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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필의 이 노래 : ‘촛불’>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9. 1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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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일이란 그 누구도, 그리고 한 치도 알 수가 없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비운에 서거하고, 전두환 신군부가 급부상하여 정권을 찬탈할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리고 전두환 신군부가 국보위를 출범시키면서 민생개혁을 주창하면서 방송통폐합을 추진할 것도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러거나말거나 대전에서 무명용사(!)로 자라던 저는 바로 이 방송통폐합이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그 이유는 서울에서 사는 친척이나 지인들이 자신들은 매일 ‘TBC’를 볼 수 있다는 짜증나는 자랑(!)을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당시 서울사람들에게 그렇게나 뜨거운 인기를 구가했던 TBC는 대전에서는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 시절의 트로이카라고 불리던 인기 최정상의 정윤희, 유지인, 그리고 장미희는 거의 TBC에서만 얼굴을 비추던 배우였기에, 대전시민은 겨우 CF에서만 이들의 미모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간혹 당시 주간지나 영화에서 보이던 이들 트로이카를 보면서 세상에서 이렇게나 예쁜 여자가 있는가, 하는 감탄을 부럽게 내뱉곤 했습니다.

     

    아무튼 전두환 신군부의 방송통폐합으로 당시 TBC에서 방영했던 축복이라는 드라마, 그리고 달동네라는 드라마는 도중에 KBS로 이전하여 방영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꿈에나 볼까말까했던 정윤희(축복)와 장미희(달동네)대전에서도’ TV화면에서 편안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두 드라마 모두 주제가도 인기가 꽤나 뜨거웠는데, 특히 조용필이 축복주제가로 부른 촛불의 인기는 어마어마했습니다.

     

    대부분의 가수는 발표앨범을 연타석으로 홈런 치는 것이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실은 평생을 가수하면서도 히트곡이 하나도 없는 가수가 밤하늘의 별처럼 많습니다. 그래서 어쩌다 히트곡을 낸 가수라도 그 히트곡 다음의 앨범은 그냥 그런 수준의 앨범이거나 전작의 히트곡을 삽입하여 때우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조용필은 창밖의 여자이후 바로 이 촛불로 전작의 인기를 뛰어넘는 인기폭풍을 이어갔습니다. 어쩌면 조용필 신화의 진정한 시작은 바로 이 촛불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그 시절은 물론 아직까지 이 노래의 제목을 촛불(축복)’ 또는 촛불(축복)’이라 적을 만큼 당시 축복이라는 드라마의 임팩트가 강했습니다. 그 이유는 당대 최고인기 배우인 한진희와 정윤희가 주연이었기 때문입니다.

     

    노주현은 자신이야말로 트로이카 모두와 상대역을 해본 진정한 멜로의 왕자라고 목에 힘을 줬지만, 실은 그 시절에 이미 후배 한진희가 나중에는 멜로의 왕자로 등극했습니다. 바로 그 한진희가 정윤희와 짝을 맞추었으니, 인기가 없는 것이 더 이상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드라마에서 촛불이란 촛불처럼 불치병()으로 생사를 넘나드는 정윤희를 상징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드라마의 고질병인 불치병, 출생의 비밀, 그리고 삼각관계 등은 그 시절에도 빠지면 섭한 소재였습니다. 정윤희가 투병하는 장면이라면 시도때도 없이 조용필의 촛불이 배경음악으로 나왔습니다. 나중에는 정말이지 짜증날 정도로 많이 나왔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PD8D8BEd2M

     

    드라마도 대박이었고, 주제가도 대박이었기에 당연히 이에 편승하는 코미디물도 이어졌습니다. 당시 신인 코미디언으로 각광을 받았던 김병조는 왜 조용필이 촛불을 켰나?’라는 말로 시작하는 요즘 말로 아재재그이자 썰렁개그를 꽤나 많이 했습니다. 조용필네 집은 두꺼비집이 부실해서 전기가 자주 나갔고 그래서 촛불을 켰다, 등잔불이 없어서 촛불을 켰다는 등의 말장난 코미디로 많은 사람을 웃겼습니다. 그 무렵 고영수는 조용필은 가난(?)해서 전등(후레시)을 사지 못하기에 어쩔 수 없이 촛불을 산다는 썰렁개그를 하곤 했습니다.

     

    그 시절에는 요즘 아재개그라 부르는 말장난 코미디가 유행했는데, 조용필의 촛불가사를 두고 이렇게 코미디언이 밥줄을 이어간 것입니다. 아무튼 그 시절에는 당대 유명코미디언의 말장난 코미디에 영향(?)을 받아 우스갯소리가 유행했습니다. 그 중에는 일본의 수도국장은 무라까와(물아까와) 쓰지마’, 가장 마른 사람 일본 사람은 비사이로 막가라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 시절은 요즘과 달리 코미디프로그램이 주말의 황금시간대에 배치되었습니다. 코미디언들이 안 그래도 인기가 뜨거운 조용필의 촛불을 자신들의 코미디소재로 쓰면서 덩달아 조용필의 촛불의 인기도 더울 뜨거워졌습니다. ‘촛불의 가사는 촛불이 꺼져가는 것으로 묘사되었지만, 현실에서는 전깃불보다 밝고 휘발유를 탄 불처럼 뜨거웠습니다.

     

    조용필의 주제가 촛불1980년대를 넘어 꾸준히 인기를 누린 반면에. 그렇게나 인기가 뜨거웠던 드라마 축복은 빛의 속도로 잊혀졌습니다. 실은 정윤희도 모종의 사건 이후로 연예계를 떠났기도 했고, 한진희도 이제 더 이상 멜로물을 소화할 나이를 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축복이라는 드라마의 주제가였다는 사실 자체가 잊혀질 정도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터인가 조용필은 축복에 대하여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조용필의 촛불은 아직까지 타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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