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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원의 이 노래 : ‘솔개’>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1. 11. 6.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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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로빈 윌리암스가 주인공 키팅 선생님역으로 명연기를 펼친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극중 키팅 선생님이 시의 의미에 대하여 진지하게 묻는 장면이 무척이나 인상적입니다. 시의 의미란 단순히 교과서 속의 박제화된 시가 아니라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을 형상화한 것이 시라는 시의 본연의 의미를 환기시키면서, 중의적으로 일상에서 당연하다고 관성화된 일상의 의미 자체에 대하여 진지하게 묻는 방식으로 학생과 학교의 기존의 고정관념을 타파할 것을 주문하는 것이 극중 키팅 선생님의 학생들에 대한 가르침이었습니다.

    우리는 시란 시인이 쓴 것, 그리고 교과서 속에서 실린 것만이 시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습니다. 실은 학교에서 점수를 따려고 억지로 공부했던 것이 시였습니다. 교과서가 인생을 전부 담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교과서 속의 시만이 시의 전부가 아님에도 그냥 시라는 것의 의미를 잊고 살았습니다. 실은 그냥 관심 자체가 없는 사람이 태반이었습니다.

    그러나 시라는 것은 키팅 선생님의 가르침처럼, 교과서에 등장해야 비로소 시가 되는 것도 아니고 저명한 시 평론가가 설명을 해야 시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시는 누구나 자유롭게 지을 수 있고, 감상할 수 있으며, 자유롭게 그 의미를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리학이 지배하는 조선에서는 시의 의미를 자유롭게 해석할 수 없었습니다. 주자가 해석하는 경전의 의미와 달리 해석을 하면 ‘사문난적’이라는 낙인을 받기까지 하였습니다. 키팅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책상위로 올라가라고 시키는 것은 고정관념을 깨라는 요구였습니다.

    저명한 시인의 시가 대중가요로 변신을 한 경우가 꽤나 됩니다. 송창식이 작곡한 ‘푸르른 날’이 대표적입니다. 김소월의 시도 대중가요의 옷을 입은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대중가요의 가사를 시로 이해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중가요를 만드는 사람들은 열등하다는 은연중의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중가요의 가사 중에서 밀도 높은 철학적 인식이 담겨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어조탁의 측면에서도 발군의 가사를 담은 것도 많습니다. 괜히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이 아닙니다.

    이태원의 대표작 ‘솔개’는 곡도 훌륭하지만, 의인화한 솔개의 시각으로 인간세상의 의미를 관조하는 것을 발상으로 쓴 가사가 무척이나 훌륭합니다. 쉬운 리듬으로 기타를 배우면서 무심코 배운 것이 ‘솔개’의 가사였지만, 두고두고 음미를 하고 되새김을 해볼 때마다 이거 물건이네!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훌륭한 가사입니다. 이태원은 1980년대 이후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는 못했지만, ‘솔개’라는 훌륭한 곡을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가수의 존재감을 남겼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vko5iI9W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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