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드라마의 아웃소싱과 배우의 아웃소싱>
    7080 배우 2022. 12. 25. 14:24
    728x90
    반응형

    탤런트 겸 영화배우

     

    요즘 거의 쓰이지 않는 말입니다. 이 말을 이해하려면 198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그 시절까지 각 방송국은 전속탤런트들을 공채하였고, 그 공채탤런트들 중심으로 드라마를 제작하였습니다. 반사적으로 영화배우는 원칙적으로 드라마에 출연하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올드배우들 중에서는 ‘KBS공채 몇기하는 자부심이 넘치는 분들이 꽤나 많습니다. 아무튼 과거에는 방송국의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을 탤런트라 불렀고,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을 영화배우라 불렀습니다. 당연히 탤런트 겸 영화배우라는 말은 양자가 별개라는 전제에서 성립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냥 배우라고만 합니다. 각 방송국은 물론 영화, 그리고 연극에서 활약하는 배우들을 모두 배우라고 통합하여 지칭합니다. ‘탤런트라는 말이 생기기 전에 이미 전국 유명대학에서 연극영화과가 공인된 학문으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이것을 주목해야 합니다. 국가에서 학과를 그냥 승인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연극과 영화 자체가 배우들이 활동하는 공간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연극영화과가 생긴 것입니다. 헐리우드를 빛낸 배우들 중에서 영국의 왕립연극학교(Royal Academy of Dramatic Art, RADA) 출신은 너무 많아 이루 헤아리기 곤란할 정도입니다. 여기에서도 모두 연기를 가르치는 것이며, 굳이 연극, 드라마, 그리고 영화를 구분하지 아니합니다. 모두 배우들이 연기를 하는 공간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결국 탤런트영화배우라는 구분은 방송국과 영화사라는 칸막이에서 출발한 것이라는 것이 쉽게 이해가 됩니다.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공중파 방송국들은 전속 탤런트들을 폐지히였습니다. 기존에 활동하던 각 방송국들의 전속탤런트들이 합류하여 연기활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신규 배우의 유입입니다. 과거 전속탤런트들은 각 방송국들이 공채를 통하여 채용을 했고 트레이닝까지 시켰습니다. 전속제가 폐지된 후에도 신규 배우의 유입은 필수적입니다. 케이블, 종편 방송국, 그리고 영화사까지 새로운 배우의 수요는 뜨겁습니다. 그러나 배우는 특수직입니다. 상당한 기간 연기의 연마가 필수적입니다. 연기의 습득은 단시간에는 어렵습니다.

     

    자연스럽게 신규 배우들의 젖줄로 연극판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금 드라마와 영화판을 누비는 연극배우출신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많습니다. 문성근, 송강호, 황정민, 이성민, 김윤석 등 연기파로 명성이 높은 배우들 중에서 연극판에서 연기력을 검증받아 활동무대를 스크린이나 TV화면으로 옮긴 이들이 너무 많기에 일일이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방송국들은 기존의 공채시스템에서 자체제작을 하다가 연극판에서 배우들을 아웃소싱하여 직접 또는 외주로 드라마를 제작하는 것입니다. 아무튼 방송국들은 굳이 고생해서 배우들을 찾을 필요도 없고 하드트레이닝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한편, 연예기획사에서도 연습생이라는 이름으로 배우를 양성하는 시스템도 신인배우의 젖줄입니다. 최근에는 드라마 외주제작사에서 신인배우들을 직접 조련하기도 합니다. 신인배우들의 공급처가 다양해진 것은 결과적으로 드라마나 영화의 질적 향상을 이루었습니다. 과거 공채탤런트 시절에도 연기력이 떨어지면 스르르 사라졌습니다. 드라마는 전형적인 대 국민사업이기 때문에 어색하거나 엉성한 연기력으로는 비난과 욕설만 받기 때문입니다. 방송국 외에서 외주를 받은 배우들은 연기력이라는 검증을 이미 받고 방송국에 출연하게 됩니다. 상대적으로 배우들의 연기력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시대를 막론하고 배우들은 끊임이 없는 노력을 해야 그 바닥에서 살아날 수 있었다는 결론이 가능합니다. 고 육영수 여사가 청와대에서 드라마를 보고 방송국에 직접 전화를 했다는 유명한 일화는 드라마가 전 국민의 동반자였다는 점을 직접적으로 밝혀주는 것이지만, 그 이전에 연기력과 연출력이 담보되지 않으면 가혹한 비판의 대상이 된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암시하고 있습니다. 직접제작이냐 외주제작이냐를 불문하고 오랜 기간에 걸쳐서 방송국은 드라마 제작의 축적된 노하우를 갖기 마련입니다. 최근 K-드라마의 약진은 이러한 드라마제작의 역사를 빼고는 설명하기 곤란합니다. 넷플릭스는 물론 디즈니플러스에서 한국을 아시아 드라마제작의 전진기지로 삼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을 빼고 설명하기 곤란합니다.

     

    요즘 국뽕이 남발되면 무척이나 거북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과도한 국뽕은 사실 자체를 왜곡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방송국이 드라마제작 자체를 외주 주거나, 배우들을 직접 뽑지 않아도 끊임이 없이 훌륭한 배우들이 양성되는 것, 그리고 드라마의 퀄리티가 전반적으로 향상되는 현실을 주목해야 합니다. 드라마의 대본이 아무리 훌륭해도 배우들이 소화를 시키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아마도 한국인의 DNA에는 드라마DNA가 존재하는가 봅니다.

     

     

     

     

     

    728x90
    반응형

    '7080 배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식샤를 합시다’, 그리고 이수경>  (0) 2023.04.11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