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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춘화의 이 노래 : ‘잘했군 잘했어’>
    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2. 10. 9.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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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행가의 숙명은 세월이 흐르면 대중으로부터 잊혀지고 방송 등에서 들리는 소리가 지속적으로 줄어든다는 것, 즉 ‘유행’을 안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행이라는 것은 실은 유행가의 생로병사입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유행가는 이러한 숙명을 벗어나기가 어렵습니다. 크리스마스라는 특정 시기에만 맹위를 떨치는 캐롤은 그러한 숙명에서 약간 벗어나 있습니다. 그런데 캐롤의 대명사처럼 군림했던 빙 크로스비의 ‘White Christmas’라는 권좌가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로 대체되는 것을 보면 캐롤도 유행가의 숙명을 완전하게 극복하기 어렵다는 점을 다시금 확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유행가의 숙명이란 무섭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계절테마를 담은 대중가요도 마찬가지입니다. 봄의 테마곡으로 박인희의 ‘봄이 오는 길’이 1970년대를 석권하다가 차츰 이정선의 ‘봄’으로 대체되었습니다. 그 두 곡이 어금지금 1990년대까지 맹위를 떨쳤습니다. 그러다가 장범준의 ‘벚꽃엔딩’이 봄 테마곡으로 천하통일 수준으로 석권을 하다가 요즘은 다시 시들합니다. 유행가에게 유행이라는 숙명은 참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것인가 봅니다. 그래도 복고풍의 유행이라거나 리메이크라는 노래의 재창도 등으로 부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부활할 수 없는 인간의 숙명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춘화의 ‘잘했군 잘했어’는 1970년대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는 각 방송국의 주말 버리이어티쇼나 연말 특집쇼 등에서 정말로 많이 등장했던 곡입니다. 아마도 올드보이들은 이 노래를 질리도록 들었을 것입니다. 남녀가 듀엣으로 부르는 특성 때문인지 정확하게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하춘화와 그 상대 남성은 자주 바뀌었습니다. 때로는 남진이 되었다가, 때로는 나훈아가 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고인이 된 남보원과 화음을 맞춘 것도 있습니다. 이 동영상에는 고 남보원과 황금콤비였던 고 백남봉도 등장합니다. 두 고인의 얼굴이 앳된 것을 보자면 세월이 허망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잘했군 잘했어’는 하춘화가 원곡가수가 맞습니다. 그러나 하춘화가 아닌 다른 가수들이 많이도 불렀습니다. 요즘 말하는 ‘국민가요’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당시에도 ‘잘했군 잘했어’의 원곡가수가 하춘화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꽤나 많았습니다. ‘잘했군 잘했어’는 이상하게 ‘노가바(노래 가사 바꿔 부르기)’가 많았습니다. 노래에서 등장하는 ‘병아리’를 ‘강아지’라 부른다거나 ‘개구리’로 부른다는 것이 그 예입니다. 주로 당시에 활약했던 코미디언이 불렀는데, 만담의 대명사인 고 장소팔과 고 고춘자도 익살스러운 노가바로 자주 불렀습니다. 물론 당시 캬바레 등 밤무대에서도 많이 ‘잘했군 잘했어’의 노가바가 불렸습니다.

     

    민요리듬에 가사도 해학적이기에 아무 부담이 없어서인지 뭔가 유흥의 분위기를 올리려는 상황에서는 이 노래가 단골손님격으로 불렸습니다. 그렇게 이 노래는 많이도 불렸습니다. 그런데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이 노래를 빛의 속도로 불려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하춘화의 인기도 급격하게 사그라들기도 했습니다. 하춘화는 소녀시절부터 가수생활을 해서인지 대중에게 식상한 맛도 있었고, 트로트곡이 퇴조하는 시대적 분위기도 한몫 했습니다. 이제는 올드보이 정도만 기억하는 ‘잘했군 잘했어’라도 저는 이 노래를 듣기만 하면 아직도 신이 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Ur7GsJJy6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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