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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학교 시절의 ‘방학공부’, 그리고 ‘탐구생활’>
    7080 이야기거리 2022. 8. 1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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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00년 전에 장자는 인간의 간사한 마음을 간파했습니다.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그러다가 막상 누우면 다시 서고 싶은 것이 인간의 마음이라는 점이 바로 장자가 간파한 간사한 마음의 실체입니다. 학교생활도 인간생활의 일부입니다. 이런 간사한 마음의 결정체가 바로 방학생활입니다.

     

    아침에 일어나기 싫고 조금이라도 더 늦잠을 자고 싶은데 학교에 가라는 성화를 듣고 꾸역꾸역 밥을 먹고 갔던 학교였습니다. 그러다가 수업이 적은 토요일이 되면 그렇게나 신이 나다가 다음 날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마음에 일요일 아침은 그 얼마나 꿀이 뚝뚝 떨어졌던가 다들 그 기억이 생생할 것입니다. 그러다가 일요일 저녁이 되면 학교에 가야한다는 압박감이 괜히 시무룩했던 기억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학창시절이기에 방학이라는 말이 주는 그 해방감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방학이 되면 누구나 꿈을 꿉니다. 바닷가에 가서 해수욕을 해야지, 계곡에 가서 발을 담그고 물고기를 잡아 매운탕을 해먹어야지, 바람을 쐬면서 멋진 여행을 해야지 하는 근사한 계획을 세웁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엄명을 받은 생활계획표에는 아침 먹고 공부, 다시 점심 먹고 공부, 그리고 저녁을 먹고 나서도 공부를 한다는 그럴듯한 거짓말의 향연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하겠노라는 다짐도 적혀 있습니다. 학교의 선생님들 중에서 그 거짓말을 믿는 분은 전혀 없습니다. 그 와중에 과거 국민학교에서는 방학공부를 나눠줬습니다. 1979년 이후에는 뭔가 세련되게 탐구생활이라는 명칭으로 그 이름이 둔갑했습니다.

     

    아무튼 방학공부탐구생활에는 온갖 유익하고 신기한(실은 별로 재미가 없는!) 이야기가 가득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들에게 미래의 꿈과 희망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숙제를 가득 담아줬습니다. 방학이라면서요! 이런 항의는 필요가 없습니다. 학교 선생님들은 인심을 쓰는 시늉을 하면서 방학공부탐구생활을 나눠줬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담긴 숙제를 하라고 엄명을 했습니다. 막상 이것들을 받을 때는 철저하게 숙제를 하겠노라고 다짐을 합니다만, 방학이 되자마자 구석에 푹 던져놓곤 했습니다.

     

    개학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면서 방학공부탐구생활에 실려 있던 숙제들의 무리가 압박을 합니다. 이것들을 안 하면 얻어맞을까, 아니면 화장실 청소를 하게 될까, 걱정은 근심이 되고 밥맛을 잃어버립니다. 야속한 시간은 흘러갑니다. 그리고 개학이 됩니다. 선생님들마다 차이는 있지만 방학공부탐구생활에 실려 있던 숙제들의 검사를 어김이 없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선생님들이 절대로 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숙제검사만 하지 그 숙제에 대한 상세한 풀이를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정확히는 선생님들도 잘 모르는 것들이 수북했습니다. 그래서 질문도 잘 받지 않았습니다. 평상시 숙제검사를 엄격하게 했던 선생님들도 뭔가 뜨뜻미지근했던 것이 바로 그 숙제들에 대한 검사였습니다.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닙니다. 선생님들도 숙제에 대한 공부 자체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방학은 학생들에게만 방학이 아닌 것이었습니다. 선생님들도 놀고 먹는 시간이었던 것입니다. 학창시절의 추억 중에서 이상하게 방학공부탐구생활는 약합니다. 또한 그것들에 실려 있던 숙제들에 대한 추억은 약합니다. 그 이유는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절박한 압박이 없었기 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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