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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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불패(臺晟不敗) 구대성>7080 인물 2024. 7. 29. 03:27
- 정민태와는 족보가 꼬였습니다. 구대성(1969년생)은 한양대 1년 선배인 정민태(1970냔생)가 자신보다 1년 연하지만, 학번이 위인 까닭에 ‘형’이라 부른다면서 너스레를 떨곤 합니다. 그 사연은 구대성이 대전고를 1년 유급했기 때문입니다. 구대성은 대전고의 간판이자 대전을 대표하는 인물로 이미 고교시절부터 등극했음에도 왜 유급했는가 의문이 생깁니다. 지금은 뜸해졌지만, 그 시절까지만 해도 특급선수들의 유급이 종종 벌어졌습니다. 대외적으로는 부상 등을 들지만, 실제로는 고교야구가 국민스포츠로 등극했던 시절의 부산물이자 씁쓸한 자화상이라는 것이 그 실체입니다. 당시 고교야구의 열기가 엄청났기에, 재학생, 졸업생은 물론 지자체까지 지역 고교야구를 응원했습니다. 그런데 야구라는 스포츠가 단체경기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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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복서 백인철>7080 인물 2024. 5. 8. 14:12
신문선 해설위원과의 ‘만담중계’로 유명한 송재익 캐스터의 중계방송 선배로 지금은 고인이 된 이철원 캐스터가 있었습니다. 송재익은 축구중계로 유명해졌지만, 실은 과거 1970년대 한국복싱 중흥기에는 ‘MBC권투’에서 복싱을 전문적으로 중계했던 이철원의 보조캐스터였습니다. 그래서였는지 송재익은 이철원의 단골멘트 하나를 재활용(?) 했습니다. 그 멘트란 한국복싱계에서 미들급을 중량급(重量級)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미들급은 중량급(中量級)이 맞지만, 서양인에 비하여 떨어지는 한국인의 체형상 미들급은 중량급(重量級)으로 봐야한다, 라는 것이 이철원, 송재익 캐스터의 지론이었습니다. 바로 이 미들급에서는 유제두, 박종팔, 라경민, 이승순, 황준석 등 강타자가 계보를 이뤘습니다. 유제두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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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여제 김수현은 왜 몰락했을까?>7080 인물 2024. 2. 2. 21:55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 드라마 작가의 간판이자 여제로 김수현을 지목하는 것에는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실은 김수현을 빼놓고는 드라마 작가, 그리고 드라마를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작가입니다. 그런데 2024년 현재 그가 80줄의 고령이라는 점 외에도 김수현 류의 통속드라마 자체가 히트작의 목록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점은 김수현의 몰락으로 봐도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이것은 김수현 작가 개인의 몰락이 아니라 김수현 류의 통속드라마가 시청자에게 소구력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장점은 동시에 단점이 됩니다. 김수현 드라마의 장점은 동시에 단점이 됩니다. 김수현을 일컬어 ‘언어의 마술사’, ‘감칠맛 대사의 장인’이라고 합니다. 언제나 튀는 긴 호흡의 대사로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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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부리 박사, 그리고 구민>7080 인물 2024. 2. 2. 11:11
지금은 공중파방송국의 종일방송을 누구나 당연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1970년대에는 평일에는 오후 6시가 되어야 비로소 애국가를 들려준 후에 정규방송을 시작했습니다. 토요일이 되면 오후부터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일요일은 아침부터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평일방송은 시작부터 언제나 어린이프로그램이 등장했습니다. 암울한 시대라는 그 유신시대에도 어린이날은 존재했고 어린이들은 웃으면서 뛰어놀았으며, 평일방송의 시작은 어린이를 배려하면서 출발한 것입니다. 어린이방송은 크게 1). 만화영화, 2). 인형극장, 3). ‘모이자 노래하자’와 같은 어린이 쇼프로그램으로 구분이 됐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인기가 있던 것은 단연 만화영화였습니다. 대부분 본방이 지난 일본 만화영화를 직수입하는 정도에 불과했지만, 전국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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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남을 아십니까?>7080 인물 2023. 11. 4. 04:46
KBS1라디오는 지금 보도전문방송입니다. 그러나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종합편성방송이었습니다. 놀랍게도 다양한 라디오드라마를 송출하였습니다. 어린이드라마, 멜로드라마, 그리고 역사드라마 등 다양한 라디오드라마를 제작하였고, 청취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 라디오드라마를 이끈 것이 성우입니다. 현재 올드보이에 속한 배우들의 상당수는 성우 출신이며, 라디오드라마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린 분들입니다. 성우들은 외화더빙에서도 맹활약을 했습니다. 그들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형사 콜롬보’를 더빙한 고 최응찬 성우를 기리는 특집방송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유기현의 삼국지’라는 타이틀로 성우 고 유기현이 나레이션을 맡던 라디오드라마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성우가 인기DJ로 청취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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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진 이야기>7080 인물 2023. 10. 2. 02:26
삼성의 초대회장이자 오늘의 삼성의 초석을 다진 이병철 전 회장의 경영모토 ‘인재제일’은 아직까지도 진행형입니다. 그런데 세계적인 기업 구글이 이와 유사한 인력채용방식을 채택한 것이 이채롭습니다. 구글은 최고인재라면 투자를 아끼지 아니하고, 지구 어디라도 달려간다는 채용정책으로 유명합니다. 최고인재가 우량기업을 일군다는 것은 동서양에 공통된 인식으로 보입니다. 세상은 1등만을 기억한다는 말, 그리고 영화에서는 주연만을 기억한다는 말도 괜히 있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세상을 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어리석고 우매한 백성입니다. 1등이라는 존재는 복수의 사람을 전제로 합니다. 세상은 1등이 아닌 나머지도 존재하는 공간이며, 1등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도 아닙니다. 찌질하고 어리석은 사람도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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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석 이야기>7080 인물 2023. 9. 28. 03:58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누구나 아는 속담입니다. 그런데 이 속담은 반만 맞는 말입니다. 사람은 사후뿐만이 아니라 생전에도 이름을 남긴다는 것이 더 현실에 부합합니다. 이름을 남긴다는 것은 타인의 평가를 의미합니다. 사람은 어떤 형태로든 업적을 남기기 마련이며, 그 업적에 대하여 타인의 평가를 받기 마련입니다. 업적이란 학업, 직업 등 누구나 거치는 인생항로와 그 수행과정의 결과입니다. 학업성적이라는 업적은 입시결과로 이어지고, 근무평가라는 업적은 승진과 인사이동으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이 업적 중에서 가장 냉혹하지만, 동시에 가장 정확한 평가가 필수적인 영역이 있습니다. 바로 프로스포츠입니다. 프로스포츠는 프로선수의 입단부터 퇴단까지 끊임없이 수치화된 객관적인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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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연, 그 느림의 미학>7080 인물 2023. 9. 13. 15:08
K-리그가 펼쳐지는 축구장에 실제로 가보면 딱 두 가지를 보고 놀랄 것입니다. 그 첫째는 축구선수들이 뛰는 것이 엄청나게 빠르다는 것이고, 그 둘째는 축구선수들이 찬 축구공의 스피드가 엄청나게 빠르다는 것입니다. 축구선수들은 사냥감을 향해 달리는 맹수처럼 빠릅니다. 동에 번쩍하고, 서에 번쩍합니다. TV화면에서는 그런 속도감을 느낄 수 없지만, 현장에서는 그 엄청난 스피드를 체감합니다. 그러나 축구공에 비하면 축구선수들은 빠른 것도 아닙니다. TV화면에서무심코 보던 그저그런 수준의 스피드가 아님을 절감할 것입니다. 킥력이 강한 축구선수가 차는 공은 강속구 투수보다 빠르다는 스피드건의 진실을 깨닫는 순간일 것입니다. 축구는 ‘스피드 스포츠’라는 진실을 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단 1분이면 족합니다. 그런데 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