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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 시절의 10대가요제>7080 이야기거리 2021. 12. 26. 21:20728x90반응형
요즘 각 방송국에서 연말 연예대상 시상식을 하고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름은 비록 다르지만, 연예대상의 시상식이 거행되는 것 자체는 동일하지만, 과거 1970~80년대 황금시청률을 과시하던 그 시절의 연예대상과는 그 위상이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흑백으로 방영되었음에도 지금보다 훨씬 화려했던 그 때 그 시절의 연말 연예대상 중에서 간판격인 시상식은 단연 ‘10대가요제’였습니다. ‘10대가요제’는 극적 효과의 정점을 노려서인지 매년 12월하고 마지막 날인 31일에 거행을 했습니다. 새해가 밝아오기 몇 분 전에 하이라이트인 ‘가수왕’을 뽑고, 곧바로 종각의 타종식이 거행되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10대가요제’에 등장한 가수는 무수히 많았습니다만,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가수는 조용필과 혜은이입니다. 둘 다 ‘가수왕’으로 호명이 되자 눈물을 펑펑 흘렸지만, 아무래도 더 기억에 남는 것은 헤은이입니다. 사람은 기쁨에 겨워도 서럽게 펑펑 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지금 봐도 가창력과 무대매너 등에서 절대 떨어지지 않는 훌륭한 가수가 혜은이였습니다. 맑은 목소리에 당대에도 월등한 미모의 혜은이는 저의 우상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요즘보다 현저히 적은 까닭에 공중파에서 방영하는 드라마나 쇼는 온 가족의 절대적인 즐거움 그 자체였습니다. 유튜브와 인터넷, 그리고 케이블 등 플랫폼이 차고 넘치는 요즘과는 달라도 너무나 다른 시절이었습니다. 당연히 공중파의 인기드라마 시청률이 엽기적인 수치인 5~60%나 되는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딱 하루만 볼 수 있는 ‘10대가요제’는 엄청난 시청률이 보장되었습니다. 근 2시간 가까이, 게다가 밤 10시 넘어서 시작되는 프로그램이었지만, 순식간에 그 시간이 흘렀습니다.
방송국은 ‘10대가요제’의 흥행을 위해서 ‘엽서로’ 인기가수의 응모를 진행했습니다. 엽서의 추첨도 당연히 ‘10대가요제’에서 등장했습니다. 지금은 찾아보는 것을 넘어 엽서라는 명사 자체가 사어가 된 수준입니디만, 당시에는 엽서로 희망곡을 방송국에 보내고 인기가수를 적어 보내는 나름 낭만이 흐르던 시절이었습니다. 아무튼 엽서추첨이 있어서 더욱 ‘10대가요제’의 열기는 더 뜨거웠습니다.
‘10대가요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가수왕’입니다. 얄궂게도 자정, 즉 다음 해로 넘어가는 순간의 직전에 ‘가수왕’의 발표기 거행되었습니다. 엽서집계와 현장집계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행하여 집계를 했는데, 어마어마한 양의 엽서를 꼭 보여주면서 ‘10대가요제’의 인기를 과시하는 장면은 빠지지 않았습니다. 실은 그렇게 광을 팔면서 자랑을 해도 전혀 무리가 아닐 정도로 ‘10대가요제’의 인기가 뜨거운 것은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그 시절의 가요의 주도권이 성인에게 있었기에, 뽕끼를 머금은 성인취향의 가요가 ‘10대가요제’의 주류였습니다. 아이돌이 석권한 요즘의 가요트렌드와는 많이 차이가 납니다. 아이돌이 석권한 가요계는 당시보다 기획사가 돈은 훨씬 많이 벌겠지만, 온 가족이 참여의 장은 만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인지 ‘10대가요제’가 언제부터인가 ‘그들만의 리그’로 변하더니 마침내 사라졌습니다. 누구보다 가요를 즐겼던 제 자신도 아이돌이 점령한 가요판에 관심을 끊다시피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과거에 열과 성을 다해서 봤던 ‘10대가요제’가 더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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