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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남석의 이 노래 : ‘밤에 떠난 여인’>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4. 5. 1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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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어를 배우면서 멘붕이 오는 순간 중의 하나가 후리가나(仮名)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입니다. 같은 한자를 쓰면서도 한국에서 인명(人名) 상의 한자는 모두 동일하게 독음하는데 비하여, 일본에서는 인명 상의 한자는 독음이 제각각인 점이 멘붕의 정점입니다. 이름의 주인공이 후리가나로 지정하여 이렇게 읽으라는 안내를 해야 합니다. 한국식으로 읽으면 낭패를 겪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인의 명함은 한자에 후리가나를 붙여서 이렇게 읽으라는 안내가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일본어 중에서 더 헷갈리는 것은 같은 한자문화권인데도 한자의 의미가 다른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여자를 의미하는 여(, おんな, 온나)와 여인(, おんなのひと, 온나노히토)입니다. 한국에서는 양자를 구분하지 아니합니다. 그런데 일본에서 전자로 부르면 유흥업소의 여성이라는 뉘앙스가 있습니다. 정부(情婦), 첩이라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온나라고 부르면 상대 여성을 모욕하는 것으로 오해받기 십상입니다. ‘여자사람이라고 간혹 한국에서도 장난스레 부르기도 하지만, ‘남과 여또는 남자’, ‘여자로 부르는 것이 실례가 아닌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온나라고 표현하면 곤란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같은 생물학적인 여자를 뜻하는 말은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여자, 여성, 여인

     

    그런데 한국어에서도 같은 생물학적인 여자를 뜻하는 단어는 약간의 뉘앙스가 다릅니다. 여자는 중립적 표현임에 반하여, 여성은 상대적으로 높여부를 때 사용하며, 여인은 성숙한 여자를 가리킬 때 사용합니다. 초등학생이나 유아를 여인이라 부르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나마 여인이라는 말은 최근에는 자주 쓰이지는 아니합니다. 1980년대까지 대중가요의 제목이나 가사에서 왕성하게 쓰인 것과 대조적입니다. 최근에는 여성이라는 표현이 일상화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하남석의 밤에 떠난 여인은 제목부터 이미 꽤나 세월이 흐른 노래임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IDh-UXh3J0

     

     

    하남석의 밤에 떠난 여인은 후크가 꽤나 강렬합니다. 그래서 발표 이후에도 정작 이 노래를 모르는 분들도 후크 부분, 언제 다시 만날 수 있나. 기약도 할 수 없는 이별이라는 대목은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심지어는 제목은커녕 가수는 몰라도 이 대목은 천연덕스럽게 흥얼거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만큼 후크의 포인트가 인상적이라는 의미입니다. 이 노래는 처음 듣자마자 꽂히는 노래입니다. 여운도 오래 가고 악상도 오래 가는 신기한 노래입니다. 하남석은 이 노래 하나만으로도 가요계에서 입지를 세웠습니다.

     

    그러나 데뷔곡인 밤에 떠난 여인의 인상이 너무나 강렬했던 까닭에, 그 이후에는 이 노래만큼 대중의 뇌리에 강렬하게 남는 노래는 남기지 못했습니다. 가수의 숙명이 바로 그렇습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노래가 있으면, 그 이후에 그 임팩트에 버금가는 히트곡이 없으면 그냥 잊혀지기 십상입니다. ‘사는 게 무엇인지이후에 이무송이 그랬고, ‘호랑나비이후의 김흥국이 그랬으며, ‘이별 아닌 이별의 이범학이 그랬습니다. 그래도 1974년에 발표한 밤에 떠난 여인의 임팩트로 아직까지 대중의 기억에 남아있기에, 하남석은 그런 의미에서는 나름 성공한 가수입니다. 그리고 이 노래는 제목의 여인’, 그리고 가사에 쓰인 기약이라는 단어로 인하여 올드송의 흔적도 남긴 노래입니다. ‘기약이라는 단어는 최근에는 잘 쓰이는 단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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