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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추자의 이 노래 : ‘월남에서 돌아온 김 상사’>
    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3. 7. 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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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고교 국민윤리 교과서에도 서술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예전에 배웠던 국민윤리 교과서에는 도미노 이론이라는 것이 서술되어 있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도미노처럼 진행되는 공산화를 막기 위하여 미군이 개입되어야 한다는 이론으로, 국군의 베트남 파병의 이론적 근거로 당시 국민윤리 교과서에 서술되어 있었습니다. 공산화가 문제라면 베트남에 파병을 할 것이 아니라 김일성의 남침을 막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당시는 교과서가 거의 바이블처럼 여겨지던 시절이라 꾹 눌러참고 공부를 했습니다.

     

    그런데 묘한 의문이 들어서 당시 국사 교과서를 한참이나 뒤졌습니다. 도대체 한국과 베트남은 단군 이래로 어떤 연관점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바로 그것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저는 엉뚱한 의문이 들면 즉각 확인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아무튼 당시 국사 교과서에서는 고조선 이래 베트남과 연관점 자체가 없었습니다. 거의 대부분 중국과의 연관점이었고, (일본)는 양념 수준이었습니다. 자바, 류큐, 사이암 정도가 교류의 마지노선 정도였습니다. 아무튼 왜 베트남에 파병을 했나 아리송함을 남기고 그냥 교과서를 덮은 기억이 새롭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김추자의 월남에서 돌아온 김 상사가 베트남과 연관점이 있는 거의 유일한 노래일 정도로 베트남과 한국은 정치교류는 물론 문화교류도 없었던 나라입니다. 2023년 현재까지도 대중가요 제목이나 가사 중에서 베트남이 소재가 된 경우도 아직까지 없습니다. 그런데 베트남과 수교 이후에 무역거래가 급진전 되고, 박항서 감독의 활약이 이어져서 베트남이 가까운 나라가 되었다니 개인은 물론 국가의 운명도 새옹지마가 아닌가 합니다. 베트남에서의 k-한류 열풍은 이미 식상한 수준이고 최근에는 베트남 인력이 대거 한국에 유입되고, 베트남 신부도 증가하는 추세인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런 확신이 듭니다.

     

    김추자의 월남에서 돌아온 김 상사는 당연히 베트남 파병이 계기가 된 노래입니다. 그러나 베트남 파병의 당·부당과 같은 정치적 주장과 무관하게(실은 대중가요에 정치적인 구호를 담는 것도 이상합니다), 김 상사의 인간적인 변신과 사랑스러움을 느낀다는 내용이 주가 된 월남에서 돌아온 김 상사는 노래 자체로도 매력이 넘칩니다. 씩씩한 군가풍의 드럼반주가 인상적이고, 반주 전반을 흐르는 레트로 감성이 물씬나는 싸이키델릭 락의 리듬이 신명이 납니다. 대중가요는 대부분 인트로에서 히트 여부가 갈리는데, 이 노래는 인트로에서 이미 먹어줍니다. 패션의 완성이 얼굴이라면 노래의 완성은 당연히 가수입니다. 데뷔시절부터 허스키가 짙게 깔려 퇴폐미가 물씬 나는 김추자의 목소리는 능숙한 가창력을 담고 또 관능미 넘치는 율동과 어우러져 월남에서 돌아온 김 상사를 완결지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RC7AqbT95Y

     

    제 아버지 형제분들은 무공훈장이 주렁주렁 달려있습니다. 큰 백부님은 일제강점기 학도병, 작은 백부님은 6.25 참전용사이고, 막내 숙부님은 파월 해병대원입니다. 그래서인지 유달리 막내 숙부님은 술 한잔이 들어가면 김추자에 빙의하여 월남에서 돌아온 김 상사를 불렀습니다. 아버지를 비롯하여 백부님들이 다른 노래도 부르라고 다그치면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면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김 상사가 해병인지 명확하지 않음에도 아전인수로 우기는 막내 숙부님을 두고 아버지 형제들은 모두 껄껄 웃곤 했습니다. 이제 막내 숙부님 외에 아버지 형제들은 모두 고인이 되었습니다.

     

    세월이 많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김추자의 월남에서 돌아온 김 상사를 들으면 어깨가 들썩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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