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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규석의 이 노래 : ‘기차와 소나무’>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8. 1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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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익숙함속에서 살면서도 낯섬을 갈구하는 모순적인 존재입니다. 식성, 성향, 단골, 취미 등의 단어는 사람의 익숙함을 전제로 하는 단어입니다. 이들 일련의 단어들은 사람이라는 생명체에 내재한 보수성을 표출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익숙함은 필연적으로 낯섬을 갈망하게 됩니다. 사람은 새로운 것에 환호하고 호기심을 발동하기 때문입니다. 낯선 곳을 여행하고 미지를 탐구하고 진리를 추구하는 일련의 행동은 익숙함에 질리고 지루함을 이기려는 본능이 뇌수를 지배하기 때문입니다.

     

    기차는 낯섬속으로 달립니다. 기차는 여행입니다. 여행은 낯선 곳으로 달려갑니다. 익숙함이라는 안락과 평온이라는 유혹을 재우는 미지의 곳에서의 부름은 여행이라는 강렬한 유혹으로 이끕니다. 삶은 그 자체가 긴 여행이기에, 사람의 몸속에는 여행이라는 DNA가 깊게 베어있는지도 모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6sBVsZ6mWw

     

    기차는 희망입니다. 기차는 현실속의 고뇌를 잊고서 머나 먼 희망이라는 종착지로 안내합니다. 사람은 땅에 발을 붙이면서 온갖 번뇌와 고통을 필연적으로 끌어안게 됩니다. 잊으려고 해도 안 보려고 해도 땅에 서 있는 순간에 한눈에 모든 번뇌와 아픔이 들어옵니다. 기차를 타는 순간에 땅에 서면서 느꼈던 번뇌와 고통은 차창에 비치는 낭만이 서린 풍경으로 변신합니다. 그래서 기차는 희망과 추억을 부릅니다.

     

    기차는 안식입니다. 기차에 몸을 맡기는 순간부터 졸음이 쏟아집니다. 긴장이 풀어지고 팔다리는 풀립니다. 머리는 멍하고 현실을 망각하게 됩니다. 덜컹거리는 기차안이 이상야릇하게 침대보다 평온과 안락을 느낍니다. 그 이상한 역설이 좋아서 여행을 떠납니다. 실은 여행이라는 것은 긴 잠의 터널을 향해 달립니다.

     

    소나무는 기차를 기다리는 망부석입니다. 기차는 소나무의 야속함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하게 지나칩니다. 하루종일 비바람을 맞고 기다리는 그 심정도 헤아리지 못하고, 아니 안하고서는 뽀오! 하는 기적을 남기고는 말없이 떠나갑니다.

     

    소나무는 익숙함입니다. 소나무는 기차를 기다리는 그 처절함에 익숙해있고, 기적을 남기고 말없이 떠나가는 야속함에 익숙해있고, 그리고 언제일지 모르는 재회의 시간을 다시 기다리는 것에 익숙해있습니다. 기다림은 곧 떠남이고 익숙함입니다. 익숙함이 몸에 밴다고 느끼면 어느새 낯섬이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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