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배우/7080 남자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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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예’ 김영철을 말하다>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4. 12. 27. 20:29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중인 배우가 현실에서도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가, 라는 의문입니다. 원빈 주연의 ‘아저씨’에서 섬뜩한 악역의 김성오, 마동석 주연의 ‘이웃 사람’에서 험악한 인상이 살인마이자 흉악범 김성균, 얼굴 그 자체가 악당인 김준배 등 악역을 맡은 배우가 현실에서도 악인일까, 라는 생각이 바로 그 예입니다. 반대로 선역 배우는 실제로도 선할까, 라는 생각도 같은 범주입니다. 한발 더 나아가 배우들은 현실에서 말을 할 때도 배역과 같은 톤으로 말을 할까, 라는 의문도 같은 범주입니다. ‘궁예’ 배역으로 ‘태조 왕건’의 타이틀롤 최수종을 제치고 연기대상을 수상한 김영철은 설명이 필요없는 대배우입니다. 중후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중저음 하나만으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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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시선생, 영환도사, 그리고 임정영>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4. 12. 1. 20:30
- 기분이 홍콩 갔어! 1970 ~ 80년대에 기분이 아주 좋은 경우에 상투적으로 쓰이던 말입니다. 일본과 더불어 홍콩은 한국에서 보면 ‘저만치’ 떨어진 나라였기에 가능한 비유였습니다. 그 홍콩을 상징하는 것들의 하나로 ‘골든하베스트’라는 홍콩영화사였습니다. 긴말이 필요없습니다. 다음 쿵! 쿵! 쿵! 쿵! 다음의 골든하베스트사의 인트로만으로도 1980년대 영화의 추억이 소환될 정도로 한국에서의 임팩트는 엄청났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kxCbcwBldw 골든하베스트(嘉禾)는 이소룡을 필두로 성룡, 홍금보, 그리고 원표라는 가화삼보(嘉禾三寶)라 불리는 간판스타를 배출했습니다. 그리고 서극과 오우삼도 바로 이 골든하베스트 출신입니다. 이들이 주윤발, 장국영, 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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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종은 왜 사극의 주연을 그리도 많이 했을까?>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4. 11. 30. 02:52
인터넷에 ‘이봉원’을 검색하면 개그맨 이봉원에 대한 결과만 우르르 쏟아집니다. 이봉원, 그리고 그 부인 박미선이 워낙 유명인인지라 동명이인의 비애를 감내해야 하는 다른 이봉원이 있습니다. 심지어 이 이봉원은 이미 고인이 된 분입니다. 이 분은 KBS공채 1기로 KBS에서 정년퇴직을 한 분으로, KBS사극의 무대 등 셋트를 설치하는 KBS의 자회사인 KBS아트비전의 사장을 지낸 분입니다. KBS의 산증인이었던 분이며, KBS의 올드보이거나 고참급 배우들이라면 대부분 아는 분입니다. 예전에 KBS 연말 연예수상 프로그램에서 KBS를 대표하여 수상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동생같은 친구의 아버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생전에 제가 늘상 ‘아버님’이라 불렀습니다. 최수종을 말하면서 왜 이봉원 전 사장을 언급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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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막극의 강타자, 안대용>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4. 9. 27. 22:13
‘코미디의 황제’ 고 이주일의 인생회고록 ‘나의 이력서’라는 연재물은 한일월드컵이 열렸던 해인 2002년에 한국일보에 연재되면서 뜨거운 인기를 누렸습니다. ‘나의 이력서’에는 그가 코미디언을 넘어 사업가로 성장하게 된 계기인 ‘홀리데이 인 서울’의 출연 비화, 그리고 마침내 이것을 인수하여 경영까지 하게 된 사연,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전 나산그룹 안병균 회장과의 기묘한 인연을 소상하게 싣고 있습니다. ‘홀리데이 인 서울’은 물론, 자매업체인 ‘물랑루즈’, 그리고 ‘초원의 집’ 모두 안병균 회장이 운영하던 야간업소였는데, 극장식 나이트클럽 형태로 운영하면서 돈을 쓸어담던 야간업소였습니다. 야간업소인지라 이들 업소에 당대의 유명 가수가 출연했던 것은 당연지사였지만, 특이하게도 당대의 유명 배우(당시에는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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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드라마 ‘이화’, 그리고 정하완>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4. 9. 12. 08:09
노주현과 더불어 1970년대를 지배했던 대 배우 한진희는 주연급 배우의 숙명에 대하여 짧고 굵게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세상이 나를 미워하는 것 같다. TV를 보기도 싫다. 영화, 드라마, 그리고 CF를 주름잡았던 당대의 스타 한진희라도 방송의 공백이 있으면, 그 시간이 너무나 고통스럽다는 하소연입니다. 한진희와 똑같은 말을 단역과 조연으로만 배우인생을 기록했던 어느 무명 배우(실명은 명예 때문에 생략합니다)도 똑같은 말을 했습니다. 한마디로 주연급, 조연급 가릴 것 없이 드라마나 영화의 출연 자체가 마약과 같다는 의미입니다. 그 마약같은 배우생활을 접는 것은 진정 뼈를 깍는 고통일 것이라고 짐작이 갑니다. 그러나 방송국은 물론 영화사도 자선사업자가 아닙니다. 수익은 고사하고 제작비도 건질 수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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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의 자존심, 그리고 박경득>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4. 8. 31. 08:31
오래전에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명함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얼굴 자체가 명함인 명사 중의 명사인 이건희 회장이라면 굳이 명함이 필요가 없을 법한데, 명함이 실재했다는 것에 많은 시민이 놀랐습니다. 이건희 회장을 아무나 만날 수 없기에, 게다가 아무에게나 명함을 주는 지위도 아니기에, 오랜 세월 동안 명함의 존재 자체를 세인들은 몰랐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연예인들도 얼굴 그 자체가 명함이기는 하지만, 이건희 회장의 경우처럼 명함은 있을 법합니다. 실제로 연예인 중에서 명함을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연예인의 명함 중에서 배우의 명함은 대동소이합니다. 물론 보통의 명함과는 다릅니다. 대부분 자신이 대표적 배역을 찍은 사진에 연락처를 적습니다. 가령, ‘얄개 이승현’의 경우에는 얄개 시리즈에서 상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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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배우, 연규진>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4. 8. 17. 19:22
저놈, 조준구다. 나쁜 놈! 요즘은 그런 노인분들이 확실히 적지만, 예전 시골노인들은 TV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이 현실에서도 드라마 속의 인물과 동일한 성격과 인성을 지닌 것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오래전에 고인이 되신 제 할머님이 딱 그러셨습니다. 고 김영애와 함께 찍은 ‘오뚜기카레’ CF속의 연규진을 TV에서 볼 때마다, 박경리 원작의 ‘토지’ 드라마에서 비열한 악인 ‘조준구’로 열연한 것을 떠올리며, 연규진을 꼭 ‘조준구’라 부르며 노기를 표출하셨습니다. 할머님이 진정 악역의 화신 조준구로 확신하실 만큼, 연규진은 극중 조준구에 녹아서 연기를 펼쳤습니다. 그러나 연규진은 조준구 역처럼 악역에 특화된 배우가 아니었습니다. 식상한 표현이지만, 연규진은 카멜레온이라는 비유가 딱 맞는 변신의 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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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꽃미남, 임성민>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4. 8. 10. 04:11
대학 졸업반 마지막 학기의 일입니다. 학생회관 식당에서 밥을 먹고 법대 도서관 쪽으로 오는데, 한 친구가 ‘야! 최진실을 문화관 앞에서 봤다!’ 하면서 연신 싱글벙글했습니다. 당시는 최진실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정도였기에, 당시 MBC의 ‘폭풍의 계절’이라는 드라마 촬영을 했던 최진실을 실물로 봤다는 것은 꽤나 운수가 좋았던 날이며, 그가 신이 났던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 보니까 최진실이 서울대에서 촬영을 했던 것이 무척이나 신기했습니다. 촬영허가도 잘 안 나오고, 그림도 꿀꿀해서 촬영장소로는 선호되지 않는 곳이 서울대였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친구는 최진실이 실물로 보니 얼굴이 주먹만 해서 신기했다면서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그리고는, ‘같은 남자가 보더라도 임성민이 정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