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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원의 ‘사랑하는 아들아’, 그리고 저작권>
    7080 배우/7080 남자배우 2022. 8. 27.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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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타계한 배우 김성원은 회장님 전문 배우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장군, 국회의원 등 고위 공직자 등 주로 고위층 인물을 주로 배역으로 맡아 연기를 한 행운아이기도 했습니다. 중후한 인상에 카리스마를 겸비한 인상이라 하층민의 배역으로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그의 배역은 자연스럽게 회장님 등과 같은 역할이 집중되었습니다. 김성원은 연기력은 물론 중후한 목소리가 훌륭해서 배우 인생 내내 연기력에 대한 논란이 전혀 없던 분이었습니다.

     

    그는 흔해빠진 토크쇼 등에서 본 기억도 없습니다. 또한 주말 버라이어티쇼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도 기억에 없습니다. 이런 저간의 사정으로 보아 연기자는 연기에 충실해야 한다는 소신이 있었거나 배우를 천직으로 알았던 분이 아니었나 하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그가 뜬금이 없이 1981년에 사랑하는 아들아라는 제목의 번안곡을 발표했습니다.

     

    원곡은 1954년작 걸작영화 라 스트라다에서 차력사 잠파노로 인상깊은 연기를 펼친 안소니 퀸(Anthony Quinn)‘Life Itself Will Let You Know’입니다. 사실 이 노래는 부자간의 대화를 차용하여 만든 노래로서, 퀸이나 김성원은 작중 아버지 역할을 하면서 노래라기보다는 나레이션만을 하는 것이고, 노래는 작중 아들역할을 한 학생이 불렀습니다. 그래서 이전에 가수활동을 한 적이 없는 김성원의 음반발표가 전혀 생뚱맞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5nkIADHvJU

     

    이 노래를 발표한 1981년은 물론 1980년대 전체를 통틀어서까지도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저작권의 개념이 없었습니다. 원저작권자에게 저작권료는커녕 원저작권자의 원곡을 무단으로 번안해서 불렀던 시기였습니다. 이러한 당시의 관행을 반추해보면, 아마도 김성원 앨범의 제작자도 원저작권자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봅니다. 이 시기를 기억하는 분들은 번안곡이 넘치던 시절이었음을 또렷하게 기억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노래와 똑같은 번안곡을 최불암이 만화영화 주제가의 전설인 정여진과 함께 아빠의 말씀이라는 제목으로 불렀습니다. 이런 사정까지 아울러 고려하면 김성원 버전이나 최불암 버전 모두 정당한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앨범을 만든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원저작권자가 자신의 곡을 같은 나라에서 같은 국적의 두 명의 가수에게 동시에 부르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상도의에도 반하지만, 원저작권자의 노래 자체가 웃음거리가 될 소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원작소설의 영화화에도 이렇게 여기저기 원저작권을 팔지는 않습니다. 헐리우드에서도 영화제작자가 독점권을 보장받고 영화화를 하는 것이 확립된 관행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DoLAx7MF34

     

    https://www.youtube.com/watch?v=jz3kBhUNVFU

     

    이 노래의 테마는 아버지가 자식에게 가르침을 주는 내용입니다. 가정교육은 서양이나 동양이나 차이가 없다는 점을 증명하는 노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원저작권자가 동시에 다른 배우들이 나레이션을 하는 번안곡의 저작권을 허용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에서 노래의 테마가 퇴색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노래의 테마는 교훈인데, 헛웃음이 저절로 나옵니다. 무척이나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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