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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민의 이 노래 : ‘골목길’>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1. 9. 18.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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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는 무대에서 짧은 시간에 사랑이나 이별과 같은 인생사에서 생기는 감정을 담은 노래를 서사적으로 표현하는 연극배우와 유사한 속성이 있습니다. 반주가 곁들여지기에 뮤지컬과 더 유사사하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하겠지만, 무대 위의 가수는 언제나 독백만을 하기에 집단공연의 속성이 있는 뮤지컬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아무튼 그런 속성이 있기에, 가수는 자신이 부르는 노래와 앙상블을 이뤄야 합니다. 가수 자신의 이미지, 그리고 목소리와 그 목소리를 통한 감정의 표현과 노래가 궁합이 맞아야 대중이 호응을 합니다. 노래에 감정을 싣고 영혼을 불어넣으며 노래의 분위기에 맞는 분장을 하고 의상을 맞추는 것은 가수다 노래와의 물아일체를 위함입니다. 그 일련의 작업은 결국 노래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입니다.

     

    그런데 그 일련의 작업 중에서 무엇보다도 그 노래에 맞는 가수의 타고난 목소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청소년기의 안타까운 사랑의 감정을 싣는 노래에 지긋한 현철의 목소리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발랄한 외모의 걸그룹이 인생의 의미를 되새김하는 조용필의 하공을 부른다면 그 어색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1980년대 후반에 등장한 이재민의 골목길은 기본적으로 잘 만든 노래에 풋풋한 청년기의 안타까운 사랑의 감정을 풋풋한 목소리의 이재민이 불러서 대박이 난 노래입니다.

     

    이재민은 골목길로 화끈하게 떴습니다. 그러나 이재민은 그 이상의 성장은 어려웠습니다. 그 이유는 청년기의 모습에 최적화된 그의 목소리는 골목길에서는 극대화가 될 수는 있지만, 성숙함을 그려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아역배우가 성인배우로 인착하기 어려운 것이 아역배우 시절에 최적화된 이미지를 구축한 아역배우가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새로운 캐릭터를 창출하지 못하여 배우로서의 상품성을 상실한 것과 유사합니다. 이미지의 변신은 배우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재민의 골목길은 당대에도 대박이 난 곡이지만, 가요사에서도 주목할 전환점이 된 노래이기도 했습니다. 그것은 신디사이저 반주를 본격적으로 활용한 곡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그 시대에도 신디사이저 자체는 존재했지만, ‘골목길에서 상업적으로 성공한 신디사이저 반주는 그 이후에 컴퓨터와 결합하여 완전체로서 등장한 신디사이저의 출현을 촉진한 촉매였습니다. 그 이전 세대까지 어쿠스틱악기로 구현한 아날로그음악에서 도약하는 계기를 형성하였습니다. 그리고 댄스음악에서도 완전하게 트로트코드를 벗어난 계기가 된 곡이기도 했습니다.

     

    윤수일이 자신의 락을, 당시를 관통하는 트로트코드가 담겨 있기에, ‘락뽕이라 부를 정도로 1980년대 중후반까지는 트로트코드가 가요계의 대세였습니다. 그러나 골목길은 트로트코드를 완전하게 배제헸습니다. 트로트가 더 열등하다거나 나쁜 음악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트로트일변도로는 가요의 질적 성장이 어려웠습니다. 무엇보다도 음악시장의 큰손인 청소년의 유입을 가로막았습니다.

     

    골목길의 상업적 성공으로 아날로그 신디사이저에서 디지털 신디사이저 음악으로의 성장이 가능해졌습니다. 특히 그 이후 컴퓨터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신디사이저의 등장으로 노래의 반주가 현란해졌고 다양한 음악적 실험이 가능해졌고, 그 음악적 실험은 가요의 질적 성장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음악 자체가 도약을 했습니다. 그 도약으로 이제 과거의 현란한 현주를 과시하는 기타리스트의 손에서 만들어지는 반주보다는 보다 다양한 음원에서 만들어지는 노래가 등장했습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BTS‘Fake Love' 등과 같은 노래는 컴퓨터가 반주를 하는 노래입니다. 이제 현란한 세션맨의 테크닉이 필요한 시대가 아닙니다. 오로지 노래 그 자체로만 승부를 봐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실은 빌보드차트에서 컴퓨터음악이라 하여 순위에서 푸대접을 받지도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음악팬은 듣기 좋기만 하다면 반주가 어떤 것인가는 전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시대입니다.

     

    이재민의 골목길이 없더라도 디지털음악 자체는 출현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재민의 골목길이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않았더라면 한국의 디지털음악의 광범위한 발전은 더뎠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0z3A99E3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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