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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태수의 이 노래 : ‘아기곰’>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8. 1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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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위대한 록그룹 ‘Deep Purple’Smoke on the water’의 가사 중 핵심 리듬이자 후크로 진입하는 가사입니다. 록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도입부의 기타 리프를 들으면 저절로 흥이 나고 후크를 들으면 저절로 따라 부르게 되는 마법의 곡입니다. 그런데 이 노래의 가사에 대하여는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갖지 않습니다. 이 노래의 가사는 어느 멍청한 사람이 연막탄을 잘못 터트려서 불이 물 위로 솟아올랐다는 다소 엉뚱한 노래입니다(Smoke on the water, fire in the sky). 그 어마어마한 명성에 비하면 거의 어이없는 수준의 가사입니다.

     

    But some stupid with a flare gun,

    Burned the place to the ground,

    Smoke on the water, fire in the sky.

     

    그런데 생각해 볼 문제가 있습니다. 본래 팝이든 가요든 모두 대중을 대상으로 한 노래이기에, 소재나 제재 자체는 자유로워야 합니다. 상대적이기는 하지만, 그나마 팝은 표현의 대상이 광범위한데 비하여, 가요는 소재가 사랑몰빵이라는 점입니다. 한국의 대중가요가 발전하면서 일본의 엔카에 영향을 받았던 탓인지 유별나게 사랑몰빵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사랑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듯이, 표현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구가하는 대중가요가 온통 사랑에 매몰된 것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행인지 불행인지 최근의 가요는 사랑몰빵에서 그나마 소재가 다양화된 것은 고무적입니다. 위의 Smoke on the water’는 다소 엉뚱한 소재로 세계적인 히트곡을 만들었습니다. 노래는 가사나 소재가 본질이 아니라 곡이 핵심이라는 방증입니다. 그리고 얼마든지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미 1978년에 아기곰이라는 당시는 물론 지금도 파격적인 소재의 곡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 권태수가 부른 아기곰입니다. ‘곰돌이가 무슨 연유로 곡중 화자와 인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애지중지하는 아기곰에 대한 사랑이 절절히 느껴지는 이색적인 소재의 가사가 인상적인 아기곰은 준척 정도의 히트를 했던 노래입니다. 특히 이 아기곰은 그 무렵 개를 키우던 저희 집의 사연과 맞물리면서 가슴 아픈 추억이 오롯이 베어있는 노래입니다. 저는 예나 지금이나 개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F6nezYK7NE

     

    당시 대전 저희 집은 개를 키웠습니다. 암캐였는데, 이름이 멍순이였습니다. 고인이 되신 아버지께서 유달리 이 멍순이를 사랑했는데, 멍순이도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아버지를 무척이나 따랐습니다. 집을 나갈 때에 멍순이를 보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멍순이를 볼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어쩌다가 아버지께서 술을 한잔 하고 마루에서 주무시기라도 하면 멍순이는 태연스럽게 마루로 뛰어올라와 아버지의 팔을 베고 잘 정도였습니다. 아버지의 멍순이 사랑이 유별나서 어머니는 가족보다 개를 더 챙긴다.’는 힐난을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다가 쥐약캠페인으로 통장으로부터 받은 쥐약을 잘못 먹어서 멍순이는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요즘은 쥐잡기 운동이라는 것이 없었지만, 그 시절에는 쥐잡기 운동이 활성화되어서 각급 학교에서 쥐를 잡자라는 구호짓기 대회는 물론 각종 포스터 경연대회가 열렸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거의 호랑이가 담배를 피우던 시절의 이상한 에피소드로 여기겠지만, 당시에는 그렇게 쥐잡기 운동이 활성화되었습니다. 통반장이 쥐약을 나눠주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키우던 개나 고양이가 죽는 경우가 꽤나 많았습니다. 멍순이는 그 시절의 아픈 추억인 셈입니다.

     

    대중가요는 제작의도와 무관하게 대중 각각의 개인사와 인연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대중가요의 가사가 각각의 가슴에 꽂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권태수의 아기곰은 언제나 멍순이를 소환합니다. 특히나 저희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던 멍순이었기에, 그 아픔이 새록새록 묻어납니다. 멍순이의 상실이 얼마나 컸는지 그 이후로 저희 집에서는 다시는 개를 키우지 않았습니다. 가족 모두 무척이나 많이 울었기 때문이며 다시 개울 키운다는 엄두가 나지 않아서입니다. ‘아기곰을 부른 권태수는 히트곡 자체는 꽤나 있는 가수입니다만, 저는 언제나 아기곰이 우선 떠오릅니다. 대중가요는 이렇게도 한 개인사와 연결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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