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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곤의 이 노래 : ‘망부석’>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3. 7. 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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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송해 옹이 MC를 맡았던 전국노래자랑은 변화가 없는 포맷으로 유명했습니다. 그러나 고 송해 옹의 한결같은 도입부의 멘트와 시그날음악, 그리고 으로 상징이 되는 탈락음향 등 수십 년간 변함이 없는 포맷만으로도 국민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렇기에 새로운 MC 김신영의 진행에 많은 시청자글이 어색함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포맷의 변화를 온몸으로 거부했던 전국노래자랑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는 것은 슬프게도 화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반주가 이원화되어 국악반주와 경음악반주로 되었다가 경음악반주(아마 고 김인협 악단장 시절로 기억이 됩니다만)만으로 통일이 된 점입니다.

     

    당초 전국노래자랑은 국악반주단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국악으로 노래를 부르는 시민참가자(국악참가자)가 지속적으로 줄어서 나중에는 국악반주단을 없앤 것입니다. 국악 참가자가 거의 없었기에, 자연스럽게 국악반주단이 사라져도 표가 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김태곤의 망부석을 말하면서 장황하게 전국노래자랑의 국악반주단을 언급하는 것은 국악 자체가 대중의 사랑으로부터 멀어지는 배경을 설명하기 위함입니다. 흥선대원군이 그렇게나 좋아했던 판소리는 일제강점기와 6.25, 그리고 산업화의 초창기까지 국민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공중파에서도 매주 고정프로그램으로 국악이 방영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전국노래자랑의 국악반주단이 태어난 것입니다.

     

    제 고교 시절 여교사(직접 가르치지는 않았습니다)의 친오빠가 김덕수와 사물놀이패의 리더 김덕수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김덕수의 사물놀이 연주를 들으면 타악기만으로도 이렇게나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소름돋는 흥분을 느낍니다. 일본 영화 자토이치’ ost에서 일본의 전통 신발 게다를 주축으로 실행하는 연주에서 느꼈던 흥분 그 이상이었습니다. 서태지의 그 유명한 하여가에서 퉁소배경음을 연주하기도 했던 발군의 실력자 김덕수는 사물놀이 하나만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적 명성을 얻었지만, 언젠가부터 그의 이름은 언론에서 찾기 어렵습니다. 김덕수의 역량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질 리가 없지만, 그의 음악적 영향력 자체가 줄어든 것은 사실입니다. 실은 국악 자체가 국민의 사랑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이런 상황적 배경은 국악의 가락을 소재로 한 대중음악의 빈곤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겠지만, 제 기억으로는 흥보가 기가 막혀가 아마도 국악 가락이 음의 소재가 된 거의 마지막 대중가요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대중음악에서 국악은 찬밥이었습니다. 조용필이 강원도 아리랑이나 한강’, 그리고 황진이등으로 국악을 대중가요에 접목을 시키는 음악적 시도가 각광을 받기도 했지만, 그 후에 이러한 작업은 음악인들로부터 외면을 받았습니다. 김수철의 시도가 인상적이기는 했지만, 그 이후 서태지, 육각수 정도만이 기억될 정도였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oPUou9qNy4

     

    그래서 그 이전 세대인 김태곤의 망부석이라는 역작이 거듭 빛이 납니다. 김태곤의 망부석은 꽹과리와 징이 인트로를 달구는 전형적인 국악리듬의 곡입니다. ‘망부석이 세상에 빛을 본 1970년대에도 국악이 베이스가 된 대중가요는 그리 흔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김부자나 김세레나처럼 민요가수로 대중의 사랑을 받은 가수도 있었지만, 이분들은 민요를 부른 것이지 기성의 대중가요 작곡가들의 신곡을 부른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중가요의 작곡가들이 대부분 서양음악으로 배웠기에 익숙하지 않은 국악으로 히트곡을 만드는 것은 아무래도 부담스러웠기 때문입니다. 국악이 활성화되어서 대중들이 흥얼거린다면 모를까 대중가요 작곡가들이 쉽게 모험에 가까운 작곡 작업을 선뜻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면 망부석이 김태곤의 자작곡인 것이 너무나 당연합니다. 기성의 대중가요 작곡가들이 잘 모르는 국악공부를 새로 하면서까지 신곡으로 국악베이스 대중가요를 만들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망부석이라는 명곡은 온전히 김태곤의 의지와 음악적 역량이 화학적으로 결합한 작품이라고 봐야 합니다. 누구도 쉽게 나서지 않으려는 전선에 홀로 소총을 들고 뛰어드는 병사의 심정으로 각고의 노력으로 잉태한 망부석이기에 그 가치가 빛이 납니다. ‘망부석은 고려속요 정읍사의 가사와 일맥상통하는 설화적 배경이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국악적인 것이 빛이 납니다.

     

    어려서 어느 주말 버라이어티쇼에 흰 한복에 삿갓을 쓰고 징을 치면서 망부석을 부르던 김태곤의 인상이 너무나 강렬해서 아직까지 그 인상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요즘 대중음악의 발전이 눈이 부십니다. 그러나 슬프게도 아직까지 망부석을 능가하는 국악베이스 대중음악은 찾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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