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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미의 이 노래 : ‘입술에 묻은 이름’>
    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3. 1. 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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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고인이 된 고 김강섭 KBS악단장은 악단장답게 작곡, 편곡 및 연주에 모두 능한 분이었습니다. 사람좋은 후덕한 인상과 안경이 인상적인 분이었는데, 1980년대 중반에 방영되었던 KBS주말 버라이어티쇼에서 인상적인 멘트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요지는, 유명 가수 중에서 악보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악보에 적힌 대로 노래를 하지 못하는 가수가 있다, 는 것이었습니다.

     

    가수는 노래와 율동이라는 대 국민 서비스를 행하는 사람으로 악보를 제대로 읽는 것이 바람직하기는 하지만, 악보를 잘 읽는다고 노래를 잘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악기를 능수능란하게 다룬다고 노래까지 잘 부른다는 것도 역시 비약입니다. 그러나 노래를 잘 부르기 위하여 악보에 충실하고 악기가 구현하는 리듬에 충실한 것이 훌륭한 노래의 충분조건임은 분명합니다.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란 음악 자체에 대한 이해가 깊은 사람이라는 점도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1980년대까지는 여가수는 작곡이나 연주에 관여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금기라고 하면 과장이겠지만, 여가수는 노래만 잘하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가요계에서 관행처럼 여겨졌습니다. 춤도 잘 추면 좋지만, 춤이 안 된다고 크게 나무라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도 연주, 율동 등에 두루 능한 여가수가 있었으니, 그 이름이 나미입니다. 섹시함이 묻어있는 독특한 허스키보이스의 나미는 드럼, 기타, 베이스, 피아노 등 각종 악기에 두루 능한 재주꾼이었습니다. 빙글빙글춤으로 상징이 되는 나미의 춤실력도 당대 최고였습니다. 연주에 능하다는 것은 악보를 읽을 줄 안다는 것을 당연히 포함합니다. 한마디로 나미는 음악에 재주가 넘치는 사람이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72qV-Jco08M

     

    나미를 알게 된 것은 영원한 친구라는 곡이었습니다. 노래를 하면서 서양식 추임새를 넣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게다가 춤도 꽤나 잘 추었고, 독특한 허스키보이스에 뭔가 자신이 넘치는 무대매너가 대형가수의 아우라를 뿜어냈습니다. 류현진이 데뷔부터 능숙한 피칭으로 신인왕과 다승왕을 차지한 것처럼, 나미는 신인가수임에도 관록이 묻어났습니다. 혹자는 미군무대에서 갈고 닦은 실력 때문이라고 평가를 하지만, 미군무대에서 섰던 가수들이 모두 나미처럼 성공한 적은 없습니다. 나미가 재능이 넘치는 가수이기에, 공중파무대에서도 실력을 발휘한 것입니다.

     

    나미의 슬픈 인연은 일본 작곡가의 곡 때문에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지만, 역량있는 나미라는 가수 때문에 빛을 본 노래입니다. 노래의 완성도가 기본적으로 뛰어나기도 했지만, 감정의 적절한 배치가 뛰어나서 인기가 뜨거웠던 곡입니다. 그래서인지 후배가수들이 슬픈 인연을 많이 리메이크했어도 나미의 카리스마를 확실하게 뛰어넘은 가수는 아직 없습니다. 나미는 훌륭한 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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