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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진원과 홍종임의 이 노래 : ‘사랑하는 사람아’>
    7080 가수 2025. 2. 8.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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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초반에 활짝 피었다가 스르르 진 ‘아이러브 스쿨’과 같이 네이버밴드도 2013 ~ 2014년 동안 전국을 강타했다가 스르르 열기가 식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네이버밴드의 모임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초창기의 열기는 분명 아닙니다. 그 이유는 만남과 대화가 이어지면서 ‘대화의 단절’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에 기인합니다. 각자 재산, 사회적 지위, 그리고 자녀, 건강 등이 다르기에, 관심사가 다를 수밖에 없으며 과거 학창시절 외에는 대화의 주제가 산만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아가 정치, 그리고 종교의 문제가 등장하면 언쟁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화의 단절이 필연적이기까지는 아니라도 불씨를 안고 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성인이 되어서 누구나 관심이 있는 분야는 단연 직업, 재산, 자녀 등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한국인의 DNA에는 정치가 깊숙이 박혀 있습니다. 한국인이 관심이 많은 분야가 대화의 주제로 오르지 않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며 부자연스럽습니다. 서로 다른 가치관과 관점이 공고히 확정된 상태에서 가장 관심이 많은 부분에 대하여 말을 하지 말라면서 ‘금기시’ 하는 것은 결국 대화가 필연적으로 단절될 수밖에 없다는 비극을 예고합니다. 동창모임에서 ‘금기’라는 정치, 돈 등에 관한 주제는 실은 인간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관심사입니다. 기쁨을 나누려는 모임이 나중에는 얼굴을 붉히는 만남으로 연결되기가 십상인 것입니다. 밴드열풍으로 촉발된 만남 자체가 차츰 시큰둥해지는 것은 이런 속성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동창밴드가 뜨거운 열기를 모았던 것은 실은 학교라는 공동체에서 ‘강제된 우정’을 공유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잘난 친구와 못난 친구도 교실이라는 공동체 공간에서 다 같이 동고동락을 했기에, 우정이라는 감정이 쌓인 것입니다. 군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내무반이라는 공동체 공간에서 반복된 훈련으로 인생의 신산을 쌓고 고생을 나눴기에, 급우와 더불어 전우의 우정은 진하게 그 감정의 여운이 길게 가는 것입니다. 직장에서 느끼는 동지애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동일한 생업전선에서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면이 있기에 유사한 속성이 있습니다.
     
    사랑은 정서적 결합에 더하여 육체적 결합까지 염두에 둔 감정 공동체입니다. 당연히 우정보다는 그 강도가 깊습니다. 그리고 우정이나 동지애보다 상대에 대한 이해의 정도도 높습니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감정도 고립된 자아가 느끼는 감정입니다. 고립된 나의 감정에서 출발하는 감정이기에, 나의 상태에 따라 가변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의 감정은 나의 감정과 동등한 정도로 교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역시 대화의 단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조진원과 홍종임이 감미로운 목소리로 부르는 ‘사랑하는 사람아’는 ‘사랑하는 사람아 나의 말 좀 들어 두 눈을 꼭 감고 나의 말 좀 들어 보렴’으로 시작합니다. 사랑의 밀어를 나누는 사이임에도 왜 나의 말을 들어보라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그것은 아무리 한몸이라도 느껴도 실은 서로가 다른 자아이기 때문입니다. 1979년에 발표된 곡이지만, 그 감미로운 곡에 담은 가사 속의 사랑에 대한 느낌은 2025년에도 동일하게 작동합니다. 참으로 사랑은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아 나의 말 좀 들어
    두 눈을 꼭 감고 나의 말 좀 들어 보렴
    따뜻한 마음을 나눠주고 믿어주고
    궂은 일 슬픈 일들을 우리 나눠 가지자
    모진풍파 헤치고 달 속의 전설을 생각하면서
    우리 사랑 하는 맘 변치 말고 믿어보자
     
    https://www.youtube.com/watch?v=54A7546SiZg

     
     
    사랑인 줄 믿었는데 이별로 돌아올 수도 있으며, 믿음으로 알았는데 배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 사랑입니다. 그것은 나의 마음과 상대의 마음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마음은 노력만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조변석개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며, 사랑은 언제나 달콤한 것만은 아니며 짜증나고 피곤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상대의 말을 차분히 듣는 것보다는 나의 말을 전달하면서 공감을 얻으려 하는 것이 사랑의 속성입니다.
     
    우정도 어렵지만, 사랑도 어렵습니다. 아니 인생 자체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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