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이경미의 이 노래 : ‘개미들의 행렬’>
    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2. 1. 31. 19:33
    728x90
    반응형

    1970년대에는 레코드가게에서 해적판 테이프를 팔았습니다. ‘최신히트가요또는 최신팝송이라는 표제로 히트곡을 모아서 정체불명의 음반사가 짜깁기하여 만들어서 싼 가격으로 팔았습니다. 저작권 개념이 요즘과 달리 널널한 상태였기 때문에 원저작권자의 동의도 없이 팔았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길거리에서는 리어카에 좌판을 올려놓고 문제의 해적판 테이프를 팔았습니다. 나중에 1980년대 후반부터는 어느새 이것들을 길보드차트 테이프라 불렸습니다. ‘길보드차트는 순위를 말하고, ‘길보드차트 테이프는 그 순위에 따라 해적판으로 만든 테이프인 셈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그 이후에도 융성하여 1990년대까지 이어졌습니다.

     

    아무튼 이경미의 개미들의 행렬은 길보드차트에서도 나름 인기몰이를 했던 곡입니다. 노래 중반의 영차 영차하는 재미와 위트가 넘치는 후크가 인상적이어서 당시 라디오에서 인기몰이를 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종일방송시스템이 아니었기에, 라디오에서 들려주는 인기가요가 당대의 인기의 가늠자였습니다. ‘개미들이 행렬속에서 등장하는 영차 영차가 등장하는 대목에서 사람들은 저절로 영차 영차를 따라하는 것이 당시의 풍습(!)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꽤나 히트를 했던 개미들의 행렬은 비운의 노래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1984년에 등장한 이선희의 ‘J에게라는 대박곡의 인기에 밀려서 2인자급의 노래였기 때문입니다. 강변가요제에서 등장한 ‘J에게는 대상을 받고 나서 라디오의 각종 프로그램에서 질리도록, 심하게 표현하면 라디오를 틀기만 하면 들렸습니다. 실제로도 그 해 KBS의 가요대상에서 이선희가 경쟁자인 이경미를 누르고 신인가수상을 받았습니다. 어느 신문에서 보니까 이경미가 아깝게 밀린 것처럼 서술을 하고 있었으나, 인기에서 개미들의 행렬‘J에게의 적수가 아니었습니다. 비교가 민망한 수준이었습니다. 그것이 냉정한 당시의 평가입니다.

     

    이경미를 두고 위 신문에서는 ‘1980년대의 아이유라고 추켜세우는데, 그것도 민망한 표현입니다. 이경미는 당시에도 아이유만큼 노래와 연기에서 탑급은 아니었습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아이유는 20승급 투수 또는 35푼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최정상급이고, 당시의 이경미는 10승 투수 또는 28푼 정도 치는 준척급이었습니다. 물론 밤하늘의 별처럼 많은 연예인 중에서 이 정도만 해도 성공한 연예인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습니다.

     

    이경미는 연기에도 소질이 있었습니다. 역시 탑급 배우는 아니었고 비중 있는 조연이나 주조연급, 단막극의 주연급 정도로 활약을 했습니다. 정상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대중의 주목과 사랑을 받을 정도라면 꽤나 성공한 연예인이었던 것은 틀림이 없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경미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대부분의 연예인의 숙명처럼 인기가 사그라들면 그냥 대중의 기억에서 스르르 사라지다가 완전히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도 이미 이경미의 인기는 추락하는 상황이었기에, 이경미의 실종도 대중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습니다. 비정한 것이 연예인의 인기인가 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신문을 보다가 이경미가 보현스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스님으로 변신했다는 소식을 봤습니다. ‘영차 영차하고 귀엽게 노래를 부르던 귀여운 여인이 스님으로 변신했다는 소식이 꽤나 충격적이었습니다. 신문의 화보에 실린 현재의 보현스님이자 과거의 이경미는, 비록 머리를 깍았어도, 예전의 미모는 찾을 수 있었습니다. 스님이 되었어도 예인기질은 어디를 가지 않는지 유튜브활동이나 찬불가 등을 통한 일종의 연예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 한 번 연예인은 영원한 연예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속세를 등진 보현스님이라 하더라도 아직 저에게는 영차 영차라는 후크를 재미있게 부르는 이경미의 모습만이 또렷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ty_xUzM58o

    728x90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