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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티김의 이 노래 : ‘서울찬가’>
    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2. 1. 2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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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고교 교과서에 신라시대 향가 찬기파랑가라는 것이 실렸습니다. ()이라는 것은 찬송가니 찬불가니 하는 말에서 쓰이는 찬양한다는 의미로 요즘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 표현이며, ‘찬기파랑가에서 쓰이는 바로 그 입니다. 조국찬가니 서울찬가니 하는 노래 제목도 1970년대까지만 유효한 작법입니다. 패티김의 서울찬가도 당연히 오래된 노래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패티김은 옛날 가수임에도 당시는 물론 지금 봐도 무척이나 세련된 가수였습니다. 당시 트로트일색이던 시절에 마치 오페라나 성악을 부르는 가수처럼 우아하고 품위가 넘치는, 마치 프랑스 궁전에서 드레스를 입은 백작부인과 같은, 드레스를 입고 열창을 하는 패티김은 무척이나 인상이 강렬했습니다. 대중가수임에도 전혀 대중가수의 풍모가 보이지 않는 가수였습니다.

     

    패티김의 진면목을 깨달은 것은 1970년대말 KBS의 주말 쇼 가요대행진이라는 프로그램에서였습니다. 당시에도 대중가수는 대중의 취향을 좇은, 즉 뭔가 저급한 인상으로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런데 패티김은 성악가나 오페라가수처럼 뭔가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지금이야 아무 일도 아니지만, 오랜 기간 세종문화회관은 성악가나 오페라가수가 아닌 대중가수는 엄두도 못 내는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패티김은 마치 세종문화회관에서 고급 드레스를 입고 노래를 부르는 성악가와 같은 고급스러움이 묻어났습니다.

     

    당시 가요대행진을 연출한 KBS의 진필홍 PD(이분의 성함이 특이해서 40년이 지났어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물론 이분은 지금은 고인입니다)가 패티김이 출연한 가요대행진이 자신이 연출한 그 무수한 쇼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다고 술회를 하였습니다. 그 방영분을 자주 봤던 저도 패티김의 방영분을 실제로 보고 나서 뭔가 다르다는 생각을 확실하게 굳혔습니다. 무대부터 안무, 연주 등 모든 것이 분위기가 최고라는 느낌이 팍 들었습니다. 아마도 KBS 전현직 PD라면 생전의 진필홍 PD의 이 회고를 실제로 들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패티김은 이렇게 격이 다른 가수였기에, 당대에도 최고의 개런티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본인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추구했는지, 연예계의 마당발 이상벽 씨도 패티김이 언제나 최고대우를 고수했으며, 자신의 무대는 자신의 사비를 들여서라도 최고의 무대를 추구했다는 술회를 하였습니다.

     

    패티김을 보면, ‘명필은 붓을 탓하지 않는다.’는 속담이 무척이나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명필은 최고의 붓을 알아보는 안목이 있으며, 자신의 작품을 완성하면서 최고의 붓과 최고의 물감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대가에게는 작품이라면 허접한 재료로 완성하려는 동기 자체가 없습니다. 최고의 타자는 최고의 방망이를 원하고, 최고의 어부는 최고의 그물을 원합니다. 최고의 가수는 최고의 반주를 원하고 최고의 무대를 원합니다. 실은 그래서 패티김이 최고 수준의 가수라 불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패티김이 부른 서울찬가는 지금 들으면 뭔가 고색창연하고 투박한 맛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노래를 부르는 패티김의 열창을 보면, 적어도 가수로서의 열정은 시대를 초월하여 변함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봅니다. 패티김은 시대를 초월하여 대형가수가 분명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gEn50JjH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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