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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원한 귀부인, 반효정>
    7080 배우/7080 여자배우 2023. 8. 2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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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의 버릇이 있습니다. 그것은 배우들이 자기 배역의 대사뿐만이 아닌 다른 배우들의 대사도 외우는 버릇이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조연이나 단역을 맡은 배우들도 주연배우의 꿈을 꾸면서 주연배우의 대사를 외우고 나아가 주연배우로 분해서 연기연습을 한다는 점도 널리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러한 조연배우들이나 단역배우들의 솔직한 마음은 각종 인터뷰나 토크쇼에서 잘 밝히지는 않습니다. 캐스팅에서의 불이익을 우려한 때문입니다.

     

    배우들도 사람인데 기왕이면 주연으로 출연하여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싶은 것은 거의 본능에 가깝습니다. 악역전문 배우들도 사람인지라 멜로드라마에서 멋진 여배우와의 로맨스를 꿈꿉니다. 만년 가정부 전문배우 전원주가 조연의 설움을 토로하는 장면은 역으로 배우들의 배역욕심을 간접적으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배역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카메라앵글에서 비친 배우의 이미지는 배역의 한계를 설정합니다.

     

    축구선수를 뽑을 때 만국공통의 테스트가 있습니다. 그것은 단거리달리기입니다. 스피드가 없으면 축구선수로서의 가치가 없습니다. 그래서 단거리달리기가 축구선수로서의 가치를 가르는 일차적인 척도입니다. 이에 반해서 배우의 테스트는 카메라앵글 테스트입니다. 방송국의 아나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화면에 비치는 얼굴선이 또렷하지 않으면 배우로서의 가치, 일명 화면빨이 떨어집니다. 특히 주연배우의 화면에서의 이미지는 단순히 배우를 넘어 주연배우가 될 수 있는가를 가르는 척도입니다. 당연히 카메라앵글 테스트는 한국을 넘어 만국공통입니다. 그리고 배우의 얼굴선은 이미지를 창출하는 것을 넘어 배역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반효정은 실물로 보더라도 수려하고 세련된 멋이 뚝뚝 떨어집니다. 카리스마도 흘러내립니다. 배우는 이런 것이라는 것을 표정 하나만으로 보여줍니다. 화면에서 보는 것보다 실물이 훨씬 낫습니다. 그래서 반효정은, 전원주가 평생 가정부 등 하류층 배역을 전전한 것에 비하여, 귀부인, 고위급 정치인, 중전, 대비 등 상류층 배역으로 일관했습니다. 과거 전설의 고향등에서 몰락한 양반집의 시어머니로 출연한 것이 가장 밑바닥인생(?)일 정도였습니다. 반효정이 이렇게 귀부인 전문배우로 일관한 것은 이미지가 기품있고 고급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반효정은 이렇게 상류층 전문배우로 활동을 했지만, 실제 연기는 다이나믹했습니다. 상류층 중에서도 품격을 갖춘 배역부터 싸이코패스 배역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했습니다. 반효정은 무려 50년을 넘게 연기를 했음에도 연기력에 대한 논란 자체가 없었습니다. 어떤 배역을 맡아도 물이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쳤습니다. 상당수의 배우들은 각종 토크쇼에 출연하여 자신의 배우인생을 회고하거나 신변잡기, 가족사를 나열하는 것이 보통인 것에 반하여, 반효정은 토크쇼나 인터뷰 등에서 거의 보기 어려운 배우입니다. 배우는 연기로 팬들에게 보답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소신이 아닌가 합니다.

     

    반효정이 귀부인 전문배우라는 것은 역설적으로 주연배우는 아니고 주조연급 배우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귀부인이 우리 드라마에서 주연이 되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반효정같은 훌륭한 주조연급 배우가 있어야 주연배우의 연기가 사는 것은 물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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