것이기에, 교과서에 실린 문학작품은 모두 내용 이전에 언어의 구사 자체가 예술의 영역입니다. 그러나 입시를 위한 교육시스템 때문에 그 진정한 가치는 묻히기 마련입니다. 고교 졸업 이후 일상생활 중에서 교과서 속의 명문을 능가하는 문장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제가 교과서 속의 명문 중의 명문으로 꼽는 것은 고 정비석 작가의 산정무한입니다. 귀신이 쓴 것처럼 유려한 미문의 스펙트럼이고 언어예술의 향연입니다. 그리고 호방한 기상의 퍼레이드입니다.

 

국어 교과서 속의 훌륭한 문장은 산정무한과 같은 기행문에서만 표출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기행문이라는 성격은 경치에 대한 묘사와 작가의 감상이 필수적이기에, 명문이 발현되기 위한 최적의 공간입니다. 실제로도 이광수의 금강산기행’, 연안 이씨의 동명일기’, 강소천의 남해일기’, 거기에 더하여 최익현의 유한라산기등 많은 기행문은 명문의 향연입니다.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은 기행문의 레전드이며 갑중의 갑입니다. 제가 꼽은 역사상 최고 기행문은 단연 관동별곡산정무한입니다. 아무튼 명문으로 치장한 일련의 기행문의 존재 이전에 생각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여행을 즐기는 사람 중에서 기행문을 남기는 경우는 극히 일부이므로, 한국인의 DNA에는 여행을 추구하는 진심이 담겨 있다는 점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GC5_DHWPh8

 

 

여행을 왜 가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아마도 왜 에베레스트에 오르려는가(Why did you want to climb Mount Everest)?’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조지 말로리의 산이 거기에 있기에(Because it is there).’라는 대답이 정답에 근접할 것입니다. 딱히 여행을 가는 이유는 없습니다. 여행을 가지 않는다고 굶어죽는 것도 아니고 일상에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미지의 공간으로 떠난다는 사실 자체가 신바람 덩어리입니다. 집 떠나면 고생, 게다가 개고생이라는 것은 누구나 압니다. 그러나 여행이 주는 고생은 낯선 공간에서 이국적인 색다른 경험이 주는 즐거움이 충분히 상쇄합니다. 관광이니 여행이니 하는 것이 사람의 본능이기에, 지구촌은 여행과 관련한 산업이 자생적으로 형성이 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작가 이효석은 꽃을 싫어하면 돼지라고 일갈했지만, 여행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형편이 된다면 누구나 여행을 즐기고 싶어합니다. 여행 속에서 낯선 풍경도 감상하고 이국적인 음식도 먹어보고 낯선 사람과의 새로운 만남도 기대합니다. 그러나 여행이 주는 결정적 즐거움은 찌든 일상에서 벗어난다는 것입니다. 일상에서 밥벌이도 하고 생활을 향수하지만, 그 일상이란 필연적으로 반복을 예정합니다. 사람에게는 싫증과 무료함이라는 악마의 감정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일상에 충실한 사람일수록 여행이 주는 쾌감이 큽니다.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는 바로 여행에 대한 평범한 시민의 소박한 감정을 소환하였기에, 경쾌한 리듬 외에 가사도 오랜 기간 팬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산으로, 바다로, 그리고 해외로 떠나는 설레는 마음이 고스란히 노래에 녹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노래 자체가 흥에 겨워 따라부르기 좋고 신바람이 절로 납니다.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됩니다. 전자기타로 흥을 돋구는 록 리듬이 여행의 분위기를 돋굽니다. 발표된지 무려 40년이 된 노래임에도 촌스럽다는 느낌도 들지 않습니다.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를 들으면서 여행계획을 세우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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