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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클럽의 이 노래 : ‘나는 나’>7080 이야기거리 2022. 3. 1. 16:29728x90반응형
미국 프로야구에 정통한 사람이라면 ‘워렌 스판상’이라는 것을 알 것입니다. 워렌 스판은 미국 프로야구 역사상 좌투수로 최다승을 올린 전설적인 투수로 야구에 있어서의 투수의 역할에 대하여 ‘Hitting is timing and pitching is upset timing.’라는 명언을 남긴 사람입니다. 워낙에 스포츠 자체의 특성이 타이밍의 예술이지만, 타격과 투구의 타이밍의 의미가 특히 중요한 야구에서의 위치를 잘 설명한 말입니다. 이런 명언을 남긴 대투수이기에 대기록을 남겼고, 그를 기리기 위하여 그의 이름을 딴 투수상을 제정하였습니다.
그런데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인생 자체가 타이밍이 아닌가 합니다. 주식투자, 부동산투자 등 각종 투자에서부터 인생의 진로, 결혼 등 인생의 상당수가 타이밍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대중가요의 취입도 타이밍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시대의 유행과 특정 가수와의 궁합 등 대중가요의 히트를 위한 필요하고도 충분한 조건이 타이밍입니다.
메뚜기도 오뉴월이 한철.
Strike the iron while it is hot.
대중가요가 히트하는 것은 정말이나 어렵습니다. 누구나 히트곡을 만들 수 있다면 누구도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인데, 무수히 많은 재능이 넘치는 작곡가들이 히트곡에 도전하지만 막상 히트곡을 뽑아내는 작곡가들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특정 가수가 불렀지만, 그저그런 수준의 반응이 있던 곡이 다른 가수가 불러서 대박이 난 곡들도 많습니다. 고 하수영이 취입한 ‘찬비’는 잊혀진 곡이었다가 윤정하가 불러서 대박이 났고, 여진이 부른 ‘그리움만 쌓이네’는 오랜 기간 잊혀졌다가 노영심이 리메이크해서 대박이 났습니다. 타이밍의 영역에는 궁합이라는 것도 있고, 노래와 가수의 궁합도 중요함을 깨닫게 됩니다.
짧은 기간 활동했던 주주클럽의 ‘나는 나’는 노래의 분위기와 주주클럽의 보컬파트 주다인의 풋풋한 목소리가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 곡입니다. ‘질풍과 노도’로 불리는 청소년기를 소재로 한 이 노래는 재미있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노래 속의 화자는 청소년기를 겪으면서 자기 자신의 인생의 의미를 깨닫는다는 성장통을 담았는데, 바로 이 가사는 주다인 자신이 노래 속의 화자와 일치합니다. 가수 자신의 목소리가 바로 그 자신에게 향하는 것이기에 더욱 호소력이 강해집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M00yG5NHtY
노래 자체는 영원할 수 있습니다. 노래 속의 화자도 영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노래를 부른 가수는 영원할 수 없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그리고 장년기에 접어듭니다. 당연히 전성기 시절의 완벽한 궁합은 어그러지게 됩니다. 주주클럽의 ‘나는 나’는 완벽한 타이밍에서 출발한 노래이기에, 늙어가면서 이 노래를 부르면 뭔가 어색하게 됩니다. 특히 후크로 쓰이는 ‘때때때’를 중년의 여성이 부르면 어색하기 그지없습니다. 노인이 손담비의 ‘미쳤어’를 부르는 것처럼 이벤트로만 적합한 수준입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배우는 변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대중 모두가 알고 있지만, 가수 역시 변신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1996년에 등장한 ‘나는 나’는 무수히 많은 청소년들에게 위안과 공감을 줬다는 사실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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