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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완의 이 노래 : ‘어머니와 고등어’>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1. 10. 1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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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로가수 현미가 미8군 무대에서 얼떨결에 올랐을 때, 아는 팝송이 별로 없어서 엉성하게나마 아는 'hometown'이 가사에 들어가는 팝송을 엉성한 발음으로 불렀답니다(슬프게도 그 팝송의 제목은 기억이 가물거립니다). 그런데 노래를 듣던 앳된 미군병사가 주르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향을 그리워하는 것은 만국공통이라는 것을 알았답니다. 사람 사는 곳은 다 거기서 거기이며, 정서가 완전하게 차이가 나기가 어렵습니다. 서양언어도 동양언어도 아기가 맨 처음에 배우는 말이 ‘엄마’라는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죽으면서 생각나는 것이 엄마라고 합니다.

    영국의 전설적인 록그룹의 팝 역사상 최고 명곡 ‘Bohemian Rhapsody'는 사형수의 이야기인데, 노래말의 화자가 죽음을 기다리면서 말을 하는 상대방은 다름 아닌 엄마입니다. 톰 존스가 리메이크해서 유명한 ’Green Green Grass Home'도 장기수가 고향과 엄마, 그리고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이렇게 가족애가 소재가 된 노래는 의외로 많지는 않습니다. 비록 가족애가 인간의 본능이기도 하지만, 대중가요화하기 쉬운 가벼운 주제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경쾌한 대중가요의 신명과 흥에는 그리 어울리지 않기도 합니다.

    그런데 김창완이 부른 ‘어머니와 고등어’는 경쾌한 리듬으로 엄마의 자식사랑과 자식의 엄마사랑이 완벽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냉장고에 담긴 고등어는 엄마의 자식사랑을 상징하고 있고, 그 고등어를 보면서 엄마의 사랑을 느낀 아들이 엄마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낮게 코를 골고 주무시는 엄마의 소중함을 아들은 절절하게 깨닫는다는 내용을 이렇게나 간단한 가사로 풀어냈습니다. 

    고등어는 국민생선으로 고급어종은 아닙니다. 서민부터 갑부까지 모두 즐기는 생선입니다. 고등어라는 평범한 음식으로, 게다가 모든 가정에 보급된 냉장고에 절여진 고등어로 엄마의 사랑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 실은 쉬운 것이 아닙니다. 평범함을 가지고 비범함을 그리는 것이 예술가의 능력입니다. 그리고 대중가요의 힘입니다.

    김창완은 평범한 일상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사랑과 인생을 추출하여 노래로 형상화하였습니다. 사랑타령이 일색인 대중가요에서 이처럼 다양한 소재로 노래를 만들어 내는 것은 정녕 대단한 능력입니다. 그리고 트로트풍으로 일관한 1979년대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록음악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김창완은 따라부르기 쉬운 단순한 리듬으로 대중성을 높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담긴 메시지는 경박하거나 통속적인 사랑타령일색이 아니었습니다. 어렵고 무거운 주제를 쉽고 간명하게 풀어내는 것이 김창완의 가수로서의 진가입니다.

    그러나 슬프게도 김창완은 가수로서의 활동은 접어두고 언제부터인가 배우로 전직을 했습니다. 연기자협회의 정식 회원이기도 합니다. 가수로서의 간결함의 미학을 연기에서도 그대로 보여주는 김창완은 대중에게 크게 각인 되어지지 않은 숨은 재주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김창완은 1980년대 송골매, 들국화와 더불어 한국 록음악을 대표하는 그룹 ‘산울림’의 리더로만 기억하고 싶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7WfxJbR2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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