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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의 이 노래 : ‘지금은 알 수 없어’>7080 가수 2023. 4. 8. 01:57728x90반응형
송무백열(松茂栢悅)이라는 한자성어가 있습니다. 친구가 잘되면 기뻐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친구가 잘되면 기뻐하는 마음도 있지만,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기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부러움을 넘어 배가 아픈 감정도 악마처럼 또아리를 틀고 나옵니다. 오만가지 복합감정을 느끼는 것이 사람의 실체입니다. 같은 록밴드 멤버사이라고 다를 리가 없습니다.
1992년은 록그룹 ‘시나위’ 출신의 서태지와 김종서가 모두 대박을 친 해였습니다. 연초에 둘은 어금지금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먼저 서태지가 ‘난 알아요’를 들고나와 대박을 넘어 초대박을 쳤습니다. 후일 ‘문화대통령’이라는 칭송까지 들을 정도로 초대박을 친 앨범이었습니다. ‘서태지 신드롬’이라는 말이 밤하늘의 별처럼 언론에서 오르내렸습니다. 서태지의 ‘난 알아요’가 방송국에서, 그리고 길거리에서 시들할 즈음에, 김종서의 ‘지금은 알 수 없어’가 소리없이 그 뒤를 따랐습니다. 묘하게도 둘은 랩과 발라드라는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모습으로 히트했습니다. 록그룹 출신성분은 어디 가지 않습니다. 둘은 록이 바닥에 깔린 음악입니다. 록을 베이스로 한 랩이고, 록발라드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hMV-wgN4pM
묘한 비교점은 가사의 내용에도 있습니다. ‘난 알아요’는 사랑의 감정이 시작되는 점이고, ‘지금은 알 수 없어’는 사랑의 감정을 뒤로 하고 헤어지고 난 후에 느끼는 감정을 노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랑의 감정은 밀당이 있기 마련이고, 시작이 곧 끝이고 끝인가 하면 다시 시작하는 알 수 없는 묘한 감정이기에 냉정한 구분이 어렵기는 하지만, 일단 다르기는 합니다. 공통점은 거기에서 그치지 아니합니다. 둘은 1990년대를 상징하는 랩과 발라드 공존의 시대를 연 작품이라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물론 1990년대의 발라드의 상징성은 신승훈이 더 강렬하기는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알 수 없어’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엉뚱한 사건으로 인하여 더욱 인기(!)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어느 라디오 방송에서 그 방송을 듣던 청취자가 ‘My love 부디 나를 잊어줘’라는 가사를 ‘라일락 부디 나를 잊어줘’라고 착각을 발설하여 인기에 기름을 부었던 사건입니다. 다른 방송에서도 이를 두고두고 방송소재로 재활용(!)을 하였고, 코미디 아이템으로도 무수히 각광(!)을 받았습니다. 다른 가수와는 달리 방송출연에 열을 올리지 않았던 김종서가 졸지에 인기를 누린 비결(?)이 되었습니다.
둘이 서로 의기투합했는지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묘하게도 둘은 방송국의 갑질에 당당하게 맞서는 가수로도 명성이 높았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방송국이 슈퍼갑으로 군림해서 두발이나 복장까지 지적질(!)을 하는 것이 당연시 되었지만, 서태지와 김종서의 반항 이후에 연예인의 패션이 자유로워졌습니다. 서태지는 한술 더 떠서 레코드사의 갑질관행도 시정(!)을 했습니다. 김종서의 ‘지금은 알 수 없어’는 노래 자체로도 빼어난 곡입니다. 그러나 노래를 둘러싼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너무나 많아서 그 이면의 스토리도 흥미를 불타오르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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