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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원한 중전마마, 최명길>
    7080 배우/7080 여자배우 2023. 9. 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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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을 전후하여 장미희, 정윤희, 그리고 유지인을 두고 트로이카라고 부른 사연은 이제 국민상식 중에서도 거의 식상할 수준입니다. 놀랍게도 당시의 언론에서도 트로이카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거의 공인(?) 수준이었습니다. 그 뒤로 원미경, 이미숙, 그리고 안소영 등이 섹시코드를 무기로 여배우의 대세로 떠올랐습니다. 서구적인 섹시미를 과시했던 황신혜도 선데이서울등과 같은 주간지나 수영복광고에서 줄기차게(!) 몸매를 과시한 것을 반추해 보면, 그 시대는 섹시미가 대세인 시대로 규정하는 것이 대략 맞는 듯합니다.

     

    대부분의 인텔리들이 전두환 정부의 3S정책(스포츠, 스크린, 섹스)의 소산물이라고 시대를 정의하지만, 실은 이승만 정부나 박정희 정부 등 그 이전 정부에서도 여배우의 미모와 몸매가 관건이었고, 더군다나 유흥업소와 향락업소는 번성일로에 있었기에, 굳이 그 시절에만 섹시코드를 강조하는 것은 의문이 있습니다. ‘남녀상열지사라는 말을 남긴 고려속요가 유행한 고려시대, 노골적인 성행위를 묘사한 대동야승으로 상징이 되는 조선시대, 그리고 먼 이전의 삼국유사가 남긴 음주가무의 현장을 확인할 수 있는 삼국시대 모두 섹시코드 자체는 시대를 초월하여 한민족의 DNA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경을 넘어 시대를 넘어 만국공통 DNA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시대를 초월하여 섹시코드가 여배우의 기본스펙인 것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실은 여배우의 미모와 몸매가 섹시코드와 무관하다는 발상 자체가 모순형용이기도 합니다. 요즘 걸그룹의 몸매와 미모, 그리고 율동도 섹시코드와 아예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예외라는 돌연변이는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 시절에는 요즘과 비교하여 유달리 사극이 많았다는 것이 그 단초입니다. 사극이라 한들 스튜디오에서 궁중암투를 그리는 것이 대부분이고, 야외촬영이라 해봐야 민속촌에서의 촬영이 대부분인 열악한 시대였지만, 당시 중장년층은 물론 청년층에게도 사극은 먹어주는 장르였습니다. 바로 여기에서 최명길이 뜨거운 인기를 누린 공간을 찾을 수 있습니다.

     

    사극은 그 성격상 드라마에서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데, 안방극장에서 섹시코드를 노골적으로 형상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유소년도 보는 안방극장이기에, 더군다나 사극이라는 속성상, 섹시코드로 무장한 여배우들의 영상은 무리가 있었습니다. 물론 그 시절을 강타한 변강쇠애마부인’, ‘등의 시리즈가 극장가에서 맹위를 떨쳤지만, 안방극장의 사극은 대체적으로 정치적인 갈등과 파국, 그리고 중전간택을 둘러싼 당쟁의 소용돌이가 극한의 대결로 이어진 장이었습니다. 이처럼 섹시코드가 극장가에서 절정을 이룰수록 역설적으로 바로 섹시코드가 거의 없는 최명길의 진가가 안방극장의 사극에서 발휘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최명길은 그 많은 사극에서 주로 중후하고 단아한 이미지를 구비한 중전으로 출연하였기 때문입니다.

     

    농부는 가장 튼튼하고 강한 씨앗을 골라 땅에 심습니다. 어부는 가장 촘촘하고 튼튼한 그물을 찾으며, 화가는 비싸더라도 가장 훌륭한 물감을 선택합니다. 최강야구 트라이아웃에서 김성근 감독은 가장 제구가 안정적이고도 타자에게 위협이 되는 구질을 지닌 투수를 선택했습니다. 방송국이나 영화사의 제작자나 감독도 작품과 가장 어울리는 마스크를 지닌 배우를 찾습니다. 오디션을 몇 번을 거치더라도 카메라앵글에서 배역을 가장 이상적으로 소화하는 배우를 찾습니다. 실은 이러한 일련의 작업은 누구나 아는 상식적인 것이기도 합니다.

     

    최명길, 하면 용의 눈물에서 태종 이방원의 부인 원경왕후역으로 출연하여 국민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것을 누구나 기억합니다. 이방원 역의 유동근에 못지않게 최명길의 열연은 한국 사극사에서 역대급 명연기로 꼽힙니다. 그런데 그 이전에 최명길이 중전역으로 캐스팅 된 이유를 주목해야 합니다. ‘최명길이기에중전으로 배역이 된 것입니다. 이지적이고 중후한, 그리고 단아하면서도 강단적인 이미지에 최명길은 단연 적격입니다. 최명길은 데뷔 초기부터 MBC여인열전에서 세련되고 중후한 이미지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분위기 있는 차분한 여자이미지에 힘입어 라디오DJ로도 오랜 기간 사랑을 받았습니다.

     

    최명길은 무려 40년 이상의 연기인생 중에서 섹시코드를 어필한 적이 없습니다. 최명길, 하면 백작부인이나 중전마마와 같은 이미지가 딱 떠오릅니다. 여배우의 대세가 섹시코드인 시대에도 최명길의 이미지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박중훈과 우묵배미의 사랑을 찍었을 때는 뭔가 어색한 감이 있었습니다. 최명길은 연기를 잘하는 배우입니다. 현대극에서도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지만, 아무래도 최명길 연기의 본영은 사극입니다. 그중에서도 중전마마가 딱입니다. 최명길의 중후하고 안정적인 연기를 보면서 국민은 행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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