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규의 이 노래 : ‘조약돌’>

다음 유튜브 동영상에는 1980. 1. 20.자 KBS의 ‘여의도청백전’이 게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MC인 박상규와 명현숙이 열심히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박상규는 이미 이 시절부터 본업인 가수보다 MC로 전직하였습니다. 맑은 얼굴에 친근감이 넘치는 명현숙과 감정의 과장으로 흥을 돋구는 ‘여의도청백전’은 제가 자주 본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물론 이 방영분도 보았습니다. 40년이 더 지난 프로그램을 보면서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blvjZr0W9A

 

 

위 방영분에는 미모에 비하여 뜨지 못한 비운의 가수 오정선이 번안곡인 ‘마음’을 부르는 인상적인 장면이 있습니다. 실은 오정선의 근황이 궁금해서 유튜브 검색을 하다가 덩달아 박상규를 보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박상규는 실제 나이에 비하여 노숙한 인상이 있었습니다. 요즘 같아서는 한창 나이임에도 일찍 머리가 센 까닭에 당시에도 그냥 아재같은 인상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재치있는 입담으로 박상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그냥 재미가 있었습니다.

 

박상규는 MC 이전에 ‘조약돌’이라는 히트곡을 주야장창 불렀습니다. 그 외에 ‘친구야 친구’라는 히트곡도 있었는데, 히트곡이 그리 많지 않은 가수의 숙명인지 그는 ‘조약돌’과 ‘친구야 친구’를 각종 무대에서 번갈아 불렀습니다. 당시에는 가수가 노래가 뜨면 대부분 ‘밤무대’에서 대박을 치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실은 그러한 내용이 주간지나 일간지에 당연한 것으로 소개가 되는 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후속 히트곡이 나오면 방송국에서 자기의 노래를 소개하면서 인기를 유지하다가 밤무대로 돌아가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지금은 케이블이나 종편, 그리고 넷플릭스, 유튜브 같은 다양한 플랫폼이 존재하지만, 당시의 방송국이란 그 영향력이 절대적인 플랫폼이었기에, 가수는 껌값 수준의 출연료만으로도 감지덕지 출연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천하의 나훈아나 조용필도 1980년대에는 각 방송국의 주말버라이어티쇼에 뻔질나게 출연을 했습니다. 방송국의 눈밖에 나면 가수생활이 지장이 있을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박상규는 ‘조약돌’의 인기가 사그라들면서 후속 히트곡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밤무대가수로 만족하면서 어쩌다 방송국이 부르면 흘러간 히트곡인 ‘조약돌’을 불러야 했던 우울한 시절을 보내야 했습니다. 실은 그것이 대다수 가수의 숙명이었습니다. 그러나 박상규는 MC라는 발군의 영역을 개척했습니다. 그래서 백발을 흩날리면서도 매끄럽고 재기가 넘치는 입담으로 오랜 기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물론 나이가 더 들면서 MC자리도 내려올 수밖에 없었고, 그냥 생계차원에서 식당과 술집을 경영하였습니다.

 

가수란 인기가 있으면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 있지만, 인기가 식으면 생계 자체가 곤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차가워진 인기에 방황을 했던 가수가 마약에 빠지거나 자살을 택하는 경우를 우리는 무수히 보았습니다. 그러나 박상규는 가수에서 MC라는 자리로 안착을 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누렸습니다. 물론 본인의 부단한 노력과 재능이 바탕이 된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연예인으로서 롱런을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sYkd3Uyk2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