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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의 람보 시리즈>
    7080 이야기거리 2024. 12. 7.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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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는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외치면서 쇼비니즘을 자극하였고 마침내 당선되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의 구호는 원조가 아니었습니다. 이미 레이건이 위대한 미국(Great America)’을 구호로 내세워서 당선된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레이건이 이 구호를 내세운 것은 카터 전 대통령이 이란 혁명 당시 미국 대사관 내에 납치된 미국인 인질 구호작전에서 허무하게 실패한 것을 공격하는 차원이었습니다. 망신살을 당한 카터는 역대급으로 무능한 대통령으로 낙인이 찍혔고, 아직도 무능의 대명사로 조롱을 받습니다. 심지어 힐러리는 까마득한 정치 선배인 카터를 공개적으로 공격까지 했습니다.

     

    당선된 레이건은 힘의 외교를 내세워서 당시 대처 영국 수상과 더불어 보수의 쌍두마차로 불렸습니다. 그러면서 레이건을 풍자한 람보 레이건캐리커처가 미국의 유수 언론에서 인기를 누렸습니다. 람보는 대통령까지 서슴없이 사용할 정도로 강한 상남자의 대명사로 등극한 것입니다. 다음 사진과 같이 론보(레이건 + 람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면서 미국의 언론은 레이건을 띄웠습니다. 유약하고 무능한 카터에 짜증난 미국인들의 불만이 우회적으로 표출된 것은 물론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생각해 볼 문제가 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에 불과한 람보에게 왜 그렇게나 미국인들이 열광했나, 하는 점입니다.

    영화는 대중이 즐기는 대표적인 대중예술입니다. 대중의 보편적인 정서와 선호도, 그리고 가치관을 반영합니다. 근육질로 다져진 괴력의 전투기계 람보는 상남자로서 강한 남성, 즉 강한 미국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던 것이 그 배경입니다. 냉전시대에서 구 소련을 두들겨패는 전사로서의 이미지로 레이건이 람보를 차용한 것입니다. 강한 미국을 상징하는 캐릭터가 바로 람보인 셈입니다. 당초 람보는 근육질의 강한 상남자의 이미지와는 달리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는 사회부적응자로 설정되었습니다. 누추한 옷과 오갈곳 없는 방랑자 신세인 람보가 전우를 찾아가서 겪는 사회적 차별에 대하여 폭발한 분노(first blood)가 람보 시리즈의 출발이었습니다. 람보는 이미지는 폭발한 분노 이후의 것만을 설정하였고 그것이 고착되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tV-gki-Ph4&t=15s

     

     

    문학작품을 비롯하여 예술작품이 작가의 손을 떠나면 그 이후의 평가는 대중의 몫입니다. 이유야 어쨌든 확정된 이미지는 람보의 이미지는 강한 전사의 이미지로 확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M60을 한손으로 들고 통쾌하게 적들을 향해 갈기는 전직 특수부대 출신 전투기계 람보의 신화는 시리즈 내내 확대재생산이 되었습니다. 은둔한 전직 특수부대원으로서 힘숨찐(힘을 숨긴 진짜)’의 대표적 캐릭터로 구축되기까지 했습니다. 갱이나 조폭 등 악의 무리를 통쾌하게 혼을 내주는 정의로운 의인이 알고보니 전직 특수부대원이었더라는 상투적인 클리셰의 현대적 원용으로 등극한 것이 람보입니다. 전직 특수부대원이라는 클리셰의 설정이 싸움부터 전쟁까지 두루 총기류를 활용하여 적을 소탕하는 플롯에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레이건이 람보의 이미지를 차용했던 것은 개인람보를 국가인 미국으로 설정하여 결국 미국의 패권주의를 노골적으로 미화했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과거 람보3의 흥행부진을 진보언론인 <한겨레>에서 람보가 물러갔다.’라고 사설을 쓸 정도였습니다. 실제 람보3에서는 소련군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대놓고 비판하는 스토리입니다. 그런데 정작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응징의 빌미로 화끈하게 공격한 것은 엄청난 아이러니이기도 합니다. 베트남 전쟁포로의 구출 작전이 모티브가 된 람보2의 경우에는 아예 베트남과 소련에게 통쾌하게 복수하는 플롯이 담겨 있습니다. 정치적 비판이 부담됐는지 그 이후의 람보 시리즈는 개인 차원의 문제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물론 강한 상남자 람보는 늙어도 괴력을 발휘합니다.

     

    전쟁에서 군대, 그리고 군인은 국방이라는 엄청난 힘을 생산하지만, 막상 국방 자체는 기업이 아니기에 공공서비스라는 비생산적인 활동만을 담당합니다. 국방 자체는 GDP 산정의 근거인 부가가치 활동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생명을 담보로 극한투쟁을 했던 전쟁 이후에 군인은 생계가 불안할 수밖에 없고, 고엽제 후유증이나 PTSD와 같은 후과를 받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비극적인 운명을 소재로 설정됐던 람보의 당초 이미지가 대반전이 있었던 것이 람보 이미지의 아이러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헐리우드식 미국만세의 캐릭터에서 개인 차원의 슈퍼히어로 캐릭터로 변신한 것은, 전직 특수부대원이라는 헐리우드영화에서 람보류의 상투적 주인공 설정의 원형을 구축한 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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