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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징가Z 주제가의 한·일전>
    7080 이야기거리 2022. 2. 3.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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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2030세대에게 1975년 당시는 기록영상이나 유튜브 외에는 상세히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설사 안다고 하더라도 직접 체험한 디테일한 소소한 에피소드는 거의 알 길이 없을 것입니다. 그 분들을 위하여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알려드립니다.

     

    1975년은 한국에서 최초로 마징가ZMBC에서 방영된 해입니다. 이 사실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마징가Z를 자기집 안방 TV에서 본 사람은 많지 않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 아닙니다. 저희집은 그리 잘 사는 집은 아니었는데, TV가 있었습니다. 1975년 당시 마징가Z를 방영하는 날이면 저희집 안방은 동네 꼬마들로 미어터지는 날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당시에는 지금과 같이 전국의 모든 가정에서 TV를 보유한 시절이 아니었습니다.

     

    유튜브를 보면 1975년 당시 마징가Z를 보지 않은 분들이 게시한 것으로 보이는 1975년 마징가Z의 인트로 동영상과 주제가가 보입니다. 1975년에 방영된 인트로와 주제가는 다음의 것이 맞습니다. 마징가Z를 방영할 때면 똑같은 장면이 반복되기에 또렷이 기억합니다. 무엇보다도 씩씩한 버전의 여성이 불렀던 버전, 그리고 드럼과 관현악기의 연주가 인상적인 주제가가 멋졌습니다. 그래서인지 동네꼬마들은 마징가Z를 노상 부르고 다녔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문구점이나 구멍가게에서는 마징가Z 장난감이 넘쳤고, 딱지에도 마징가Z가 넘쳤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BG8QktLkAQ

     

    1975년 버전은 한참 신나게 보는데 어느 날 갑자기 방영이 중단되었던 아픔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저는 너무나 분해서 엉엉 울었습니다. 당연히 우리집에 뻔질나게 드나들던 동네꼬마들도 오지 않았습니다. 어린 마음에 우리집에 마징가Z를 보려고 제 눈치를 보면서 찾아오는 동네꼬마들에게 우쭈쭈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막상 마징가Z의 방영이 중단되자 그 작은 권력의 상실을 맛본 저는 세상을 잃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하늘이 보우했는지 1978년에 다시 마징가ZMBC에서 방영을 했습니다. 주제가도 경쟁사인 KBS에서 전우를 불렀던 별셋이 불렀습니다(당시에는 별넷이었는데, 나중에 스르르 별셋으로 줄었습니다). 1978년 별셋 버전을 간혹 1975년 버전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별셋 버전은 1978년 버전이 맞습니다. 아무튼 당시를 기준으로 연주와 노래 모두 훌륭한 퀄리티를 갖고 있습니다. 물론 이 1978년 버전도 저는 열심히 봤습니다. 그러나 서글프게도 아버님이 채널 선택권을 지녔기에, 못보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W1McUVdqhY

     

    유튜브를 보면 당시 만화영화 주제가 테이프에서 발매된 이지혜 버전을 두고 1975년 버전 또는 1978년 버전으로 게시되어 있는데 사실이 아닙니다. 당시 만화영화 테이프를 마르고 닳도록 들었던 제 기억으로 연약한 목소리로 불렀던 이지혜 버전을 잊을 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지혜는 당시 정여진과 더불어 만화영화 주제가를 양분했던 분입니다. 당대를 살았던 사람이라면 이지혜의 목소리를 절대로 잊을 수가 없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U5NhBvwbY8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마징가Z 자체를 잊고 살았습니다. 일본어를 배우다가 우연히 미즈키 이치로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고 이 사람이 원조 마징가Z의 주제가를 불렀다는 점, 그리고 사사키 이사오와 함께 일본 만화영화 주제가의 거물이라는 점 등을 차례로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의 관행(?)답게 마징가Z의 주제가는 초반 인트로를 제외하고 노래 자체를 거의 번안곡 수준으로 베꼈습니다. 미즈키 이치로 버전으로 일본어를 배우면서 동시에 원조 마징가Z 주제가를 배우는 것이 쓰라린 마음이 들었지만, 익숙한 멜로디라 일본어를 배우는데 무척이나 도움이 되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wznfcB7pM

     

     

    미즈키 이치로 버전을 들으면서 한조각의 자존심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원조 마징가Z보다 한국에서 약간 변형한 마징가Z의 각 버전의 인트로가 훨씬 훌륭하다는 점입니다. 지금 들어봐도 당시 MBC에서 심혈을 기울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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