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주연의 이 노래 : ‘대학가부르스’>
    7080 가수/7080 여자가수 2024. 3. 19. 15:55
    728x90
    반응형

    세월이 급변하는 것은 대중가요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연이 1986년에 발표한 대학가부르스라는 노래가 그 정확한 증거를 보여줍니다. 2024년 현재 20대 가수가 대학을 소재로 트로트곡을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전부르스청량리부르스에서 알 수 있듯이 부르스라는 것을 노래의 제목으로 쓰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시대의 변화를 알 수 있는 것은 노래의 가사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ErauWPN6V0

     

    캠퍼스 잔디 위에 내일의 꿈이 핀다

    젊음의 나래 위에 낭만이 춤을 춘다

    향기로운 커피 한 잔 나누는 웃음 속에

    사랑도 배우고 인생도 배우며

    우리는 모두 하나가 된다

    낭만의 블루스 젊음의 블루스

    대학가 부르스

     

    그 시절을 겪지 못한 분들은 단순히 586시대의 사람들을 싸잡아 586시대 대학생들 모두 시위를 하고, 대학시절을 놀고먹었던 시간으로 획일화하여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 시절에도 취업난이 있었고, 대학시절이 마냥 놀고먹던 시기는 아니었습니다. 각자 먹고살기 위하여 각자도생하는 것은 요즘과 별반 차이가 없었습니다. 다만, 요즘과 같이 스마트폰이라는 도구가 모든 대학생들을 고립된 자아로 만들지 않았다는 차이가 있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모든 대학생들이 운동권이 아닌 것은 물론입니다. 요즘 2030세대가 무작정 선배세대인 586세대들을 획일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 이전에 그냥 사실의 오해입니다.

     

    상대적으로 요즘보다 사무직을 많이 뽑던 시절인 것은 맞지만, 그 시절도 인기 직장에 가려면 무한한 노력을 해야 했습니다. 고도성장을 구가했던 시기였기에 상대적으로 대학생들의 취업이 쉬웠을 뿐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의하여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그것은 수험생 대비 대학진학생의 비율입니다. 100만명 내외 수험생 중에서 4년제 대학쿼터는 30만명이 채 되지 않았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니까 그 시절 4년제 대학에 진학한 것 자체가 대단했던 시기였습니다. 김영삼 정부 시절에 준칙주의를 도입하여 대학을 대폭 늘린 것은 이러한 사연을 전제로 합니다.

     

    주연의 대학가부르스는 취업이나 자격시험 등에 매진하는 고학년이 아닌 저학년 시절의, 게다가 극히 일부의 대학생의, 낭만만을 그린 것에 불과합니다. 혹독한 수험기간의 해방감에 저학년시절에 유흥의 시간이 과장된 것입니다. 단군 이래 서민대중이 젖과 꿀을 빠는 풍요의 시대는 없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달동네에서 가난과 싸우는 서민이 무척이나 많았습니다. 가난에 시달리고 집 없는 설움에 울부짖던 달동네 서민가족이 집단자살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가난에 대학진학을 포기하는 경우도 흔했습니다. 그리고 막노동으로 학비를 마련하는 가난한 대학생도 많았습니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대학생이라야 비로소 기타를 치고 캠핑을 가고, 하이킹을 갔습니다. 스키장도 소수의 대학생만이 가능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먹고살기 힘든 시기였습니다. 그런 사실은 외면하고 586세대 전체를 매도하는 2030세대의 일부는 진실을 파악하려는 시도 자체를 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노력을 하면 어느 정도 보상을 받고 내집 마련도 가능하며, 결혼도 가능했던 시기라는 점입니다. 단칸방을 신혼집으로 삼아도 흉허물이 아닌 시기였습니다. 주연의 대학가부르스는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토대로 만들어졌습니다. 전장에서도 꽃이 피는 것처럼, 현실이 어려워도 내일의 희망을 안고 살았던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그 시절보다 훨씬 잘사는 요즘의 사회적 분위기가 더 어둡고 결혼이 어려운 세태는 참으로 역설적입니다. 세상 어렵습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