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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수남·하청일의 이 노래 : ‘과수원 길’>
    7080 이야기거리 2022. 1. 2.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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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가까이 매년 연말이 되면 캐롤이 거리에서 들리지 않는다는 기사가 등장합니다. 매년 복붙수준의 기사를 왜 자꾸 쓰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캐롤 자체가 차츰 사라지는 추세 자체는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그 이전에 유명 가수들이 연말이면 캐롤을 담은 앨범을 발표하는 것도 사라진 쓰라린 현실을 우리는 냉정하게 마주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성인가수들이 동요나 만화영화 주제가를 부르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불편한 진실에 대하여는 이상하리만치 기사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 암울했다던 박정희시대, 그리고 전두환시대에도 이주일의 동요와 같은 동요프로그램이 존재했습니다. ‘모이자 노래하자와 같은 어린이프로그램도 있었고, 어린이드라마, 만화영화, ‘TV유치원’, ‘뽀뽀뽀등 유아프로그램이 정규방송 시작과 더불어 등장했는데, 이제 그냥 추억수준으로 잊혀지고 있습니다. 방송국마다 존재했던 어린이합창단은 모두 해체된지 오래입니다.

     

    그 시절에는 서수남·하청일과 같이 정규앨범을 발매한 성인가수들이 동요와 만화영화 주제가를 부르는 것이 그리 낯선 장면만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아동복을 필두로 학생복, 청소년 대상 캐쥬얼복 등을 제일모직, 선경, 반도패션, 코오롱 등 대기업에서 생산했던 과거의 역사가 허망할 정도로 사라졌다는 점을 아울러 고려해 보면, 아마도 갈수록 인구가 줄고 있는 출산율의 후폭풍이 아닌가 합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문화 자체가 사라졌고, 유아산업부터 어린이산업, 그리고 청소년산업이 붕괴수준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가 큽니다.

     

    사람은 특이하게도 사라진 것과 잊혀진 것에 대한 그리움이 있습니다. 추억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위에서 본 사소한 것들이 바로 추억입니다. 근래에 트로트광풍이 시들해졌기에, 아이돌광풍만이 지난 연말가요제전을 강타했습니다. 아이돌은 영리를 목적으로 설립된 기획사가 만듭니다. 당연하게도 그들은 돈이 되지 않는동요나 만화영화 주제가 등은 잘 부르지 않습니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어린이들은 대중문화의 한축을 이뤘습니다. 아이들의 놀이부터, 동요, 만화영화, 패션, 드라마와 영화 등 어린이들을 위한 문화공간이 지금보다 더 다양했다는 역설적인 사실 자체가 무척이나 서글픕니다.

     

    서수남과 하청일은 성인가요로 데뷔한 그룹이지만, 이상하게 어린이들과 수십 년간 친구로 지냈습니다. ‘동물농장과 같은 번안곡으로 오랜 기간 어린이프로그램에서 통기타 반주만으로도 그 시절의 어린이들의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멋진 하모니로 당시 전 국민의 동요격인 과수원 길을 잔잔하게 부르면서 전국의 모든 어린이들을 따라 부르게 만들었습니다. 거인처럼 키가 큰 서수남과 얼굴의 점이 인상적인 하청일의 귀여운 인상으로 전국의 어린이들에게 웃음을 주었습니다. 그 시절을 보냈던 저같은 늙수그레한 아재들은 서수남과 하청일을 보면 그냥 신이 났습니다. 두 분은 저희같은 세대들에게 소중한 추억거리를 안겨주었습니다. ‘과수원 길은 무수히 많은 사람이 불렀지만, 두 분이 부른 과수원 길만큼 정감이 넘치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리 사악한 악당이라 하더라도 죽는 순간에는 엄마가 떠오르고, 고향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고 합니다. 제가 언제 죽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어린 시절에 서수남과 하청일이 부른 과수원 길을 따라 부르면서 신명이 났던 순간은 절대로 잊을 수 없습니다. 두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LWFl7rbkv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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