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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골매의 이 노래 : ‘오해’>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4. 11. 8. 13:21728x90반응형
진중권은 평생 남을 헐뜯고 조롱하면서 인생을 낭비하는 사람이기에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고장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듯이, 진중권도 어쩌다 맞는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실은 맞는 말을 넘어 명언에 속하는 말을 진중권이 남긴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무지한 사람은 절대로 이길 수 없다, 라는 진중권의 말입니다. 무지한 사람, 게다가 굳은 신념이 있는 사람은, 전혀 설득이 되지 않으므로 이길 수가 없습니다. 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사람을 설득하는 것은 남북통일보다 훨씬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공자가 살던 시대에도 무지함은 공포정치보다 무섭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사람에게 가장 근원적으로 보편적인 정서의 으뜸은 단연 사랑입니다. 사랑은 따뜻하고 가슴이 설렙니다. 나이를 먹어도 사랑이라는 감정은 사그러들지 않는 영생불멸의 감정입니다. 사랑이 있어서 어둠을 저 멀리 쫓아내고 세상은 밝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한 가지 감정이 아닙니다. 게다가 감정의 농도도 제각각입니다. 나는 뜨거워도 상대의 감정은 미지근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무관심할 수도 있습니다. 불기둥과 같은 내 사랑과는 달리 상대는 나를 이용하려는 야비함의 발로일 수도 있습니다. 내가 관심 자체가 없었어도 상대를 나에게 헌신적일 수도 있습니다. 오해는 내가 느끼는 감정과 인식이 상대가 느끼는 그것들이 불일치하는 상태입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기중심적입니다. 사람이 자기중심적이고 보편적인 정서가 아니라면, ‘Egocentrism’이라는 영어 단어 자체가 없었을 것입니다. 영어사전에는 ‘Egocentrism is a quality of being overly interested in oneself, at the expense of other people.’라고 설명을 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하여 ‘과도하게’ 관심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고 하지만, 그 과도한 경우의 기준은 없습니다. 추상적인 기준을 나열한 것으로서, 사람은 결국 자기중심적인 것이 본능의 영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해라는 악마가 생성될 수밖에 없습니다. 굳이 상대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기에, 오해가 생겨도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심지어 오해가 생겼어도 그 오해가 생긴 사실조차 모르는 것이 사람의 숙명입니다.
송골매의 ‘오해’는 단지 꾸벅꾸벅 잠이 들면서 오해가 시작되었다고 가사가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가사 자체가 오해를 불러일으킵니다. ‘창가에서’ 잠이 들었다고 하는데, 방안의 창가인지 방 밖에서 창가를 향한 것인지 오해를 낳습니다. 그리고 잠이 들었다고 하여 애인이 돌아서서 화를 내는 상황도 오해를 불러일으킵니다. 졸리면 자는 것이 사람의 본능이며, 잠자리를 봐주는 것도 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미워하기에 애인이 졸았다는 말도 영 어색합니다. 송골매의 ‘오해’ 자체가 모호하고 오해하기가 십상입니다.
늦은 밤 창가에서 너를 생각하다가
나도 몰래 꾸벅꾸벅 그만 잠이 들어버렸네
화를 내며 돌아서던 네 모습이 마음에 걸려
꿈 속에서 찾아가네 터벅터벅 찾아가네
만나면 말해야지 너를 미워한 게 아니었다고
https://www.youtube.com/watch?v=_yJlMC0Q43g
송골매의 ‘오해’는 구창모가 솔로로 독립하면서 잔존 멤버들로 만든 노래입니다. 송골매는 특이하게도 구창모가 솔로로 독립하여 대박을 내고, 동시에 잔존 멤버들도 앨범의 상업적 성공을 이룬 록그룹입니다. 한국 록그룹 사상 무척이나 이례적인 경우입니다. 이것은 보컬이 구창모와 배철수라는 2인 체제였기에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록그룹도 가수이기에, 결국은 보컬이 중심이 되기 마련입니다. 그 오랜 기간 역사를 지닌 팝의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송골매의 ‘오해’는 노래 제목답게 가사의 오해를 불러일으켰지만, 메인 보컬이 독립을 해도 잔존 멤버들의 활동으로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기존 록그룹 생성에 대한 오해를 완전하게 깬 노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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