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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태규의 이 노래 : ‘My Way'>
    7080 이야기거리 2021. 7. 1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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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태규 본인은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윤태규를 2005년 여름 대전 엑스포랜드 야외공연장에서 실제로 만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야외공연장에서는 전문MC 김승현이 대전MBC인가 TJB이던가 정확하게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지역방송의 가요프로그램의 MC를 맡았는데, 그 프로그램의 게스트로 윤태규가 등장했습니다.

     

    2005년은 제가 차를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고향 대전에서 치료차 요양을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몸이 완쾌되어서 어머님과 대전엑스포랜드에 머리를 식히러 갔던 것이 당시의 상황이었습니다. 오전 11시경에 도착해서 놀이열차나 기구 등을 타다가 점심을 먹고 우연히 야외공연장 쪽으로 향하다가 남자 가수 두 분이 번갈아가면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을 봤습니다.

     

    그래도 가수인데, 연습하는 것이나 보자면서 어머님이 야외무대의 간이의자에 앉아서 보자고 했습니다. 당시 야외무대의 간이의자 주위는 햇볕이 직접 쬐는 곳이라 무척이나 더웠지만, 가수의 노래를 직접 듣는다는 즐거움에 어머님이 연습공연, 일명 리허설을 보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당시 녹화는 밤에 했음에도 낮부터 가수들은 리허설을 했던 것입니다. 아무튼 그때 노래를 부르고 저와 어머님이 있는 간의의자 쪽으로 문제의 가수(!)가 왔습니다. 여름인데도 선글라스 차림에 무대용 긴팔 셔츠와 재킷을 걸친 것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는데, 당연히 그가 윤태규였습니다. 여담으로 다른 한 분은 애증의 강을 부른 김재희였습니다.

     

    얼떨결에 일어나서 인사를 했는데, 저는 누구신지를 물었습니다. 태진아나 송대관이라면 물을 필요가 없지만, 당시 그는 무명가수였기에 무심코 물었습니다. 나름 가수인데, 간이의자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이 자신을 몰라보자 당황했던 듯,

     

    윤태규입니다!’

     

    라는 씩씩한 소리를 냈습니다. 솔직히 그때까지 윤태규라는 이름은 전혀 몰랐습니다. 그래서 그냥 의례적인 인사를 나눴습니다. 아무튼 밤에 녹화를 함에도 낮부터 열심히 리허설을 하는 윤태규의 ‘My Way'를 라이브로 무수히 듣게 됐는데, 이상하게 듣자마자 처음 듣는 노래임에도 귀에 착착 감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가사가 귀에 쏙쏙 들렸습니다. 그리고는 ‘My Way' 속의 자아가 윤태규 그 자신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처음 듣는 노래임에도 뭔가 가슴이 찡했던 것은 윤태규의 ‘My Way'가 적어도 이 순간까지는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그 후 서울에 와서 여기서 저기서 ‘My Way'를 듣게 되었습니다. 노래방에서 ‘My Way'를 부르는 동료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 노래의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My Way'하면 파블로프의 조건반사정도로 프랭크 시나트라가 연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유명세를 슬쩍 차용한 것이 아닌가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My Way'를 프랭크 시내트라가 전세를 낸 것도 아니고, 자신만의 길을 가겠다는 다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미쳤고, 그냥 반감은 스르르 누그러졌습니다.

     

    윤태규의 이 노래 ‘My Way'는 곡 자체가 착착 감기는 명곡이기는 하지만, 가사가 진심이 담겨서 부를 때마다 새로운 다짐을 이끌곤 합니다. 한국처럼 오지랖이 넓은 사람이 많고 남에게 훈장질을 해대는 사람이 많은 풍토에서 자기만의 길을 가기는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특히나 잘나가는 사람이 지인이라면 괜히 자기와 억지로 과장된 인연을 과시하거나 깍아내리기가 일쑤인 특수한국적인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남의 시선을 무시하고 제 갈 길을 가라는 서당의 훈장님같은 소리는 누구나 흔히 들으며 또한 자신도 그렇게 남에게 훈계를 하지만,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것처럼 어려운 것이 없습니다. 아예 무인도에서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남의 헐뜯는 소리에 불같은 화를 내는 것이 평범한 소시민의 심정입니다. 그래서 ‘My Way'라는 말 자체가 비현실적인 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무수히 설정하고 좌절하는 우리의 삶이 현실일진대, 남들의 시선을 애써 외면하면서 ‘My Way'를 가끔은 불러볼 수 있는 호기가 있어야 사는 재미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My Way'는 어울려 사는 인생에서 의미가 있는 말입니다. 로빈슨 크루소는 자신의 삶 자체가 ‘My Way'이기에 이런 말도 다짐도 필요 없습니다. 어우러져 남과 부딪히면서 갈등과 좌절을 겪는 삶이라야먄 ‘My Way'를 불러보고 싶은 것입니다. 그러나 ‘My Way'는 단순한 단어이지만, 누구에게나 현실에서는 무척이나 어렵다는 것을 죽을 때까지 느끼는 말일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Q2svwjy0c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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