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정의의 소년 캐산’ vs. ‘신조닝겐 캐산’>
    7080 이야기거리 2021. 6. 16. 11:47
    728x90
    반응형

    전두환 전 대통령이 나도 잘한 것이 있어!’라고 항상 목청을 높였습니다. 찾다보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그나마 잘한 것이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잘한 일이 당시 방송국에서 무분별하게 일본만화영화를 수입하던 관행을 혁파한 것입니다. 일본에서 한물 간 만화영화를 수입했으면서도 이러한 사실은 꼭꼭 숨기면서 엄청난 시청률을 가볍게 얻어내서 막대한 광고수입을 올리는 것에 대하여 화끈하게 제동을 건 것이 바로 그 업적입니다.

     

    당시 방송국은 일본만화영화를 마치 국산인 양 방영을 했습니다. 특히 일본만화영화의 주제가를 그대로 베꼈으면서도 마치 한국인이 만든 노래로 둔갑을 시켰습니다. 당시 어린이들은 일본만화영화의 주제가를 도둑질한 것도 모르고 신이 나서 흥얼거리면서 골목길을 누비고 신작로를 달렸습니다. ‘마징가제트의 원주제가가 엄연히 있음에도 마상원이라는 사람이 작곡했다고 대국민 사기를 친 것은 유명합니다만, 바로 이 캐산의 주제가도 원작의 주제가를 도둑질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의의 소년 캐산으로 번역이 되어서 소개된 원제 신조인간 캐산(일본어로는 신조닝겐 캬샨으로 발음이 되나 보통 한국에서는 그냥 신조인간 캐산으로 부릅니다. 新造人間キャシャーン, しんぞうにんげんキャシャーン)’은 일본만화영화 주제가의 간판격 가수인 사사키 이사오가 불러서 만화보다 주제가가 더 히트한 작품입니다. 사사키 이사오는 은하철도 999’, ‘우주전함 야마토’, ‘과학닌자대(한국의 독수리 5형제‘)’ 등 무수히 많은 주제가를 부른 가수입니다. ‘마징가제트를 부른 미즈키 이치로와 더불어 만화영화 주제가 가수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사람입니다.

     

    캐산은 인간이 만든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왔는데, 자기의 몸을 희생하여 로보캅처럼 반은 사람이고 반은 로봇으로 변한 사이보그인 캐산이 안드로군단을 무찌르고 지구의 평화를 지킨다는 전형적인 SF플롯을 지닌 만화영화입니다. 그러나 캐산의 조수인 개로봇(그 명칭이 확실하지 않으나 당시에는 짝꿍으로 알려졌습니다)과 함께 하는 활약이 무척이나 인상적인 만화영화였습니다.

     

    당시 유명 만화가인 조항리는 캐산을 모델로 황금날개1황금날개2를 고안했다고 합니다. 말은 그럴 듯하지만, 결국은 표절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캐산만을 표절한 것이 아니라 시대 전체가 표절의 시대였습니다. ‘마징가제트를 표절하여 마징가태권’, 거기에서 태권브이가 탄생한 것은 이미 국민상식 수준입니다. 처음에는 창작을 위한 모방의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으나, 나중에는 메카로봇의 완구를 팔아먹으려고 광고효과의 극대화를 위하여 메카로봇을 표절한 의혹이 강합니다.

     

    어려서 재미있게 본 캐산인지라 요즘도 가끔 인터넷을 뒤지고 유튜브로 캐산을 찾아보는데, 일본인듯한 사람들이 한국을 비하하면서 한국인을 도둑놈(泥棒. どろぼう, 도로보)라 맹비난하는 댓글을 보면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차라리 일본어를 모르면 그냥 넘어가는데, 나름 일본어를 읽을 줄 알기에 한국인의 계정에 올린 캐산 동영상 등을 보다가 일본어로 쓴 댓글을 보기가 싫어집니다.

     

    달콤한 인생에서 이병헌의 대사처럼 당시에 만화영화를 표절하고 주제가도 표절한 분들에게 왜 그랬어요!’라고 소리를 지르고 싶습니다. 그러나 건질 것은 있습니다. 당시 정의의 소년 캐산을 부른 김봉환 버전이 일본만화영화의 간판 사사키 이사오버전보다 훨씬 훌륭하다는 점은 꼭 짚고 싶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ihOLFOhmOk

     

     

     

     

     

    https://www.youtube.com/watch?v=ZBaHzKi6Xjw&t=409s

     

     

    728x90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