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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8년 ‘노래의 선물’ 감상기>
    7080 이야기거리 2022. 2. 19.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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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대 트로이카로 불리던 정윤희, 장미희, 유지인에 살짝 가려서 그렇지 이영옥도 대단한 배우였습니다. 친근하고 청순한 미모로 당대 극장가에서 인기상한가를 구가했던 배우였습니다. 한국영화 역사상 명장면으로 꼽히는 바보들의 행진에서 달리는 기차에서의 키스신의 주인공이 바로 이영옥입니다. 재기발랄한 여대생부터 까도녀 스타일의 세련된 미녀까지 이영옥은 당대 미혼남의 노스탤지어이자 베아트리체였습니다. 연기도 미모도 모두 훌륭한 배우인 이영옥은 1980년대 중반까지는 그럭저럭 주연배우로 활약을 하다가 스르르 사라졌습니다.

     

    그 정상의 여우 이영옥이 MC를 해서 유심히 본 쇼 프로그램이 1978년에 제작된 노래의 선물입니다. 통기타의 시대답게 출연가수 대부분이 통기타로 무장을 했습니다. 성인가수이면서도 과수원길이라는 불후의 동요를 불렀던 서수남, 하청일이 제일 먼저 눈에 뜨입니다. 그룹가수는 대개 팀명을 지어서 등장하기 마련인데, 이들은 사이먼과 가펑클처럼 그냥 자신들의 이름만으로 가수활동을 했습니다. 그룹가수의 상당수는 멤버간의 불화로 얼마 가지 않아서 해체의 아픔을 겪는데, 이들은 수십 년간 그룹가수를 했습니다. 그 자체만으로 대단한 것입니다.

     

    김씨네는 당시 기준으로도 외모가 수려한 커플가수였습니다. 특히 남편 김효원은 당시에도 이국적인 마스크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동자도 선이 굵은 미녀입니다. 이들이 노래를 부를 때는 한참동안이나 마주 보고 노래를 부르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부부애를 과시하는 듯한 동작으로 풀이되는데, 슬프게도 이들 커플은 이혼의 아픔을 겪습니다. 그리고 각자 새 인생을 살아갑니다. 김동자는 김씨네에서 얻은 지명도 때문에 이혼했으면서도 김동자(김씨네)’라는 타이틀로 가수생활을 하였고, 김효원은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사업으로도 성공했다는 소식을 알렸습니다. 그러다가 고인이 되었다는 인터넷발 통신을 본 적이 있습니다. 김씨네의 따님이 전직 유명골프선수이 해설가입니다.

     

    금과 은의 젊은 날의 모습입니다. 전설적인 처녀뱃사공을 부른 듀엣입니다. 지금은 낙동강에 뱃사공이 없습니다. 실은 1970년대를 기준으로도 뱃사공이 있는 강은 그리 흔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금과 은은 주야장창 처녀뱃사공을 불렀습니다. 노래 중에서 군인 간 오라버니라는 대목이 있는데, 오라버니가 군대를 제대하고 장가를 갈 시점에도 여전히 오라버니는 군대에 있다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처녀뱃사공의 약발이 떨어질 무렵에 이들은 해체의 아픔을 겪었습니다. 멤버 중의 오승근은 고 김자옥의 남편으로 뜨거운 부부애를 과시했습니다.

     

    만년 여고졸업반 김인순도 보입니다. 지금은 여고졸업반의 의미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대부분 대학에 진학하기 때문입니다. 김인순이 부른 여고졸업반은 여고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상황을 설정하여 부른 것인데, 아무래도 시대적인 이질감을 지울 수 없습니다. 보조개가 인상적이었던 김인순은 불행하게도 젊은 나이에 교통사고로 불귀의 객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20대의 김인순이 영원히 각인이 되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스키장을 배경으로 밤에 장작불을 피우면서 제작되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겨울철에 스키는 레저의 왕자였습니다. 부유층을 중심으로 즐기던 레저스포츠라 스키를 탄다면 그냥 먹어주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서 이제 스키는 사람들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스키 슬로프에서의 사고가 빈발하고 허리, 다리, 무릎 등 부상을 달고 다니는 스키가 달가울 리가 없습니다. 귀족스포츠에서 대중스포츠로 변하면서 뭔가 뽀대를 내는 효과가 사라진 탓도 큽니다.

     

    1970년대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어서 무척이나 반가운 영상입니다. 그리고 어려서 좋아했던 이영옥을 만끽할 수 있어서 더 좋습니다. 그러나 옥의 티가 있습니다. 이영옥이 252초 동안에 무려 10번이나 ‘~같아요를 남발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방송의 기능이기에, 출연자의 ‘~같아요라는 표현은 예나 지금이나 제재를 받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래서 뉴스나 다큐멘타리 등과 같은 교양 프로그램에서는 그러한 표현 자체가 없습니다. 당시에도 방송에 대한 규제는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쇼 프로그램에서는 이러한 표현을 남발해도 제재는 없지 않았나 하는 추측이 듭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xBeEIuSS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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