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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의 드라마 ‘달동네’ 감상기>
    7080 이야기거리 2021. 10. 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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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이 흐르면 쓰던 말도 잘 쓰지 않아 사어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드라마 제목인 달동네1990년대 초반까지는 자주 쓰이던 말이었는데, 재개발 및 재건축의 활성화가 진척되면서 달동네라는 말 자체가 차츰 사라졌습니다. 실은 달동네라는 말 자체가 비하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에, ‘낙후지역이라는 말로 차츰 대체가 되었습니다. 영국 록그룹 애니멀스가 부른 전설적인 곡 ‘House of the rising Sun'의 의미가 달동네와 유사하다는 견해도 있는 것을 보면, ’달동네라는 어원은 동양이나 서양이나 유사하게 가난한 동네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달동네의 특징은 달동네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민초들의 진솔한 삶을 그리는 것이기에, 출연진 전부가 주인공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인트로의 맨 뒷장면에서 리어카를 출연진이 전부 등장하여 끌고 가는 장면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래도 달동네의 간판은 고 이낙훈입니다. 이낙훈은 부인으로 등장한 강부자와 함께 노인배역 전문배우였습니다. 번역에도 일가견이 있을 정도로 영어에 능한 분이었는데, 당시에도 이런 엘리트가 배우를 했습니다. 당시에는 연예인을 두고 저질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그렇게 비난하는 사람들 중에서 고질인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이낙훈은 달동네에 출연하면서 국회의원까지 당선되는 경사를 누렸습니다. 연기도 되는 인텔리 배우 이낙훈은 많은 사람의 사랑까지 받는 행복한 인생이었습니다. 그러나 말년에 사업이 실패하는 바람에 병까지 얻어서 장수를 누리지 못했습니다. 반면에 구충서에게 구박을 받는 역할을 했던 김을동은 찌질한 배역을 전전했던 배우였는데, 말년은 이낙훈과 비교가 민망한 수준입니다. 역시 인생은 알 수가 없습니다. 김을동은 구충서가 늘 입에 달고 다녔던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사다 바치는 여성상을 그렸는데, 요즘에는 보기 어려운 타입입니다.

     

    서승현은 달동네와 판박이 드라마인 ! 곰례야에서는 이성웅에게 닦달을 당하는 역할을 하다가 또다시 추송웅에게 닦달을 당하는 비운의(!) 배역을 맡았습니다. 김을동도 그렇고 서승현도 그렇고 당시에는 남편에게 억눌리고 천대를 받는 부인이 많은 가부장의 시대였습니다. 요즘에 그런 유형의 부인상을 그리면 시청자 게시판은 항의의 물결이 도배를 이루었을 것입니다. 극중 서승현은 눈에 멍이 들 정도로 남편에게 얻어맞기도 했습니다. 드라마에서 부인이 남편에게 맞는 장면을 삽입할 정도로 1980년대까지는 가부장 문화가 극심했습니다. 무려 달동네작가가 여성인 나연숙임에도.

     

    그래서인지 당대를 호령하던 미녀인 장미희도 남자에 목을 매는 진기한 장면이 등장합니다. 상대역은 평생 악역을 전전했던 백찬기입니다. 당시에도 이렇게 언밸런스한 배역을 두고 말이 많았습니다. 그 이전에 ! 곰례야에서 한국 여배우 역사상 역대급 미녀 정윤희를 찌질하게 둔갑시킨 전례를 답습한 것으로 보입니다. 백찬기는 이상벽이 진행했던 아침마당에서 달동네가 방영되었던 당시에 왜 그렇게 장미희를 구박하느냐고 항의를 많이 받았다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그러나 백찬기의 그 이후의 배역인생에서 다시는 장미희급의 미녀가 상대배역이 되는 일은 없었습니다.

     

    서승현의 남편 추송웅은 극중에서 부인은 구박을 하지만, 딸내미 사랑은 극진했습니다. 서승현, 그리고 딸로 출연한 김민희가 항상 했던 똑순이 손 잡고, 아배 손 잡고 학교에 갑니더.’라는 대사는 전 국민 흥얼거릴 정도로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했습니다. 김민희는 달동네이후에도 극중 배역인 똑순이로 불릴 정도로 연기가 똑소리 나는 배우였는데, 아쉽게도 성인배우로는 안착을 하지 못했습니다. 아역배우가 성인배우로 안착하기 어려운 것은 만국공통입니다. 드라마에서 활용되는 이미지가 성인배우에서도 안착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제 김민희 하면 홍상수 감독의 연인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1980년대 드라마답게 방송국 내 스튜디오 세트 촬영이 대부분입니다. 당시에는 이렇게 돈을 별로 쓰지 않는 세트촬영에 대하여도 시청자들은 그리 불만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에 세트촬영을 남발하면 그 드라마는 그냥 망합니다. 그리고 욕설과 비난의 쌍포를 맞게 됩니다. ‘달동네의 연출은 사극연출의 대부인 깜국장김재형입니다. 그를 두고 깡국장이라 부르는 방송국의 올드보이들도 간혹 있는데, ‘용의 눈물을 비롯하여 그가 연출한 사극만 해도 손을 꼽기가 어렵습니다.

     

    달동네는 국민드라마답게 주제가도 히트를 했습니다. 작곡은 무려 길옥윤이 했습니다. 다작과 속작의 대명사인 길옥윤은 덜동네의 주제가도 역시 속전속결로 작곡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그렇게 잘 만드니 참으로 그의 역량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래를 부른 가수는 미애인데, ‘달동네가 대박이 날 정도로 노래실력이 훌륭함에도 그 이후에는 그리 빛은 보지 못했습니다.

     

    달동네에는 이낙훈, 추송웅, 이동진 등 고인이 된 분들이 다수 출연했습니다. 무려 40년 전의 드라마이기에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이동진은 이승현의 얄개시리즈등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출연했기에 인지도는 떨어집니다만, 연기 자체는 무난한 편이었습니다. 추송웅은 드라마뿐만이 아니라 어린이 뮤지컬이나 창작극에서 발군의 역량을 보여준 대배우였습니다. 하늘은 재주가 많은 추송웅을 너무 일찍 데려갔습니다.

     

    달동네는 그 시대에서는 먹어주는 드라마였지만, 요즘에는 히트하기 어려운 드라마입니다. 드라마 자체를 보더라도 세월이 많이 흘렀음을 알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hijjFS_tIs&t=145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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