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배우/7080 남자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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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아버지상, 송재호>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3. 1. 7. 17:04
제가 죽어서 저승까지 갖고 갈 음악이 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숨도 쉬지 않고 윤용하 작곡의 ‘보리밭’이라고 답을 할 것입니다. 전쟁의 상흔 속에서, 그리고 보릿고개의 아픔 속에서 피어나는 보리의 신생의 기상을 보고 아름다우면서도 웅장한 영혼의 울림으로 승화한 윤용하의 대작 ‘보리밭’은 지금까지 수백, 수천 번을 들어봤어도 도무지 질리지 않는 명곡 중의 명곡입니다. 그 윤용하는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인물이 되었지만, 오래 전에 KBS연작 미니시리즈로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그 드라마에서 윤용하 역을 열연한 배우가 바로 송재호입니다. 워낙 오래된 드라마라 기억하는 분들 자체가 거의 없는 상황이지만, 그 강렬한 연기 때문에 평생 송재호의 열혈팬이 되었습니다. 요즘 말하는 메소드연기로 진짜 윤용하가 아닐까 할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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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함 그 자체, 배우 전운>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2. 12. 20. 15:34
그때 그 시절의 드라마를 보면서 제일 짜증이 제대로 났던 장면은 단연 여배우의 식사장면이었습니다. 평상시에도 저렇게 깨작거리면서, 게다가 젓가락을 들었다놨다 하면서, 먹는 장면은 짜증 유발자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그때 그 시절의 드라마 속에서의 식사장면들은 출연배우들 상당수가 실제로 먹는 것이 아니라 먹는 시늉만을 했습니다. 빈 밥그릇을 두고 먹는 시늉만을 해도, 흑백TV화면이었기에 그리 표가 나지도 않았으며, 다른 드라마에서도 먹는 시늉만을 했기에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곤 했습니다. 요즘같이 불편러들이 광범위하게 포진된 사회라면 집중포화를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의할 대목이 있습니다. 그때 그 시절의 드라마는 제작비가 지금보다 훨씬 열악했다는 구조적 원인입니다. 예전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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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세, 김세윤, 그리고 ‘청실홍실’>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2. 11. 27. 01:08
세상은 변한다는 사실은 방송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 콧대가 하늘끝까지 닿았던 공중파의 기세가 유튜브의 괴력에 한참이나 꺽였습니다. 그래서 공중파, 종편, 그리고 케이블, ott 할 것 없이 유튜브에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맛보기로 올리는 것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말입니다! 1970 ~ 80년대 TV의 괴력이 절정인 시대에는 정말이지 어림이 반푼어치도 없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저녁을 먹고나면 온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서, 때로는 이웃까지 모여서, TV를 보곤 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국민의 일상생활을 지배했던 것이 공중파방송국이었습니다. 슬프게도 그 시절의 지방민들은 'TBC앓이‘를 했습니다. 지방에서는 인기극강의 TBC를 거의 볼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TBC는 쇼, 오락은 물론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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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오진우 인민무력부장, 그리고 이치우>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2. 10. 1. 19:43
다작의 작가라도 대표작이라는 것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장르와 관계없기도 합니다. 가령, 그림에서 다빈치하면 조건반사처럼 ‘모나리자’가 떠오르고, 소설에서 톨스토이하면, ‘부활’, 황석영하면 ‘장길산’이 떠오르듯이, 장르와 무관하게 작가는 대표작으로 명성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배우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개 배우하면 특정 작품을 떠올리게 된다면 그 작품이 대표작이 됩니다. 가수는 히트곡이 보통 대표곡이 됩니다. 배우의 대표작 중에서도 절정의 연기를 쏟아부은 작품을 보통 인생작품이라 하고, 그 배역을 인생배역이라 합니다. 인생배역과 인생작품은 다양하게 등장합니다. 그저그런 수준의 배우였던 한예슬은 인생작품인 ‘환상의 커플’의 ‘나상실’이라는 인생배역으로 진정으로 배우의 길로 들어섰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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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을수록 연기력이 빛나는 배우 김영철>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2. 10. 1. 00:04
흔히들 배우들을 일컬어 정년이 없는 직업이라고 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배우들은 전성기라는 정년이 있습니다. 배우는 화면에 구현된 이미지를 파는 사람들입니다. 형상화된 이미지가 더 이상 대중에게 소구력이 없을 경우에 그 배우는 사실상 수명이 다한 것입니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전 국민의 사랑을 받던 ‘똑순이’ 김민희는 청소년기까지 배우로서의 소구력이 있었고, 성인이 돼서는 배우라 불리기 민망할 정도로 출연작이 없었습니다. ‘미달이’ 김성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이틴 스타 강주희도 성인배우로서의 안착이 실패했습니다. 어린이의 우상이었던 데일리 공주 천은경은 마땅한 후속 배역을 찾지 못하고 급기야 에로영화에 출연했다가 그냥 배우인생을 마감했습니다. 크리스마스때마다 안방을 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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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의 ‘사랑하는 아들아’, 그리고 저작권>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2. 8. 27. 21:14
얼마 전에 타계한 배우 김성원은 회장님 전문 배우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장군, 국회의원 등 고위 공직자 등 주로 고위층 인물을 주로 배역으로 맡아 연기를 한 행운아이기도 했습니다. 중후한 인상에 카리스마를 겸비한 인상이라 하층민의 배역으로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그의 배역은 자연스럽게 회장님 등과 같은 역할이 집중되었습니다. 김성원은 연기력은 물론 중후한 목소리가 훌륭해서 배우 인생 내내 연기력에 대한 논란이 전혀 없던 분이었습니다. 그는 흔해빠진 토크쇼 등에서 본 기억도 없습니다. 또한 주말 버라이어티쇼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도 기억에 없습니다. 이런 저간의 사정으로 보아 연기자는 연기에 충실해야 한다는 소신이 있었거나 배우를 천직으로 알았던 분이 아니었나 하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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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연기력의 강타자, ‘김성겸’>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2. 6. 25. 15:07
서슬 퍼런 박정희 정부의 유신 시절에도 드라마는 전 국민의 친구이자 인생 동반자였습니다. ‘여로’ 등 인기드라마의 시청률은 어마어마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당시 탤런트(예전에는 TV드라마 배우를 ‘탤런트’라 불렀는데 요즘은 그냥 ‘배우’라 부릅니다. ‘배우’가 맞다고 봅니다) 공채 시험은 기본이 ‘수백 대 1’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연예인들을 ‘딴따라’ 또는 ‘저질’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렇게 비난하는 사람들치고 ‘고질’인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남을 비하하는 인성인 사람들은 ‘고질’일 수도 없습니다. 또한 그 시절 영어 참고서에는 유달리 TV를 ‘Idiot Box(바보상자)’라고 비난하는 내용이 많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노인들의 가장 큰 효자는 TV입니다. 최불암은 국민드라마 ‘수사반장’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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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남 시대, 그리고 박동룡>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2. 6. 5. 17:51
남기남! 앞으로 읽어도 뒤로 읽어도 같은 이름입니다. 이 분은 이미 고인이 된 분인데, 1970년부터 1980년대까지 한국영화계를 상징하는 대표적 규제였던 ‘국산영화 의무제작제’가 낳은 괴물 영화감독입니다. 다음 1985. 1. 21.자 중앙일보를 보면 ‘스크린쿼터제(극장의 국산영화의무상영제)’와 더불어 영화사의 ‘국산영화 의무제작제’의 현실을 알 수 있습니다. 영화사는 크게 영화를 제작하거나 외국영화를 수입하여 돈을 버는데, 당시 국산영화는 열등재라 돈이 안 되고, 그나마 돈이 되서 너도나도 수입하려는 외화는 우등재이기에 수입에 열을 올렸던 것이 당시의 현실이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을 타개하려는 일종의 무역장벽이자 국내영화산업이라는 유치산업의 보호정책이 바로 두 가지 제도이며, 그 중에서도 영화사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