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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의 이 노래 : ‘날이 갈수록’>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4. 6. 22. 01:06
얼마 전에 최강야구 트라이아웃을 보면서 인상적인 장면을 봤습니다. 야구선수들의 실력은 동료 야구선수들과 같은 야구인이 제일 정확하게 판단한다는 사실이, 어쩌면 당연한 사실이, 바로 그것입니다.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지원자들의 실력을 짧은 순간임에도 최강야구선수들이 날카롭게 파악하는 장면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레전드를 찍은 동료 야구선수들의 평가는 실은 정확할 수밖에 없습니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학문이나 예술, 그리고 널리 직업인으로서 능력도 동료들의 평가는 대부분 정확합니다. 같은 분야에서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의 평가는 정확한 것이 실은 당연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정호는 동료가수들로부터 ‘천재’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더욱 신뢰성이 높습니다. 1980년대 명MC로 이름을 날린 이덕화가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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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미의 이 노래 : ‘내 곁에 있어주’>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4. 6. 20. 11:52
일상에서는 언중(言衆)이라는 말을 쉽게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국어학에서는 자주 쓰이는 단어입니다. 이 언중이라는 말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고교 국어에서 어떤 음성이 언중의 확신을 얻으면 비로소 언어가 된다는 구절을 익히면서입니다. 이수미의 ‘내 곁에 있어주’에서 ‘있어주’라는 말은 요즘 언중은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사실상 사어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족보가 없는 말은 아닙니다. ‘주’라는 것은 아마도 ‘주오’, 가령 송강 정철의 ‘이고 진 저 늙은이 짐 풀어 나를 주오’에서 보는 ‘주오’의 축약형인 것으로 이해되는데, ‘주’나 ‘주오’나 모두 요즘 듣거나 보기 어렵습니다. 장계현의 ‘잊게 해주오’라는 대중가요의 제목을 보면, 나름 1970년대까지는 적어도 소설이나 대중가요에서는 쓰였던 것으로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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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 그리고 펄시스터즈의 ‘커피 한 잔’>7080 이야기거리 2024. 6. 19. 14:28
노벨문학상을 받은 펄 벅 여사의 ‘대지’의 주인공 왕룽이 늘그막에 바람을 피는 장소가 다방입니다. 그런가 하면, 하일지의 ‘경마장 가는 길’의 주인공 R과 J가 주야장천 만나는 장소도 다방입니다. 물론 둘은 모텔을 추가하기는 합니다. 그런가 하면, 1980년대를 강타했던 김홍신의 ‘인간시장’에서 소재로 쓰인 만남의 장소는 단연 당구장과 더불어 다방입니다. 만남의 장소로서 다방은 나름 족보가 있습니다. ‘명동백작’이라 불린 박인환 시인은 물론 김동리 소설가 등 네임드 문학인들이 늘상 모였던 곳이 ‘은성다방’ 등 다방인 사실은 너무나 유명합니다. 1980년대 중반까지 외국인이 한국에서 너무나 많아서 의아해했다는 곳이 교회, 당구장과 더불어 다방이었습니다. 서울 신촌의 ‘독수리다방’은 1980년대 연세대를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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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수, 그리고 ‘백치 아다다’>7080 배우/7080 여자배우 2024. 6. 18. 13:59
1980년대까지 중고생들에게는 ‘필독문학작품’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굳이 읽지 않아도 크게 불이익은 없었지만, 대부분의 인문교양이 그렇듯이 읽지 않으면 무식하다는 평판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또한 ‘필독문학작품’이 교과서에 실리는 경우도 많았기에 어쩔 수 없이 읽어야만 했습니다. 아무튼 그 시절의 작품으로는 김동인의 ‘감자’, 황순원의 ‘소나기’, 나도향의 ‘물레방아’, 현진건의 ‘B사감과 러브레터’ 등이 있었으며, 계용묵의 ‘백치 아다다’도 그중의 하나였습니다. 이를 반영하여 당시 출판사에서는 ‘한국문학전집’이라는 전집류를 출판하여 ‘필독문학작품’을 완벽대비한다고 광고를 하기도 했으며, 당시 월부책장수가 활발하게 영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누님들과 의기가 투합하기도 하여서 어머님을 졸라 ‘한국문학전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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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은숙의 이 노래 : ‘노래하며 춤추며’>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4. 6. 17. 11:28
전두환 정부가 출범하면서 ‘민심유화책’으로 도입된 정책 중의 하나가 ‘칼라방송’입니다. 그 이전에는 흑백TV로 공중파방송을 봤습니다. HDTV를 넘어 4KTV 화면으로 TV를 보는 요즘의 시각으로는 흑백TV의 답답함을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 사람 모두가 흑백TV를 보는 상황이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그 시절에는 전 국민이 그 답답함을 감내할 수 있었습니다. 실은 그 시절의 TV방송이란 전 국민의 오락이자, 언론을 넘어 인생의 동반자였습니다. 그래서 칼라방송으로의 전환이란 엄청난 생활혁명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전두환 정부에 대한 국민의 거부감도 조금씩 사그라들어가는 계기였음은 긴말이 필요없습니다. 칼라방송의 등장은 연예인들에게도 새로운 시대에의 전환을 강제했습니다. 외모가 출중한 청춘남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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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영화 : ‘장고’>7080 이야기거리 2024. 6. 15. 16:41
누구든지 인생을 살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인 경우가 있기 마련입니다. 제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인 경우 중에서 대표적인 경우가 권총을 쏴본 경험입니다. 당연히 군복무(방위병 출신입니다) 중에 발생한 일입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장교라면 1년에 한 번은 권총사격을 해야 하는 날이 있습니다. 전날 술을 잔뜩 마셔서 숙취에 헤롱거리던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했던 장교의 부탁(말이 좋아 부탁이지 실은 강제에 근접한!)으로 딱 한 번 권총을 쏜 일이 있었습니다. 묵직한 m1911권총으로, 흔히 45구경 권총으로 불리는 바로 그 권총이었습니다. m1911권총은 아직도 사용되는 미군의 명품권총으로 불립니다. 그러나 튼튼한 내구성이 강점이기는 하지만, 묵직해서 한국인이 한 손으로 쏘기는 부담스럽고, 막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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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애의 이 노래 : ‘달동네’>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4. 6. 13. 11:22
‘미애’라는 가수를 아느냐, 는 물음에 ‘철이와 미애’의 ‘미애’를 답한다면 나름 올드보이임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1980년에 국민드라마 ‘달동네’를 부른 가수 ‘미애’까지 안다면 진정한 올드보이임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다음 유튜브 영상은 ‘달동네’의 인트로이며, 주제가를 부른 가수가 바로 ‘미애’입니다. 당시 최고 인기작가인 고 나연숙과 ‘깜국장’으로 유명한 고 김재형PD가 연출한 ‘달동네’의 주제가를 부를 정도면, - 게다가 작곡가는 전설의 ‘길옥윤’ - 꽤나 유망한 가수일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mUr8nAwCBY 미애는 당연히 공중파에서도 출연할 정도로 유망주였습니다. 히트곡 제조기 ‘길옥윤’의 곡을 받은 유망주였기에, ‘달동네’의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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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 그 이름은 ‘길위의 날들’>7080 이야기거리 2024. 6. 9. 18:12
유튜브 알고리즘이 ‘길위의 날들’이라는 ‘신TV문학관’의 연작드라마의 하나를 안내해서 무심코 보다가 끝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어렴풋이 오래전에 KBS가 바로 이 ‘길위의 날들’로 국내외 각종 상을 휩쓸었다는 뉴스가 생각났습니다. 보다가 과연 각종 상을 휩쓰는 것이 당연함을 깨달았습니다. 수려한 영상미와 절제된 대사, 배우들의 농익은 연기, 넘치는 사실감 등 영상소설을 보는 느낌과 수채화가 내 눈앞에 놓여있다는 착각이 들었습니다. 비평가의 눈이나 시청자의 눈이나 사람의 눈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평범한 이치를 깨달았습니다. ‘길위의 날들’에서는 장기수로 복역할 만큼 중죄를 지은 주인공 정순우(김영기 분)보다 감옥 밖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추악하고 부조리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거듭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