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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원의 이 노래 : ‘타조’>
    7080 가수/7080 남자가수 2024. 5. 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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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비슷한 기억이 있을 듯합니다. 그 비슷한 기억이란 TV채널을 둘러 싼 다툼입니다. 저는 어려서 만화영화를 좋아했지만, 돌아가신 아버지는 만화영화를 끔찍이도 싫어했습니다. 그때 그 시절은 아버지의 힘이 당연히(!) 쎈 시절이었기에 눈물을 머금고 만화영화를 포기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부자지간에 의견이 통일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동물의 왕국입니다. 동물들이 야생이라는 생존공간에서 서로 잡아먹고 먹히는 야생의 장면 하나하나가 그렇게나 재미가 있었습니다. 잡아먹힐 때는 안타깝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자연의 세계라는 산 공부를 하면서 자랐습니다.

     

    커가면서 어려서 그렇게나 재미있던 만화영화가 거짓말처럼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그러나 동물의 왕국은 그럭저럭 흥미를 잃지 않았습니다. 물론 어려서처럼 일부러 찾아보지는 않고 식당 등에서 우연히 볼 기회가 있으면 유심히 보는 정도였지만, 어려서 느끼던 그 재미는 아니지만 나름 재미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저보다 더 동물의 왕국애청자라는 기사를 보고 무척이나 신기했습니다. ‘동물의 왕국애청자는 비교적 마이너한 취향인데, 유명 정치인이자 대통령의 취향과 같은 것이 신기했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동물의 왕국을 보는 동안 인상적인 장면도 꽤나 기억이 납니다. 백수의 왕자라는 사자가 늙으면 하이에나에게 오히려 잡아먹히는 장면, 보통 채식을 하는 원숭이가 가젤을 잡아먹는 장면, 치타가 같은 고양이과나 악어에게 잡아먹히는 장면 등이 바로 그 인상적인 장면들이었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뺄 수 없는 인상적인 장면이 타조가 치타에게 잡아먹히는 장면입니다. 치타가 누구입니까! 같은 고양이과에게 언제나 쫓기면서 설움을 톡톡히 겪는 불쌍한(?) 맹수입니다. 야성도 약해서 고양이처럼 인간이 고양이처럼 애완동물로 기르는 것이 치타아닙니까! 그 치타가 새들의 제왕격인 타조를 잡아먹는 것이 무척이나 이채로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OEE-n56-Y8

     

    그런데 조류는 고양이과 포유류 등에 약한 것이 신체구조입니다. 하천에서 천하무적처럼 군림하는 왜가리도 수달이나 족제비에게는 그냥 식사 한끼에 불과합니다. ‘동물의 왕국이나 유튜브를 보면 왜가리가 토끼부터 쥐, 잉어, 다람쥐 등을 잡아먹는 폭군으로 군림하지만, 왜가리도 상위포식자에게는 허무하게 잡아먹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폭군으로 군림하는 갈매기나 펠리칸도 마찬가지입니다. 조류는 신체구조가 포유류에게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인간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나마 왜가리나 펠리칸, 갈매기는 날개가 있어서 포유류의 공격에는 방어가 가능하지만, 타조는 날 수가 없기 때문에 육식성 포유류의 공격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곤 합니다. 그래서 타조는 조류의 왕자라는 타이틀이 우습게도 도망다니는 것이 일상입니다. 아무튼 타조, 하면 떠오르는 것이 날 수 없는 새입니다. 동물원에서 보는 타조는 덩지가 꽤나 큽니다. 그 타조가 잡아먹힌다니 참으로 자연은 신기하기만 합니다. 아무튼 이 날 수 없는타조의 특징은 이태원의 새 시리즈의 마지막 곡인 타조에도 반영이 되었습니다. 2자가 1980년대에 완성된 것에 반하여 오랜 세월이 지나 199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완성된 타조는 역시 이태원의 명성에 어울리게 완성도가 높은 곡입니다. 물론 이태원 노래의 전반적인 특징인 가사의 유려함과 철학성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욕심많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너와 나는 날 수 없는 새가 되었나?

     

    그토록 오랜 세월 한이 맺혀진

    피카소의 그림같은 타조의 꿈아

     

    아아아 날아라 날아라 타조야!

    한번 더 땅을 차고 날아 보아라!

     

    이렇게 날 수 없는 새라는 포인트가 타조창작의 배경이 된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타조는 날 수 없다는 사실로부터 이상의 실현에 장애가 있는 인간군상의 인생현실을 부각하는 연결점으로 가사를 전개하였지만, 타조가 날 수 없는 것은 타조에게는 맹수의 밥이 되는 처절한 현실이기에 아무래도 이 가사는 견강부회라는 인상을 뿌리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높기만 한 이상은 인간의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는 것처럼, 날 수 있는 타조는 독수리를 능가하는 괴조(怪鳥)가 될 것입니다. 타조에게는 가혹하지만 날 수 없는 것이 자연의 질서를 유지하게 만드는 비책입니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이태원의 타조의 가사로 용해가 될 수 있는 묘수이기도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CwEYJIvG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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