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이맛이 정답이네!’, 그리고 정동권>
    7080 인물 2023. 6. 11. 17:25
    728x90
    반응형

    1970년대를 거쳐 1980년대까지는 군사정권의 직접적 영향 때문인지 국민을 획일화하려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자유를 중시하기에 자유민주주의인데, 반공주의를 자유민주주의라고 우기면서 개인의 자유를 부정하고 집권자들의 취향만이 옳다고 강변했습니다. 그래서 미니스커트와 장발을 단속했고, 교복이 강제되었습니다. 연예인들의 외래어식 예명을 부정했고, 가수들은 TV주말쇼에 넥타이를 매고 출연해야 했습니다. 혼분식도 강제로 먹었고, 애국조회도 강제적으로 참석해야 했습니다.

     

    올드보이들이라면 다들 이런 씁쓸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널리 회자되지 않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외국인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당시의 괴상한 획일화입니다. 당시 국민학교 교과서에서 등장하는 외국인은 거의 예외없이 금발외국인이었습니다. 외국인이 한국에 오는 것은 그 자신의 개인적 목적임에도 왜 한국인이 그들에게 친절까지 해야 하는지 아리송했습니다. 더욱 이상한 것은 왜 외국인은 흑인이나 동남아인, 그리고 히스패닉도 존재함에도 백인만을 상정해서 설명하고, 그 백인만이 사는 나라만이 선진국이라고 강변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 사는 사람이 전부 백인이 아님에도 미국인 = 백인으로 교과서는 물론 방송에서도 획일화하는 것이 너무나 이상했습니다.

     

    그러나 그 시절에도 백인에 대한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 자체는 사실이었습니다. 당시 트기라는 멸칭으로 불리는 혼혈인 중에서도 백인혼혈은 상대적이나마 대접을 받았습니다. 당장 그 시절의 윤수일(백인혼혈)과 박일준(흑인혼혈)의 인기를 비교해봐도 인기는 많이 차이가 났습니다. 혹자는 두 가수의 히트곡의 차이로 인기의 차이를 반론할 수도 있겠지만, 당시 백인에 대한 선호도 자체는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지금도 각종 어학원에서 압도적으로 백인에 대한 선호도가 큽니다. 예나 지금이나 한국인이 백인에 대한 열등감이 선호도에 묻혀있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정동권은 바로 백인혼혈입니다. 그는 혼혈 그룹사운드를 표방한 함중아와 양키스의 초대멤버이자 종신멤버였습니다. 함중아가 솔로활동을 할 때는 아예 정동권과 양키스라는 멤버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밴드의 멤버는 보컬과는 달리 언론과 팬의 주목을 그리 받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예전에 이맛이 정답이네!’라는 카피로 대박을 친 CF 속의 외국인 교수 역할을 한 주인공이 바로 함중아와 양키스에서 기타세션을 한 멤버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상큼한 이미지의 김혜선만이 주목을 받았고, 외국인 교수로 분한 정동권은 순수 백인으로만 알았습니다. 실은 김혜선의 인기가 너무 뜨거웠기에, 정동권은 그냥 묻어가는수준이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qDxWizmY58

     

    1970년대 한국은 못사는 나라였습니다. 그래서 외국인이 취업을 위해서 한국을 오는 경우 자체가 적었습니다. 지금처럼 제3세계 외국인근로자가 넘치는 시대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한국 자체가 선진국입니다. 못사는 백인나라에서 한국으로 오는 경우가 많으며, 백인과의 결혼도 많이 늘었습니다. 길거리를 다녀도 흑인, 백인, 동남인, 히스패닉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외국인을 봐도 그 옛날처럼 신기하게 보는 사람도 적습니다. 시골에서는 혼혈학생이 2 ~ 30%가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점점 그 비율도 늘어갑니다. 그러나 예전에는 길거리에서 외국인을 보면 동물원의 동물을 보듯 했습니다. 당연히 혼혈인들은 푸대접을 받았습니다.

     

    비록 흑인혼혈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백인혼혈도 차별과 멸시를 많이 받았습니다. 정동권도 이런저런 수모를 많이도 겪었습니다. 그 설움을 참고 이기는 방법으로 음악에 심취했는데, 다행히도 함중아와 함께 한 양키스의 시절에 뜨거운 사랑을 받았고, 비록 조연급이지만 국민CF몽쉘통통으로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정동권은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며 하늘나라에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내게도 사랑이의 코러스를 넣고 신명이 나서 연주를 했던 몽쉘통통 교수님이라는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6v4jM-3K-Q

     

     

    https://www.youtube.com/watch?v=1pH6uz_nxRo

     

     
    728x90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