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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미호의 전설>
    7080 이야기거리 2021. 6. 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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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고인이 된 성우 유기현이 진행하던 전설따라 삼천리라는 MBC 라디오 드라마의 대항마로 KBS의 간판 드라마로 전설의 고향이 있었습니다. ‘전설의 고향은 매주 다른 소재로 다른 배우들이 출연하는 단막극 형태의 시츄에이션 드라마로 성우 김용식의 해설이 맛깔났던 드라마였습니다. 그러나 전설의 고향에서 구미호는 마치 별개의 드마마처럼 팬들을 몰고 다녔습니다. 실은 구미호가 없으면 전설의 고향의 존재가치가 퇴색할 정도였습니다.

     

    구미호1970년대에 그 인기가 절정이었습니다. 여름이면 납량특집이라고 요란스레 2~3주 전부터 광고를 하면서 시청을 유도하였습니다. ‘전설의 고향은 원래부터 밤에 방영을 했지만, 유독 구미호가 등장하는 시간은 밤이라는 시간이 으스스했습니다. 그놈의 구미호는 왜 그렇게 여름에, 거기에 더하여 밤에, 으스스한 공동묘지에서 지나가는 행인의 간을 빼먹는지 아리송했지만, 막상 보는 사람은 등골이 오싹했습니다. 실은 오싹하지 않으면 구미호의 존재가치가 퇴색합니다.

     

    사람을 저주한다면서, 그리고 사람의 간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면서를 연발하면서도 기를 쓰고 사람이 되려고 하고, 그러다가 사람은 배신을 밥먹듯이 한다면서 사람을 저주하는 기이한(!) 습성의 구미호를 보면서 우리는 한편으로는 무서워서 벌벌 떨었고, 한편으로는 열광했습니다. 그렇게나 무서우면서도 보면 또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재미가 만점인 것이 구미호였습니다.

     

    흑백TV를 거쳐 칼라TV시대에 보는 구미호는 피아노끈이 은근슬쩍 비추고 분장이 어색하여 무섭지 않다는 느낌이 스리슬쩍 났지만, 그래도 여름이면 납량특집으로 등장하는 구미호의 매력에 온 국민이 환호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CG가 입혀진 구미호는 꽤나 호러라는 느낌으로 다가왔고, 흑백TV시절의 아련한 구미호와는 색다른 맛으로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여름이 되어도 구미호는 돌아올 줄 모릅니다. 실은 제작비에 쪼들리는 방송국의 사정을 고려하면 사극형태의 구미호는 쉽게 제작이 가능하지 않습니다. 사실감이 가득한 헐리우드 CG에 익숙한 세대의 입맛에 들려면 제작비의 압박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름이면 올드보이들은 색다른 형태의 구미호를 기다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3S_K2jBt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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