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활주로의 이 노래 : ‘탈춤’>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1. 11. 13. 08:05
    728x90
    반응형

    백발이 머리를 덮어서 이제 ‘배철수 옹’이라 불러야 하는 ‘청년 대학생 배철수’가 대학생 시절에 항공대의 그룹사운드 ‘활주로’의 멤버로 불렀던 ‘탈춤’이 유튜브에 올라왔습니다. 배철수라는 인물은 지금은 누구나 알 수 있지만, 막상 그가 불렀던 ‘탈춤’이라는 것이 이제 너무나 생소합니다. 과거 1980년대 대학가에서 탈춤 써클활동(1990년대부터 ‘동아리활동’으로 바뀌었습니다!) 등을 비롯하여 마당놀이, 방송국 공연 등에서 흔히 보던 탈춤은 2000년 전후로 하여 대학가에서도 보기 어렵고, 방송에서도 보기 어렵습니다. 실은 국악프로그램 등 전통문화 자체가 방송에서 거의 퇴출되다시피 했습니다.

    대중가요같은 대중문화는 시대상을 반영합니다. 너무나 당연해서 도리어 우스운 감이 있을 정도로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활주로’의 ‘탈춤’은 당시대의 대학생들의 ‘탈춤’에 대한 시각을 반영하는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탈춤 자체가 낯선 언어입니다. 1980년대까지 대학가에서도 인기만점이었던 탈춤이 시큰둥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대학생들의 취업 자체가 요즘과 달리 쉬웠던 까닭에 취미활동이 가능했다는 점, 탈춤이 기성체제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기에 민주화운동의 일환으로 탈춤이 각광을 받았던 점, 전두환 정부의 전통문화계승이 국정의 일환으로 강조되었던 점 등 다양한 요소를 지적할 수 있습니다. 

    ‘활주로’의 탈춤은 1978년에 등장한 곡이지만, 대힉생들이 탈춤에 열광하는 분위기는 박정희 정부를 넘어 1980년대 전두환 정부까지 이어졌습니다. 탈이나 가면 등 얼굴을 가리는 장치는 익명을 보장하게 하여 기성체제를 거리낌이 없이 비판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합니다. 과거 탈춤의 주인공인 ‘말뚝이’가 양반유생의 위선과 무능을 비난했던 탈춤마당이 7080시절에는 군사정부의 독재와 인권탄압을 비난하는 탈춤마당으로 변신을 했습니다. 그래서 탈춤이 ‘의식화교육의 산실’이라 하여 정부당국에서 탈춤써클활동을 하는 대학생들을 좌익분자라고 낙인을 찍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나 저항의 상징으로 활동했던 586 등 과거 대학생들이 편하게 시절을 살았노라고 2030세대들에게 비난을 받는 것을 보면 세상은 참으로 아이러니입니다. 과거에는 100만 수험생 중에서 겨우 20만명 내외만 4년제 대학에 진학을 할 수 있었지만, 대학 미진학자들에게도 다들 취업의 문이 열렸습니다. 저개발국의 고도성장기였고, 중국이 도약을 하기 전이라 한국은 인력난에 시달렸기에 취업이 상대적으로 쉬웠던 것이지 그 시대가 그냥 살아가기가 편한 시기는 아니었음에도, 대기업이나 공무원, 공공기관의 사무직 등 특정 직군만을 선호하는 2030세대의 막연한 비난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당시에는 단칸방 신혼살림이 서민들의 당연한 신혼코스였고, 주60시간의 근로가 당연시 되는 시대였습니다. 그 시대의 인생도 무척이나 고달팠습니다.
       

    7080세대들이 선진국이라고 부러워했던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의 상황을 보면, 청년취업난은 한국에 국한된 것도 아님에도, 심지어 고도성장의 길을 걷고 있는 중국조차도 ‘탕핑’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청년 취업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음에도, 2030세대의 막연한 비난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자신들의 부모세대들 또는 인생선배들에게 예의가 아닙니다. 비판은 이해를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586세대 전체 세대들 중에서 대졸자는 20% 내외이고, 그 중에서 운동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한데 586세대들 전체를 비난하는 것도 의문입니다.

    귀하게 자란 세대들이 편한 직장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편하고 평생 근무가 가능한 직장은 빛의 속도로 줄고 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술의 발전이 인간을 편하게 한다는 말이 무색합니다. 그래서 과거의 탈춤이 2030세대들에게는 저항의 상징이 아닌 낭만의 상징으로 보여지는 것은 슬픈 자화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h4eOB-pRFo

    728x90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