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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해철의 이 노래 : Lazenca, Save Us>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9. 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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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원로가수가 된 남진의 전설적인 히트곡 님과 함께중에서 유행 따라 사는 것도 제멋이지만이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가사 속에서는 유행을 좇는 것이 일종의 개성인 양 묘사를 하지만, 이는 한국인의 특성과는 정반대입니다. 한국인의 성향은 다양성보다는 획일성에 가까운 것이라 진단하는 것이 맞습니다. 당장 과거 노스페이스 패딩, 이스트팩 가방 등의 광풍에 가까운 유행을 떠올리면 쉽게 수긍을 할 것입니다. 획일성은 한국사회의 장점이자 강점이며, 한국사회를 관통하는 유령과도 같습니다.

     

    구한말 윤치호의 명언, ‘조선인의 특징은 한 사람이 멍석말이를 당하면 그 사람에 대해서 알아보려고는 하지 않고 다 함께 달려들어 무조건 몰매를 때리고 본다는 것이다.’라는 것도 한국인의 획일성을 적확하게 설명합니다. 한국인을 레밍이라는 들쥐로 비유한 정치인의 진단도 실은 획일성의 폐해를 지적한 것이며, 아예 틀린 말은 아닙니다. 획일성이 어떤 계기로 변하게 되면 우르르 태세를 전환하는 다이나믹 코리아라는 것도 또 다른 의미의 획일성입니다. 사문난적(斯文亂賊)이라고 하여 생각이 다른 사람을 매도하고 죽이기까지 했던 조선시대의 해악을 보더라도 획일성이라는 것은 유구한 역사를 관통하여 흐르고 있습니다.

     

    대중가요라고 하여 획일성이라는 한국인의 성향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중가요는 특정 장르의 곡이나 성향 등이 대세가 되면 그와 다른 나머지는 저절로 비주류가 됩니다. 가요제작자들은 아예 비주류 장르 등은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트로트가 대세인 시대에는 다른 장르의 노래는 찬밥이었고, 발라드가 대세인 시대에는 지겹도록 발라드만 발표됐습니다. 대중가요를 유행가라 부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이돌이 대세가 되면서 대중가요는 어느새 아이돌스럽게국화빵이 되었습니다. 대중가요에서 실험정신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개나 줘라!’입니다. 그렇기에 실험정신이 충만한 노래는 히트하기 어렵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예외는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조용필, 신해철, 그리고 서태지입니다. 조용필은 민요에 록을 삽입하거나 디스코, 블루스를 입혔습니다. 대중가요 역사상 보기 어려운 엄청난 음악적 실험을 1980년대부터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했습니다. 조용필의 히트곡들을 보면 장르가 제각각입니다. 한국에 이런 가수가 그 이전에는 없었습니다. 서태지도 뛰어난 뮤지션으로 다양한 실험정신을 표출하였지만, 순수창작이 아니고 악마처럼 표절시비가 뒤따르기에 진정한 실험정신은 아닙니다. 신해철은 실험성과 대중성, 그리고 예술성 모두를 만족시킨 위대한 아티스트입니다. 재즈부터 발라드, 그리고 록까지 손을 대는 장르마다 신기할 정도의 실험정신이 가미되었고, 괴력을 발휘하였습니다. 그리고 대중성까지 얻었습니다. 실험성은 조용필에 못지 않으며 음악적 완성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신해철 생전에 조용필이 유달리 아끼고 사랑한 이유가 바로 그점이 아닐까 합니다.

     

    신해철이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것은 바로 ‘MBC 대학가요제입니다. 저는 이 유튜브에 기록된 역사적 장면을 실황으로 봤습니다. 충격적인 인트로는 이미 무수히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가 되었습니다. 대학생이 작곡한 노래인데, 기성 작곡가가 만든 그 어떤 노래보다 뛰어난 음악성에 경악했습니다. 실은 그대에게의 인트로는 한국 역대가요 중에서 단연 최고입니다. 아직까지 이 노래의 인트로를 능가하는 곡이 없습니다. 게다가 신해철은 인물도 발군이었습니다. MC를 보는 아나운서가 깜짝 놀란 귀공자풍의 빼어난 꽃미남 마스크도 단연 눈길을 끌었습니다. 더군다나 고급스럽고 이지적인 마스크였습니다. 이런 어마어마한 노래를 만든 친구가 얼굴까지 발군이라니!

     

    https://www.youtube.com/watch?v=SVxiqGiLMCM

     

    신해철은 솔로로 독립해서도 대성공을 거뒀고, 넥스트라는 록그룹을 만들어서도 성공했습니다. 록그룹에서 솔로로 독립하는 것이 보편적인데, 거꾸로 길을 가더라도 성공신화를 남겼습니다. 물론 그것은 신해철만이 가능한 길입니다. 신해철은 재즈카페를 통해서 감각적인 재즈풍의 명곡을 남기기도 했으며, ‘도시인을 통해서는 새로운 실험정신이 가득한 모던락을 선보였습니다. 가요판 마이다스는 단연 신해철이었습니다. 심지어 신해철은 연기에도 능했습니다. 각종 토론의 패널로 초대될 정도로 고급지식으로 무장한 비상한 두뇌도 지녔습니다. 도무지 신해철은 못 하는 것이 뭔가, 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그가 손만 대면 황금으로 변했습니다.

     

    그러던 그가 한국록의 기념비를 남겼습니다. 바로 이 ‘Lazenca, Save Us’입니다. 본래 이 노래는 지금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영혼기병 라젠카라는 만화영화의 주제가입니다. 그런데 만화영화는 처절하게 망했어도 이 주제가는 불멸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무수히 들었어도 드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 노래는 아마도 신해철이 귀신에 홀려서 만들었던가 아니면 마약에 취해서 만든 것이 확실하다는 생각입니다. 팝음악 중에서 가장 위대한 곡으로 꼽히는 퀸의 ‘Bohemian Rhapsody’에 비빌만한 한국산 록이 아닐까 합니다. 웅장한 사운드에 고급스러운 합창으로 이어지는 코러스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용암이 폭발하여 넘칩니다. 목에 핏줄이 튀어나올 정도로 열창에 열창을 부르는 신해철의 모습에 전율을 느끼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xLMaUmnNJM

     

    만해 한용운은 생전에 님의 침묵딱 한 권의 시집을 냈습니다. 그 임팩트가 엄청나서 딱 한 권의 시집만으로 20세기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등극했습니다. 학창시절에 한용운의 시를 읽고 감동하지 않은 한국인은 없습니다. 신해철은 딱 두 곡 그대에게‘Lazenca, Save Us’ 만으로 한국 가요계에서 꺼지지 않는 불꽃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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