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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세, 김세윤, 그리고 ‘청실홍실’>
    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2. 11. 27.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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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변한다는 사실은 방송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 콧대가 하늘끝까지 닿았던 공중파의 기세가 유튜브의 괴력에 한참이나 꺽였습니다. 그래서 공중파, 종편, 그리고 케이블, ott 할 것 없이 유튜브에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맛보기로 올리는 것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말입니다! 1970 ~ 80년대 TV의 괴력이 절정인 시대에는 정말이지 어림이 반푼어치도 없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저녁을 먹고나면 온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서, 때로는 이웃까지 모여서, TV를 보곤 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국민의 일상생활을 지배했던 것이 공중파방송국이었습니다.

     

    슬프게도 그 시절의 지방민들은 'TBC앓이를 했습니다. 지방에서는 인기극강의 TBC를 거의 볼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TBC는 쇼, 오락은 물론 드라마, 외화, 하다못해 어린이 프로그램까지 수도권 시청률을 독식하는 괴력을 지녔습니다. 그러나 저같은 지방민들은 언감생심이었습니다. 궁하면 통하기 마련입니다. 그 시절의 지방민들은 TV안테나를 두 개, 때로는 세 개를 달아서 그놈의 TBC를 보려고 용을 썼습니다. 요즘 세대들은 TV안테나라는 것 자체를 모르겠지만, 그 시절에는 TV안테나가 없으면 TV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튼 괴력의 방송국 TBC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드라마는 밤하늘의 별처럼 많았지만, 그 중에서 빼놓을 수 없던 것이 바로 청실홍실이었습니다.

     

    이러한 당시의 일련의 사정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 지방민들 대부분은 청실홍실을 알았습니다. 그것은 당시 중앙일보에서 TBC의 프로그램을 내놓고 광고를 했기 때문입니다. 당시는 MBC와 경향신문, 그리고 TBC와 중앙일보가 같은 계열사였습니다. 같은 계열사라도 노골적으로 계열사 방송을 광고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일임에도 노골적으로 광고를 했습니다. 전두환 신군부가 방송과 신문을 강제로 분리시킨 것은 이러한 노골적 광고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을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MBCTBC의 뒤를 이은 JTBC 모두 이러한 과거의 폐단에 대하여 단 한 번도 사과한 적은 없습니다만, 당시 중앙일보와 경향신문의 노골적 광고는 거의 공해수준이었습니다.

     

    아무튼 당시 저는 대전에서 살았는데, 저희 집에서는 중앙일보를 구독했었기에 꿈에서도 보기 어려운 TBC의 프로그램을 울며 겨자를 먹는 심정으로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중에서 청실홍실은 특히 제 누님들이 기를 쓰고 보려고 했기에 기억이 새롭습니다. 당대 최고 미녀배우, 정윤희, 그리고 장미희가 모두 출연한 진기한 드라마였기 때문입니다. 정윤희, 장미희, 그리고 유지인을 트로이카라 하지만, 그 셋은 실은 TBC를 주무대로 활약한 배우들입니다. 그만큼 TBC의 괴력(!)이 엄청났습니다. 시대를 풍미한 이 두 미녀와 삼각관계를 맺은 배우가 바로 김세윤입니다.

     

    당시 TBC에는 한진희, 노주현이라는 멜로전문 미남배우도 있었지만, 김세윤의 존재감도 엄청났습니다. 실은 김세윤은 당시 중앙일보 외에 다른 신문에서도 비중있게 다루는 주연급 배우였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드라마는 주연배우가 누구냐에 따라 절반은 먹고들어가는 것인데, 정윤희, 장미희에 더하여 김세윤이라는 톱스타가 등장해서 이미 인기몰이는 어렵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멜로드라마의 개척자인 고 조남사 작가가 심혈을 기울인 극본이 토대가 된 드라마였기에, 망하기가 어려운 드라마였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라디오드라마로도 국민드라마 수준으로 이미 히트한 경력이 있는 근본있는극본이기도 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ofMzrwsNJA&t=2041s

     

    당시 중앙일보는 청실홍실을 방영하기만 하면 미리 스토리를 연예란에 커다랗게 기사에 실어서 인기몰이를 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다른 신문사의 연예기자들도 드라마의 전개와 주인공의 동정에 대한 기사를 끊임없이 작성하였습니다. ‘청실홍실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정황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청실홍실을 단 한번도 보지 않고도 그 스토리를 간접적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제가도 빅히트를 했기에, 경쟁 방송국에서도 틀어주기까지 했습니다. 제 인생에서 청실홍실은 여러 가지로 색다른 인생경험을 안겨준 셈입니다.

     

    그런데 그 시절에도 김세윤의 본명이 김창세인데, 드라마 아씨에서 악역으로 하도 지탄(!)을 받아서 김세윤으로 개명했다는 소문이 무성했습니다. 각종 토크쇼에 거의 나오지 않는 김세윤이 수십 년이 지난 후에 그 소문의 진위를 밝혔습니다. 결론적으로 맞다고 했습니다. 그 시절에는 배우의 배역과 실제는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고 실제로도 그런 사람인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무척이나 많았습니다. 세월이 많이 지났습니다. 이제는 김창세나 김세윤이나 그를 기억하는 사람 자체가 많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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