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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유성 : 기인(奇人)과 자유인 사이에서>
    7080 코미디언/7080 남자코미디언 2024. 1. 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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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에서는 콩글리시를 대하는 태도가 변했습니다. 과거에는 입시를 위한 수험영어가 대세이기에, 콩글리시는 나쁜 것이며 사용하지 말라는 분위기가 주류였습니다. 그러나 사투리도 한국어의 일부인 것과 마찬가지로, 콩글리시도 광의의 영어라는 인식이 지금은 대세입니다. 콩글리시는 일종의 사투리 영어이자 로컬 잉글리시로 볼 수 있습니다. 영어가 글로벌 랭귀지라면 당연히 로컬 잉글리시의 하나인 콩글리시도 잉글리시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IMF 구제금융을 위해서 한국에 도착해서 프랑스어가 잔뜩 묻은 억양의 깡드쉬 당시 IMF 총재의 영어발음을 두고 이건, 영어가 아니라고 말한 한국인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발음이 정통 영어 발음과 거리가 있는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의 영어는 네이티브 스피커도 인정하는 고급영어입니다. 어휘가 조잡하든 철자나 문법적으로 틀렸든 관계없이 영어는 다른 언어와 마찬가지로 용광로처럼 녹여서 이를 품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수험영어에서는 옥스퍼드사전의 영어를 원칙으로 인정하여 시와 비를 가리겠지만, 일상언어로서의 영어는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 그래서 자칭 개그맨이라는 콩글리시를 만든 전유성의 재평가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셈입니다.

     

    전유성 본인이 자신을 자유분방한 삶을 산다고 했듯이, 전유성의 인생은 흥미가 넘쳐서 폭발할 수준입니다. 카피라이터, 개그작가, 개그맨, 배우, 공연기획자, 여행가, 저술가 등 다양한 인생이력이 그의 자유인으로서의 삶을 방증합니다. 자유분방한 삶은 그의 기행(奇行)과 동전의 양면처럼 연결되어 있습니다. 꽤나 성공한 연예인이기에, 실제로도 그는 돈을 꽤나 벌었다고 고백을 하지만, 흔히 보는 재테크를 통하여 건물주 등 자산증식에는 도통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입담 좋은 전유성의 어록을 아무리 추적해도 재테크에 대한 대목은 실제로도 찾기 어렵습니다. 통장에 돈이 쌓이는 듯하면 장기간 해외여행으로 돈을 탕진한다거나 후배들에게 술과 음식을 사주면서 주머니를 가볍게 만드는 기행만이 보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m1Itynr10I

     

    70을 넘어 늙어가면서도 지인의 집에서 식객으로 기숙을 한다거나 월세를 전전하면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것이 전유성의 트레이드마크인 자유분방함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이해관계에 투철한 것이 자본주의 국가 한국에서의 인생교훈일 수밖에 없음에도 그를 따르는 후배들이 많다는 것은 물심양면 후배들에게 베풀었다는 방증입니다. 청도군을 미련없이 떠나 남원에 정착했다는 것은 실은 청도군에서 잃을 재산이 없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남원에 정착해서도 아직도 자유인, 그리고 기인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의 살림살이도 값진 것은 찾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는 인생 자체를 자유인으로, 그리고 개그맨으로 살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전유성 개그는 촌철살인이라는 말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촌철살인은 고정관념의 탈피에서 시작합니다. 개그의 본질은 누구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뒤틀고 뒤집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평범한 것에서는 웃음이라는 인자를 추출할 수 없습니다. 비정상인 것이 실은 웃음의 원천입니다. 광대나 바보가 웃음을 짓게 만드는 것은 비정상적인 것이라는 점입니다. 심형래가 그랬고, 그 이전에 배삼룡, 그리고 이주일이 그랬습니다. 그런데 전유성 개그는 행동이나 몸짓이 아닌 발상의 전환으로 이어진 말로서웃음을 유발하는 것에 본질이 있습니다. 다양한 사고는 저절로 축적되지 않습니다. 전유성은 독서량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는 아이디어 뱅크의 원천은 부단한 독서에 있다고 자화자찬합니다.

     

    그는 성공한 연예인입니다. 연예인으로서의 삶을 살면서 세상에 이름 석자를 남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끊임이 없는 노력이 뒷받침이 없으면 인기란 허공으로 사라집니다. 70이 넘어서도 개그를 연마하는 것은 단순히 자유인으로 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는 아직도 현역 개그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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