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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의 노래 : ‘조국의 영광’>7080 이야기거리 2022. 2. 6. 01:56728x90반응형
원조 슈퍼맨 크리스토퍼 리브가 주연한 ‘슈퍼맨(1978)’은 주연인 크리스토퍼 리브보다 대배우 말론 브란도와 연기파 배우 진 핵크만의 연기가 더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극중 악당 렉스 루터로 분한 진 핵크만의 부하 오티스로 분한 네드 비티의 조연연기도 일품이었습니다. 그는 2021년 사망할 때까지 대부분의 영화인생을 조연으로 일관한 사람입니다. 극중 어리버리한 코믹연기가 인상적이었던 네드 비티는 비록 조연이기는 하지만 마크 월버그가 주연한 '더블 타겟(원제 : Shooter)'에서는 무려 미첨이라는 상원의원으로 엄청난 신분상승을 했습니다.
극중 상원의원인 네드 비티는 명대사를 날리면서 미국의 치부를 드러냅니다. 인종학살과 같은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미국은 ‘자유’, ‘정의’, ‘민주주의’ 등의 요란스런 포장으로 미국의 제3세계에 대한 정치공작을 대 국민에게 미화한다고 설명을 합니다. 또한 이러한 미화가 국민에게 먹힌다고 큰소리를 칩니다.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시에 무자헤딘을 노골적으로 지원했던 미국의 정치공작은 차라리 신사적이라 할 정도로 극중 미국의 제3세계 정치공작의 추악한 모습을 노골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상황임에도 극중 미첨 상원으로 분한 네드 비티는 전혀 부끄러워 하지 않는 미국 정치인의 이중인격을 절절하게 그립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의 이러한 어두운 모습을 통쾌하게 그려내는 영화인들의 힘이 미국의 힘이기도 합니다. 자칭 미국과 맞서는 지구상의 유이한 나라라는 중국에서 이런 영화는 상상도 못합니다. 영화 ‘더블 타겟’의 미첨 상원의원의 대사처럼 미국은 악행을 끊임이 없이 했습니다. 또한 동맹국에 고질적인 ‘무기장사 갑질’을 합니다. 한국을 우방이라 하면서도 고가의 무기를 거의 반강제로 수십 년간 팔아먹고 AS나 업그레이드 갑질로 천문학적인 돈을 뜯어가고 한국인의 자존심을 긁곤 합니다. 그러면서도 한국의 정치인들은 미국을 두고 한국의 든든한 우방이라 강조합니다. 실제로도 우방은 맞습니다. ‘무기장사 갑질’만 빼면!
박정희 대통령은 1972년 ‘10월 유신’에 대하여 유달리 ‘한국식 민주주의’를 강조했습니다. 유신헌법을 통하여 통일한국의 번영된 미래를 그릴 수 있다고 강변했습니다. 당시 ‘국민’학생의 교과서에까지 유신헌법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국민의식개조운동을 전개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건전가요’라는 것에 바로 이 ‘조국의 영광’입니다. 이 노래는 무려 ‘국민’학교 음악교과서에 실렸습니다. 제가 이 노래를 음악교과서로 배웠습니다. 교과서에 있는 말은 진리라고 배웠기에, ‘조국의 영광’이 무척이나 훌륭한 노래로 굳게 믿었습니다.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은 ‘조국의 영광’을 들으면 딱 이해할 것입니다.
그런데 저 하늘의 달을 별이라 우긴다고 달이 별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유신체제의 반민주성이 뚜렷하기에 역설적으로 코흘리개에게까지 유신헌법의 정당성을 강제하고 노래까지 만든 것입니다. 이 노래를 링크한 유튜브의 댓글에는 박정희 대통령을 거의 신격화하여 말씀하는 분들이 꽤나 많았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을 숭배하는 분들도 독재를 한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습니다. 그저 잘 살기 위하여 ‘착한 독재’를 했다고 강변을 합니다. 그러나 막상 ‘박정희빠’로 불리는 분들도 ‘조국의 영광’을 자랑스럽게 부르지는 않습니다. 노골적인 정권홍보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독재정권의 홍보를 위한 노래이기에 역사적 의의는 몰라도 음악으로서의 가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아픔을 겪어서였는지 전두환 정부 이래 그 어떤 정부에서도 노골적인 정보홍보용 노래를 ‘건전가요’라고 강변하면서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국민들의 저항이 무서웠고 역효과가 더 컸기 때문입니다. 요즘 포털과 유튜브, 그리고 각종 커뮤니티에는 대통령을 하루종일 비난하는 분들이 무척이나 많습니다. 그런 시대에 ‘건전가요’란 상상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조국의 영광’은 부끄러운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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