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가수

<싸이의 이 노래 : ‘챔피언’>

방랑시인 2025. 6. 1.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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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는 에너지가 넘치다 못해 줄줄 흐르는 가수입니다. 다른 가수는 감상하는 느낌이라면 싸이는 요란한 춤과 노래에 이끌려서 뭔가 대접을 받은 느낌이 듭니다. 그는 한마디로 튀는 가수입니다. 우선 얼굴부터 요즘 가수치고는 못생긴 친구입니다. 좋은 말로 개성이 넘친다고 표현은 하지만, 개성이 넘치기도 하지만 못생기기도 했습니다. 우연히 식당에서 TV를 보다가 엽기가수라는 소개를 보고 한참이나 그를 물끄러미 봤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냥 무난한 꽃미남이라면 기억을 하지 못하고 그냥 넘겼을 테지만, 딱 한 번 봤음에도 기억이 쾅 박혔습니다.

 

그러다가 세월이 흘러 챔피언이라는 노래를 들었습니다. 이 노래를 듣자마자 80년대를 누빈 흑인 스타 에디 머피가 열연한 비버리힐스 캅이 떠올랐습니다 이 영화를 본 분이라면 알겠지만, 영화 전편에 짜증이 날 정도로 반복되는 ost가 바로 챔피언의 리듬이기 때문입니다. 에디 머피의 속사포 대사, 그리고 장신 미녀 브리짓 닐슨의 우월한 미모와 인상적인 연기 등이 시그니처 영상으로 잔상에 남습니다. 그리고 비버리힐스라는 곳이 미국을 대표하는 부촌으로, 미국에서도 부자들은 언덕에서 사는 것도 곁들여 알게 됩니다. 아무튼 나중에 챔피언샘플링이라는 기법으로 삽입음으로 활용하면서 원 저작자에게 돈을 지불하는 것도 알았습니다. 샘플링은 표절과 달리 정당하게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샘플링을 했음에도 싸이는 표절시비라는 억울한 상황을 맞기도 했습니다.

 

싸이는 발음을 의도적으로 비틀기도 하지만 발음 자체는 정확하게 하는 묘한 가수입니다. 가령, ‘강남스타일에서 그는 사나이싸나애라고 발음하면서 원 단어의 발음을 비틀기도 하지만, 발음 자체는 대부분 정확하고 또렷하게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노래를 유난히 따라하기가 좋습니다. 그리고 가사도 그의 얼굴만큼 튀기도 해서 귀에 꽂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챔피언의 의미도 당연히(!) 튑니다. 어떤 경쟁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을 의미하는 사전적 의미를 비틀어서 진정 즐길 줄 아는 여러분이 이 나라의 챔피언입니다.’라고 챔피언의 이미를 재창조했습니다. 싸이다운 튀는 발상입니다. 다음 가사를 유심히 보면, 라임도 그럴 듯하게 잘 맞추면서도 반목보다는 화합을 도모하자는 훈계(!)도 담고 있습니다.

 

모두의 축제

서로 편 가르지 않는 것이 숙제

소리 못 지르는 사람 오늘 술래

다 같이 빙글빙글 강강 수월래

(강강) 수월래 (수월래)

함성이 터져, 메아리 퍼져

파도 타고 모두에게 퍼져 커져

아름다운 젊음이

갈라져 있던 땅덩어리

둥글게 둥글게 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

 

사나인데 가슴 쫙 펴고 화끈하게

손뼉을 치면서, 노래를 하면서

이것 보소, 남녀노소 좌우로 흔들어

전경과 학생

서로 대립했었지만 나인 같아

고로 열광하고 싶은 마음 같아 (hell, yeah)

오늘부로 힘을 모아 합세

하나로 합체

 

https://www.youtube.com/watch?v=yqPIEab9-wY

 

 

가사만을 보자면, 싸이는 가수가 아니라 선각자가 아닌가 합니다. 출생지에 따라 진영을 가르고 서로를 비난하는 것이 얼마나 우매한지 가슴 속으로는 대부분의 시민은 정확하게 이를 인지하면서도, 오늘 이 순간에도 SNS에는 진영논리에 찌든 정치병 환자가 진을 치고 있습니다. 고려 사람, 조선 사람, 그리고 현대인 모두 DNA 자체는 동일함에도 엄청나게 다른 사람인 양 진영논리에 찌든 세태가 짜증이 납니다. 그런 분들에게 싸이의 챔피언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선거철이 되면서 싸이의 명곡 챔피언이 더욱 땡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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