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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민의 이 노래 : ‘백마강’>
    7080 가수 2025. 4. 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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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인가 국내여행에 대하여는 부정적인 내용을 담은 기사가 주류를 이룹니다. 바가지, 개성을 상실한 관광상품, 수학여행지의 몰락, 가성비의 상실 등 국내관광지와 명승지 등에 대한 부정적 기사가 대세를 형성합니다. 대신 공항을 통하여 해외로 출국하는 장면이 담긴 해외여행 기사는 득세를 합니다. 국내관광의 쇠락은 현실입니다. 관광지의 바가지상혼도 문제이지만, 국화빵같은 여행지 풍경도 그 주요 원인입니다. 시큰둥한 시민의 냉소가 과거 1980년대까지는 경주, 설악산, 제주, 부곡 등의 관광지가 신혼여행과 수학여행의 메카로 각광을 받았던 화려한 과거와 극명하게 대조를 이룹니다. 경주 보문단지, 설악동 등의 몰락은 이제 더 이상 뉴스거리가 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묘한 반발심리가 국내 관광지 중에서 가성비, 가심비를 대충 만족하는 부소산, 고란사, 낙화암, 그리고 백마강이 있는 부여로 생각을 이끌었습니다. 제 고향 대전에서 지척이기에, 인생을 살다보면 부여를 좋든 싫든 가게 됩니다. 실제로도 저 외에도 대전 사람치고 부여에 가보지 않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까우면 오히려 잘 안 가게 되는 것이 묘한 심리입니다. 게다가 제가 게으른 탓에 부여에 가본 지 꽤나 시간이 흘렀습니다. 마지막으로 간 것이 대학 동기 박재우 변호사와 동행한 2013년이니까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부소산, 낙화암, 고란사, 고란약수, 나루터, 그리고 백마강

     

    부소산에 가면 패키지로 이렇게 자동적으로,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들리게 됩니다. 실은 그 이상 볼 것도 마땅치 않습니다. 부소산과 낙화암의 지형구조와 경사도를 보면 일단 삼천궁녀가 일렬종대로 낙화암에 서기도 어렵고, 다이빙은 더욱 어렵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깨닫습니다. 그냥 백제가 멸망하면서 많은 궁녀가 익사를 했거나 수장되었다고 속편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백마강이라는 금강의 별칭이 허망하게도 막상 보면 녹조가 많이 끼어 있고 나루터에서 흐르는 요란한 대중가요가 흥미를 떨어뜨립니다. 그나마 유람선을 타면서 시원한 강바람을 쐬면 뭔가 힐링이 되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중국의 장가계나 계림에 비하면 많이 부족합니다. 그냥 고향이 주는 푸근함이 거의 전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향이 이끄는 묘한 힘에 이끌려 대학 신입생시절부터 늙어가는 요즘까지 노래방에서 허민의 ‘백마강’을 무수히 불렀습니다. 동향이라 그런지 유달리 백마강이 주는 왠지 모를 친근감과 푸근함이 마냥 좋습니다. 한국인의 DNA에는 진정으로 혈연, 지연, 그리고 학연이라는 코드가 담겨 있는가 봅니다. ‘백마강’은 꽤나 오래된 노래라는 것을 긴 설명이 없이도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요즘에는 이렇게 고색창연함이 묻어나는 지명, 게다가 인기가 푹 식은 관광지를 소재로 하는 노래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도 1980년대 당시를 기준으로도 ‘백마강’은 많이 ‘흘러간 옛노래’입니다. 유튜브에 남아 있는 ‘백마강’을 듣노라면 별 다른 설명도 필요없이 옛노래라는 것을 팍팍 느낄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yp4lDqKj4E

     

     

     

    국내 여느 관광지와 마찬가지로 부소산 입구에는 막걸리와 토속주를 파는 주점이 있습니다. 산채나물 비빔밥에 파전, 그리고 막걸리를 먹고 난 후에, 백마강을 타고 흐르는 유람선을 타면 누구나 소동파가 됩니다. 그리고 ‘백마강’을 돋노라면 멀리서 삼천궁녀가 같이 놀자고 꼬시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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