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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명남을 아십니까?>
    7080 인물 2023. 11. 4.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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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1라디오는 지금 보도전문방송입니다. 그러나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종합편성방송이었습니다. 놀랍게도 다양한 라디오드라마를 송출하였습니다. 어린이드라마, 멜로드라마, 그리고 역사드라마 등 다양한 라디오드라마를 제작하였고, 청취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 라디오드라마를 이끈 것이 성우입니다. 현재 올드보이에 속한 배우들의 상당수는 성우 출신이며, 라디오드라마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린 분들입니다.

     

    성우들은 외화더빙에서도 맹활약을 했습니다. 그들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형사 콜롬보를 더빙한 고 최응찬 성우를 기리는 특집방송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유기현의 삼국지라는 타이틀로 성우 고 유기현이 나레이션을 맡던 라디오드라마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성우가 인기DJ로 청취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아주 흔한 경우였습니다. 그렇습니다. 그 시절에는 성우라면 대중의 선망을 받는 직업이었습니다. 요즘처럼 존재감이 없는 직업이 아니었습니다. 대형 연예기획사에 성우라는 파트 자체가 없는 것이 그 냉정한 현실을 웅변합니다. 성우의 활약 분야가 많기에, 당시 공중파방송국에서는 전속 탤런트외에 매년 전속 성우를 공채했습니다.

     

    그런데 성우가 특별히 각광을 받던 분야가 있었으니 바로 각종 CF의 나레이션이었습니다. 올드보이라면 바로 이 사람의 목소리를 또렷이 기억할 것입니다. 아니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이라면 단단하면서도 중후한 중저음의 강인한 목소리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귀에 쏙쏙 박히는 강렬한 목소리는 바로 성우 겸 배우 조명남이 그 주인공입니다. 조명남은 1970년대 중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CF의 나레이션을 석권했던 분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Ai23k8j7qE

     

    그러나 조명남, 하면 역시 금성입니다. ‘기술의 상징 금성!’이라고 씩씩하게 발음하는 CF속의 조명남의 목소리는 오랜 기간 청취자들의 뇌리에 금성은 탄탄한 내구성과 품질을 지녔다는 인상을 각인시켰습니다. 그래서 조명남은 마치 금성의 직원인 것인 양 오해마저 생겼습니다. 그 금성이 LG전자로 바뀐 지가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올드보이들이 LG전자를 보면 금성을 연상하는 것은 조명남의 힘일 것입니다. 조명남은 강한 남성을 연상케 하는 묘한 마력이 있는 성우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EYTmm2hbBo

     

    조명남은 다음과 같이 배우로도 맹활약을 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를 실시간으로 봤습니다. 그러나! 주연 조명남이라고 하기에 그냥 배우로만 알았지 기술의 상징 금성!’ 목소리의 주인공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는 투박한 중년의 목소리만이 들립니다. 동일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전혀 못합니다. 과연 성우는 성우라는 탄식을 절로 하게 됩니다. 자세히 들어야 비로소 CF를 주름잡던 성우조명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카멜레온같은 성우들의 변신 때문에 드라마 속의 목소리와 CF 속의 목소리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는 많습니다. 찌질한 배역으로 일관한 배우 박상조가 전자인간 337’의 중후한 나레이션을 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xbV6ie9flY

     

    지금 성우들의 활약공간은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라디오드라마를 제작하는지조차도 모르는 시민들이 태반입니다. 실은 공중파방송국의 TV드라마 시청률부터 처참합니다. 외화나 만화영화는 그냥 자막으로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처럼 성우가 CF의 나레이션을 전담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조명남과 같은 성우는 나오기 어렵다고 봅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시대를 풍미한 조명남의 존재감이 압도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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