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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원한 동안 오빠’ 전영록, 그리고 ‘불티’>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9. 1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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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이 흐르면 강산만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말이라도 그 의미가 변하기도 합니다. 이를 예전 고교시절에 어의전성(語義轉成)이라고 배웠습니다. 요즘 쓰이는 동안(童顔)’이 새로운 유형의 어의전성이 아닌가 합니다. 과거 1980년대까지는 동안이라 하면 사전적 의미 그대로 실제 나이보다 어려보인다는 의미로 쓰였기에, 칭찬과 부러움이 담긴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2023년 현재 동안의 의미는 동안이라 말하는 당사자의 착각, 그리고 상대방의 조롱과 비아냥의 의미가 묻어있습니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1980년대 20대 후반은 지금은 거의 40대 중후반으로 보일 정도로 사람들의 전반적인 외모 자체가 어려보이기 때문입니다. 너도 어려보이고, 나도 어려보이기에 동안이 아닌 사람이 드물다는 현실의 반영입니다. 외모가꾸기가 대유행인 이유도 있고, 생활이 전반적으로 윤택해진 이유도 있습니다. 당장 50대를 넘긴 김혜수나 박소현, 그리고 고소영을 보면 많아야 30대 후반으로 보입니다. 이들을 데리고 타임머신을 타서 1980년대로 돌아가면 그 시대의 사람들은 당연히 30대 후반정도로 볼 것입니다. 나아가 요즘에는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도 전반적으로 어려보이는 것 자체는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아무튼 그 시절의 동안은 진정한 의미의 동안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그 시절을 대표하는 동안은 단연 김세환과 전영록입니다. 김세환은 그 시절에도 만년 소년이라 불렸을 정도입니다. 옷도 언제나 푸릇푸릇한 청년냄새가 나는 젊은풍의 옷만 입었습니다. 그리고 전영록도 그에 못지 않았습니다. 전영록은 진정한 동안의 강타자로 세월이 그 앞에서는 멈추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습니다. 후속 히트곡이 없이 애심이라는 곡으로 오랜 기간을 버텼으면서도 여중고생의 인기는 도무지 식을 줄 몰랐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꽃미남의 인기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전영록은 그렇게나 월등한 외모를 지녔으면서도 안타까운 면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애심이라는 곡 이후에 오랜 기간 히트곡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애심자체가 뭔가 전영록의 캐릭터와는 전혀 맞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애심은 지고지순한 사랑을 표방하는 곡인데, 발랄하고 산뜻한 당대의 아이콘 전영록에게 오글거리고 늘어지는 이런 유형의 사랑노래는 맞지 않는 옷일 뿐입니다. 노래와 가수의 궁합은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에스파의 카리나가 신고산타령을 부른다면 그 자체가 코미디입니다. 아무튼 애심이라는 맞지 않는 곡으로 버티던 전영록은 그 월등한, 게다가 당대의 동안 마스크로 인기를 그럭저럭 누렸습니다.

     

    그러다가 1980년대초에 그는 대변신을 했고 히트곡제조기로 변신을 했습니다. ‘종이학’,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내사랑 울보등 끊이지 않는 히트곡으로 시대를 대표하는 가수로 등극하였습니다. 1970년대 중반에 데뷔해서 애심으로 버티던 그 옛날의 전영록을 잊게 만드는 쾌거였습니다. 그러다가 전영록은 화끈한 록으로 무장한 불티를 발표했습니다. 달달한 오빠 이미지에서 거친 호흡을 내뿜는 터프가이로 화끈하게 변신을 했습니다. 안 그래도 인기가 뜨거웠는데, ‘불티로 그 인기에 불티를 붙인 형국이었습니다. 당시 청소년들은 너도나도 불티를 따라불렀습니다. 전영록은 천하의 조용필도 갖지 못한 꽃미남 동안이 있었기에, 인기는 불티를 부르면서 불타올랐던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dLQ5ZyBYl8

     

    가수에게 히트곡은 생명과 같습니다. ‘애심을 부르던 전영록은 뭔가 피지 못한 꽃이라는 인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히트곡이 이어지면서 전영록은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대부분의 가수는 20대에 전성기를 맞는 것에 비하여 전영록은 30대를 넘기면서 전성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전영록에 맞는 맞춤 히트곡30대에 이르러 비로소 만났다는 이유가 가장 큽니다. 그리고 전영록은 특유의 동안으로 20대도 소구할 수 있었습니다. 가수의 마스크는 노래가 뜨기 위한 충분조건에 불과합니다만, 위력이 막강한 촉매 정도는 된다는 것이 전영록과 불티가 생생하게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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